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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맛집투어

올 크리스마스는 하우스텐보스에서

by 일본의 케이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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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들어서자  우린 캐리어를 던져놓고는

5시부터 입장하는 티켓을 손에 움켜쥐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올 크리스마스는 뭘 할까 고민하다 문득

티브이에서 나오는 하우스텐보스를 보고

여기다 싶어 무작정 예약을 했다.

너무 느닷없는 계획이어서 비행기도

좌석이 거의 없었지만 어렵게  구한

티켓으로 날아와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4시 38분이었다. 

 

[ 깨달음, 근데 우리 전혀 모르잖아 ]

[ 여기 지도받았으니까

그냥 가고 싶은 곳을 가면 돼  ]

[ 가고 싶은 곳? 뭘 알아야 가지..]

호텔이 온통 크리스마스로 빨갛게 장식되어

있었지만 볼 틈도 없이 프런트에서 받은 

지도를 휘익 급하게 훑었다.

[ 먼저 타워를 가자, 그리고 크루징, 그다음은

관람차를 타고,, 그리고 마지막은

온천을 가면 될 것 같아 ]

[ 이벤트 하는 시간을 봐야 되지 않아?

근데.. 마감시간 안에 다 볼 수 있을까? ]

[ 그건 무리야, 너무 넓고

테마별로 죤이 나눠져 있어서... ]

[ 그래, 그럼,, 보고 싶은 것만 보자 ]

비까지 내리는데 우린 우산을 받쳐 들고

먼저 6시에 시작되는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죤으로 달렸다.

 

캐럴이 울리고 트리에 점등이 되는 걸 보니

정말 크리스마스라는 실감이 났다.

깨달음도 연신 사진을 찍느라 바빴고 우린

메리 크리스마스를 서로에게 외쳤다.

[ 우리 그냥 무작정 왔는데 재밌다 ]

[ 맞아, 근데 우리처럼 아무 계획 없이 오는 

사람들은 없을 거야 , 여기 완전

젊은 커플이랑 가족동반이네..]

[ 괜찮아, 우린 우리식으로 즐기면 되니까 ]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실컷 누리고 난 후

근처에 있는 관람차에 올라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우스텐보스는

넓고도 넓고 조명 불빛들이 화려했다. 

[ 역시 위에서 보니까 다르네..]

[ 일본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잖아,,]

[ 디즈니도 큰데.. 여기도 엄청나다..]

우리 각자 지도를 펼쳐놓고

아트가든, 어드벤처파크, 플라워로드,

어트렉션타운, 타워시티..

암스테르담시티, 판타지시티 등으로

나눠진 구역을 살피며 왜 다들 아침부터

오려고 애를 쓰는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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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깨달음이 타고 싶다는 크루징을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했는데 작은 배에

우리밖에 없어서 완전히 둘만을 위해

이곳을 빌린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하우스텐보스의 야경이

정말 아름답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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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근처에서 내려 시간을 보니

8시가 막 넘어가고 있었다.

저녁 먹는 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놀아서인지

배도 고프지 않았는데 간단히

와인을 한 잔씩 하러 들어갔다.

[ 메리 크리스마스 ]

[ 근데, 우리 아무 준비도 없이 왔지만

진짜 재밌다.. 미리 검색해서 뭘 즐길 건지

알아두면 더 좋았을텐데 그냥 부딪히고

보자는 식인데도 항상 재밌게 지내는 거

보면 웃기지 ]

[ 응, 웃겨 ]

우린 각자의 일에 관한 것 외에

아주 즉흥적인 면이 많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몸이 시키는 대로

동물적 본능으로만 움직일 때가 있는데

그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깨달음은 테마파크 오는데 젊은 애들이나

미리 계획 세우고 뭘 할 건지 정하겠지만

우리 같이 중년인 사람들은 그냥 분위기를

느끼고 즐기기 위해 오는 거니까

굳이 계획 세울 필요가 없단다.

듣고 보니 그것도 맞는 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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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되니 화려했던 모든 조명이 꺼졌고

우린 온천까지 밤공기를 맡으며 뚜벅뚜벅 걸었다.

[ 깨달음, 올해는 정말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네 ]

[ 내일 오전에는 또 다른 모습일 거야 ]

[ 당신은 호텔 탐방 갈 거지? ]

 [ 응 ]

놀면서도 일을 하는 깨달음은 내일 아침,

이 테마파크 안에 있는 모든 호텔들을

탐문할 계획이 있었다. 같이 갈 거냐고

확인하듯 묻는 깨달음에게 알겠다고 답했다. 

홈 페이지에서 퍼 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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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천에서 하루에 피곤함을 떨쳐버리고 호텔에

돌아오는 길에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선 깨달음이

갑자기 블로그 이웃님께도 메리 크리스마스를

말해야 하지 않겠냐며 트리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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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만 흔들면 뭐 해, 말을 해야지 ]

[ 영상 메시지 보내라고? ]

[ 응, 이왕이면 영상으로 하면 좋잖아 ]

 [ 왠지 부끄러우니까 사진으로 해 줘 ]

이제와서 새삼 뭐가 부끄럽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메시지는 이러했다.

희망과 사랑이 가득하고 작은 기적들이

여러분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 되시길 기도할게요.

한 해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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