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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예전 회사로 다시 돌아온 여직원

by 일본의 케이 2015.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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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시간 20분 전에 도착한 나는

주변을 잠시 돌아보며 다음주 스케쥴들을 정리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직원들과 깨달음이 

예약석에 앉아 있었고 우린 서로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주문한 술와 음식들을 기다렸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을 깨며 깨달음이 여직원의 건강을 물었다. 

오늘 이 자리는 어느 여직원의 환영식이였다.

그 여직원은 2년전, 깨달음 회사를 그만 두었던 

직원으로 다음 9월달부터 다시 깨달음 회사에

다니기로 결정이 된 것이다.

2년전, 회사를 떠날 때 좀 더 큰 회사에서

실력을 쌓고 경험하고 싶다는 그녀의 요청에

흔쾌히 허락을 했었고 그녀는 대기업으로 옮겨갔었다.

 6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정직원이 되고 보너스도 넉넉히 받고

여러 혜택이 많았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다시 깨달음 회사에 돌아오고 싶다고 했던 건 그녀였다.


 

지난 6월, 깨달음 회사의 여직원이

아주 이기적인 이유로 회사를 갑자기 그만 두었고

직원을 구하고 있었는데

마침, 남자직원에게 그녀가 옮기고 싶다는 뜻을

 내보였다고 한다.

흔히 생각해보면 대기업을 그만두고

작은 회사로 돌아올 이유가 없는데 그녀에겐

그녀만의 고집스러운 일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자기 일에 어느 누구보다 달성감, 성취감을 얻고자 했었다. 

대기업에서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달성하는데 있어

팀으로 이루워지다보니 자기에게 분담 되어진 일 외에는 

남들과 맞춰가면서 일하는 시스템이

그녀에게는 지루하고 만족감도 엷었으며 뭔가 부족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고 한다.

깨달음 회사에서는 자기에게 맡겨진 공사는

업자와의 미팅부터 시공, 완공까지

준공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책임감과 함께 만족감이 상당했다고 한다.  

 

그런 보람이나 성취감이 대기업에서는 적었다는 게

그녀가 깨달음 회사로 돌아온 이유에 하나였다. 

깨달음 회사의 출근시간은 10시이다.

퇴근은 정해져 있지 않고 자유이다.

직원들의 월급도 되도록이면 직원의 요청을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올 해에 들어 깨달음은 직원들을 위한 보험을 또 가입했었다.

대기업만큼은 못해도 어느 정도는 회사에서

보조하고 대우를 해야될 것 같아서라고 했었다. 

 

깨달음은 기분이 좋은지 술 잔을 자꾸 기울리며

다음주부터 지각하는 사람은

벌금 3천엔이니까 지각하지 말라고 하자

직원들이 3천엔은 너무 비싸다고 천엔이 좋네,

 2천엔이 좋네아니, 일주일간 화장실 청소네,,등등

자유로운 얘기들이 오갔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깨달음이 참 다행이라고 한시름 놓았다며 밝게 웃었다.

이 여직원, 성깔이 있었단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 할 일은 약속한 시간에

처리를 했었고, 거래처와의 미팅에서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었단다.

공사 관계자들에게 지시하는 것도

딱부러져서 실수나 미스를 미연에 방지해 왔기에

그녀가 맡은 공사는 늘 순소롭게 진행이 되었단다. 

이렇게 다시 돌아 올거라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그녀가 먼저 오고 싶다고 해줘서 많이 고맙단다.

그러면서, 역시 여자들도 성질이 있어야지

일을 잘 하는 것 같다면서

나를 쳐다보면서 실실 웃었다.

[ ....................... ]

직원들 때문에  속상해하는 걸 볼 때마다

그저 안타깝기만 했었다.

참,,잘 됐다...

 이젠 사람관리로 피곤해하고

힘들어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경영자나 직원이나 서로의 입장이 있어

조율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렇게 자기와 맞는 곳을 찾아

과감히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그녀가 참 멋있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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