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 공항까지 같이 따라 나섰다.
피곤하니까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해도
나를 배웅하고 자긴 회사로 들어가면 된다고
아침부터 서둘러 공항에 오게 되었다.
공휴일이니까 그냥 쉬라고해도
자기 혼자 있을 때 회사에서 일하는 게
딴 생각도 안나고 좋다며 회사에 갈 거란다.
아침을 같이 먹으며 깨달음이 물었다.
한국에서 뭐 먹을 거냐고...
청국장 먹을 거고,, 다른 건 특별히 없다고
추석 보내고 바로 돌아 와야하니까 시간도 없고,,
일 처리하고 조사하는라 정신없이 보낼 것 같다고 그랬더니
아무튼 뭘 먹든 자기 몫까지 먹고 오란다.
[ ............................... ]
추석 저녁에 친척들이 모이면
재밌겠다면서 일본 들어 올 때
간장게장이랑 양념게장 사가지고 오란다.
알았다고 그 외에 필요한 것 말해보라고 하니까
한국산 쥐포, 특히 목포나 여수산 쥐포가 먹고 싶단다.
그리고 어머니꺼 묵은 김치랑 갓김치도
좀 얻어 오란다.
[ ............................... ]
듣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남자는 도대체 언제 이런 목록을 정리해 두었을까라는
생각에 어이도 없고 우스웠다.
알겠다고 꼭 사서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자리를 옮겼다.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 하며 깨달음이 자기는
김장할 때 가면 되니까 재밌게 놀다 오란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에 언니들에게 카톡을 했었다.
김장 언제하는지
언니들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김장담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올 해는 김장체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언니 말대로 우리 스케쥴을 알려주면
우리에 맞춰 김장을 한다고 했으니까
우리가 날을 잡으면 된다고 했더니
남자는 김장할 때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라면서
자긴 옆에서 보고 간을 보거나
삶은 돼지에 싸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단다.
그리고 저녁되면 피곤하니까 찜질방 가서
몸을 풀면 되는 거라고
김장 외에 다른 이벤트도 만들어서 가고 싶단다.
[ ....................... ]
무언가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은데
뭐가 지금 한국에서 유행인지, 꼭 가봐야 할 곳은 어딘지 ,
자기가 모르는 새롭고 멋진 곳이 있을 것만 같은데
아직 찾지 못했다고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찾아보겠단다.
커피숍을 나오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출국장에 들어서는데 깨달음이 얼른 내 귀에 대고
[ 박카스 부탁합니다]란다.
박카스도 사오라는 소리다.
가족들에게는 김장 때 만나자는 말도 전하라면서
손을 흔드는 깨달음...
함께 가면 좋으련만 이번엔 나만 잠시 가게 되었다.
추석을 보내기 위함도 있지만
한국에서 봐야할 일이 생겨서 겸사겸사 나만 떠나야했다.
김장 때는 꼭 같이 출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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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깨달음이 자기 타블렛으로 매일 누가 방문하셨는지
체크? 한다고 합니다.
한글도 못 읽으면서...
이웃님들 추석 잘 보내시고요,
저는 돌아와서 바로 새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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