블로그를 하다 보면 여러 질문을 받곤 한다.
내가 20년 이상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과
배우자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로도
같은 궁금증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많다.
가끔 내게 메일을 주시는 분들은 나처럼
한일 부부이거나 일본인과 교제를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한국과 조금은 다른 부부 형태를
두가지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먼저 일본인은 결혼을 해서 부부가 되어도
자신과 자신의 것을 우선시하고 소중히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한국의 우리라는 개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워낙에 개인주의적인 면이 철저하다 보니
특히 금전면에서는 내 돈과 니 돈을 명확히
구분한다. 그래서 결혼을 해도 상대의 수입이
얼마인지 굳이 묻지 않으며 알려고 하지 않는다.
월급이 바로 본인들 통장으로 들어오기에
상대의 월급은 알 수가 없다.
둘이서 서로 생활비를 반반씩 내는 형식이
대부분이고 저축액이 얼마이며 비상금은
어디에 감추는지 서로 모른다.
또한, 굳이 묻는 것도 약간은 실례라는
분위기여서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남편 월급만으로 생활을 하는
전업주부들이 꽤 많아서 월급을 받으면
남편에게 용돈을 주고
알뜰히 살림을 꾸려나가기도 하고
반대로 아내에게 한 달치 생활비만 주고
나머진 자신이 관리하는 부부들도 상당히 많다.
비율로 보자면 돈 관리를 각자 하는 부부들은
전체의 54.8%가 넘고 나머지는 남편이나 아내가
용돈을 받아 쓰는 형태로 나눠져 있다.
내가 알고 지내는 일본인 지인들은 전업주부인
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각자 돈 관리를 하며
남편의 수입이 얼마인지 전혀 모르고 있으며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우리 부부도 결혼초부터 각자 관리를 했으며
여전히 깨달음 수입이 얼마인지 모르며
내 수입에 관해서도 묻지 않는다.
다음으로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은
일본인 부부가 각방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하시는데 결코 특별하진 않지만
일본스러운면을 엿볼 수 있다.
먼저 부부들이 각방을 쓰는 비율을 보면 전체의
62%를 차지하고 있으며 결혼하면서부터 바로
각방을 쓴 경우가 24%이다 보니 한국적으로
생각하면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연령대별로 구별하면 20대 부부는 6.7%,
30대는 14%, 40대는 24.6%로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각방을 쓰는 부부들이 늘어나며
70대 이상은 50% 이상이
침실을 따로 하고 산다.
https://keijapan.tistory.com/1057
각방을 쓰게 된 이유로는
첫 번째가 배우자의 잠버릇, 코골이가 심해
수면장애를 받아서이다. 또 잠자리의
분위기가 서로 달라 수면등을 꼭 켜놓고
자야 하는 사람과 암막커튼을 해야만이
자는 사람이 있듯이 서로가 잠자는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함께 자는 게 힘들어진다.
두 번째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따로 잔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며
공부도 하고 좋아하는 게임을 하는 등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충실히 쓰고 싶어서이다.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게 자기 충족과 휴식을 얻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출퇴근 등 서로의 생활패턴이 달라
서로가 숙면을 취할 수 없어서이다.
일의 형태에 따라 올빼미형과 아침형이 함께
생활하다 보면 서로가 생활리듬이 깨져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쪽이 참고 그냥 맞춰가면서 지내려는 노력보다는
서로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쪽을 택하다 보니
각방을 쓰게 된다.
마지막 이유는 역시 아이가 태어나면서
밤낮이 바뀌고 아이를 케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로 자게 된다.
https://keijapan.tistory.com/1258
각방의 장단점을 따져보면 장점으로는 서로
스킨십을 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이고
단점은 각자의 자유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각방의 메리트는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고 디메리트는
상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적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섹스리스가 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각방을 쓰면서도 아이를 만들 수 있는 건
서로가 적절한 합의하에 합방?을 하기 때문에
훨씬 깔끔하고 좋다는 의견도 많다.
https://keijapan.tistory.com/896
내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일본인 지인들은
모두 각방을 쓰고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한일 커플의 반 이상은 지금도 함께 자고 있었다.
우린 각방을 쓴 지 벌써 6년이 넘어가고 있다.
깨달음의 코골이가 주된 원인이긴 했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각자의 방에서
숙면을 취하고 있다.
https://keijapan.tistory.com/688
한국적인 개념으로 보자면 각방을 쓴다는 것은
부부싸움을 했거나 별거 중인 부정적인
이미지가 앞서지만 이곳은 각자의 생활방식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배우자를 배려하는
마음에서도 각방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각방에 대해 감추려 하지 않고
터부시 하지도 않는다.
한국에선 부부싸움을 해도 각방 쓰는 게 아니라는
옛 관념들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지만
내가 직접 각방 생활을 해보니 분명
장단점이 있지만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살아가니까 단점보다는 장점들이
더 많아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니 조금씩 다른 형태로
살아가는 게 당연하지만 역시 부부생활에서도
일본인다운, 일본스러움이 많이 묻어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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