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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여러모로 참 슬픈 40대....

by 일본의 케이 2015.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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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잠이 깼다.

오른쪽 어깨에 찢여지는 듯한 통증이 있어

자다가 눈을 떠야했다.

팔을 올리지도 옆으로 하지도 못한 채 주무르고 있는데

깨달음이 부시시 일어나 뭔 일이냐고 물었다.

갑자기 어깨에 뭐에 찔린 것처럼 너무 아프다고 그러자

오늘 무슨 일 했냐고 물었다.

특별히 한 일은 없었다. 언제나 같은 날이였을 뿐,,,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통증이 팔뚝까지 이어져오고,,,

거실로 나온 난 노트북을 켜고 급히 병원을 찾았다.

 집근처 정형외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다시 조심히 침대에 누었지만

좀처럼 잘들 수가 없었다.

아침 5시30분, 깨달음이 눈을 뜨면서 어깨 상태를 물었다.

빨리 병원에 가 봐야할 것 같아 샤워를 하고 집을 나왔다.

접수를 마친 시각 아침 8시 38분,

내 앞으로 3명의 환자가 기다리고 있었고

의사, 간호사 모두 아침진료를 하기 위해 분주했다.

 

진료실에 들어서자 선생님이 테스트를 해보자신다.

먼저, 양 팔을 귀 옆으로 나란히 올려보시고

양 팔을 좌우로 흔들어보고 상하로 올리시고,,

총 10가지의 테스트를 하고 난 후

엑스레스실로 옮겨 양 어깨를 찍고 난 후 20분쯤 지난 뒤

 내 이름을 다시 불렀다.

(진단 테스트의 예-일본 야후에서 퍼 온 사진)

 

엑스레이 사진을 내 쪽으로 보기 좋게 돌려주시며

[ 사십견, 오십견 이라고 들어보셨어요]라고 물었다.

[ 지금 보시는 것처럼, 엑스레이상에 문제는 없거든요

그런데,, 아까 테스트 할 때 아파하셨던 포즈,

팔이 올라가지 않는 각도등을 봤을 때

사십견이 확실한 것 같습니다.

[ 사십견이요?...... 왜 갑자기 이러는 건지...]

병명을 들었을 때 너무 충격이여서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거렸다.

[ 40대, 50대에 나타나는 근육질환의 일종으로

특별한 원인는 아직 알 수가 없구요,,

 치료약이 있거나 그러지도 않고

꾸준한 스트레칭을 생활화하시면 자연스럽게 낫습니다.

[ 예?? 치료약이 없어요?]

[ 네,,,약은 특별히 없고 치료법으로는 관절 내 수압요법,

관절내 스테로이드 주입등이 있는데

시간이 가면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는 것이기에

권장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

[ ........................ ]

[ 좋아지는데는 어느 정도 걸리나요?]

[ 개인차가 있는데,,,매일, 매일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시는 게 제일 빨리 좋아지는 방법이에요..

그리고 통증이 더 심해질 수가 있으니

진통제를 좀 처방해 드려도 될까요? ]

[ ........................ ]

[ 나이가 들면 찾아 오는 증상이니까

너무 그렇게 낙심하지 마세요...]

내 표정이 너무 심각했었는지

의사가 아주 밝게 웃어주셨지만

난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처방전을 들고 내 순서를 기다리며

[ 사십견,,,사십견,,,]  입에서 계속 맴돌았다.

원래는 오십견이였는데 40대에게 많이 오다보니

사십견이라는 말이 생겼단다.

 

사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피막인 관절낭의 퇴행성 변화로

염증이 생겨 엉겨 붙으면서 어깨가 굳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게 되면서 오는 병이라고 한다.

 주요 증상은 팔을 위로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어깨의 한 부위가 딱 맞히는

것처럼 아프고,  어깨가 아파서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고

벗을 때 심한 통증을 수반하는 게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증상이,,,내게 온 것이다..

정말 옷을 입을 때도

팔짱을 끼는 것도 팔을 뒤로 돌리는 것도,,,

통증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내 나이가 아직 팔팔하다고 생각했는데,,,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데

밀려드는 허탈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내가 늙어가고 있구나,,내 몸이 나이를 말해주는 구나,,,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사진)

  

겨우 반평생을 살았을 뿐인데

몸도 마음도 조금씩 쳐져가고 노화되고 있다.

나이들어감에서 오는 초조함이 날 슬프게 한다.

천천히 꾸준히 달리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남녀를 불문하고, 40대가 되면 참 많은 것들이 변한다.

신체적인 변화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는지 자꾸만 뒤돌아다 보게 되고

내가 서 있는 위치와 주위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바쁘게 움직인다.

흔들리지 않는 불혹이라고는 하지만 

사회와 가정에서 본인의 정체성을 잃기도 하고

바쁨 속에 고독을 느낀다.

내 몸과 마음에 대화할 시간을 가질 여유도 없이

  반성하고 자책하길 반복하는 40대,,,,

왜 사는가를 끝없이 고민하는 40대...

강한 척 하지만 약해가는 가슴을 감추고 사는 40대.... 

잘 살아 왔는지 자문에 자문을 거듭하는 40대....

인생에서 가장 생각이 많은 시기라는 40대...

 인생의 반환점을 돌고 있는 내가 있다.

몸도 마음도 완연한 아줌마 모습으로,,,,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몸의 노화와 절절한 외로움을 끌어 안은 채

미래의 어느날은 오늘 내가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하루를 마감한다.

40대 여러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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