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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순수함을 간직한 채 살아간다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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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구피가 또 아프다.

물갈이와 대청소를 2번이나 했는데 아직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그래서 퇴근길에 깨달음과 함께 아쿠아룸숍으로 향했다.  


 

먼저, 스탭과 구피의 상태및 병의 원인,

 그리고 사용방법을 듣고 처방약을 받아 왔다.

 

스탭이 추천해 준 강력한 것과 약한 것 2종류.

 

치어, 미니새우들은 건강한데 어미구피 서너마리가 아파하고 있다.

오늘 아침부터 투약하기 시작한 파란약,,,,

 

근데 깨달음 책상에 죽은 구피가 올려져 있었다.

이제까지 구피가 죽으면 깨달음이 뒷처리를 해었다.

혹 내가 먼저 발견하더라도 마무리는 깨달음에게 부탁했었다.

아빠의 주검을 경험한 후로는 어떤 생명체든

생을 마치고 굳어 있는 모습이 너무 슬프고 등이 오싹해져오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왜 오늘은 보이게 두었는지...., 

미안한데 어떻게 좀 안 보이게 해달라고 그랬더니 내 블로그 전용 카메라로 몇 컷 찍더니

카메라를 건네주며

이 구피는 1년정도 같이 있었던 아이라고 그냥 보낼 수 없단다.

 

그럼 어떻게 할꺼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출근하는 길에 땅에 묻어 줄꺼란다.

[ .................. ] 

그걸 어디에 묻냐고?? 그랬더니 아파트 뒷 마당에 묻을꺼란다.

1년을 같이 했으면 떠날 때도 잘 보내줘야 하지 않겠냐고 나보고 진짜 냉정하단다.

[ .................. ] 

출근 가방과 함께 작은 모종삽과 나무 젓가락을 챙겨가는 깨달음,,,그  뒷모습을 보며 

 아직도 여리고 순수함을 간직한 저 사람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절친이 자기 일을 가로챘을 때도 의뢰인에게 친구 잘 부탁한다고 그랬을까,,,,

장남인 자긴 아들 역할 잘 못한다고 부모님 가까이 사는 남동생에게 모든 재산을 넘긴 걸까...

 

정이 많아서 결코 좋은 게 아닌데,,,착한 건지, 순수한 건지,단순한 건지......

나보다 세상을 훨씬 더 많이 살았으면서도 착하게 살려고 하는 깨달음...

너무 순수한 마음도 때때로 자기자신을 힘들게 만든다는 걸 그 역시 알고 있을텐데.....

그는 계속해서 간직하고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다.

 깨달음의 저런 행동이 날 겸연쩍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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