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가 줄지 않은 상태에서
두 번째 발령되었던 긴급사태 선언이 끝났다.
지금 이상태로 해제하는 건 빠르다는
의견이 49%를 차지했지만 더 이상
연장을 해도 느슨해져버린 시민들의 의식이
되돌아 올 수 없고 더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기에 해제를 선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올림픽을 치르기 전인
5월에 다시 한번 긴급사태 선언을 할 수밖에
없을 만큼 감염자 수가 증가할 거라 예측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벚꽃이 만개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꽃구경을 하러 평일에도 밤낮으로
벚꽃 명소를 찾고 있다.
공원이나 명당자리의 출입을 막기 위해
경비원을 늘리고 테이프로 진입을 막아두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출입금지 구역까지
들어가 술을 마시며 벚꽃을 즐기고 있다.
마스크는 물론 쓰지 않고,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쓰레기도 그대로 두고 가버리는 바람에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아침마다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구청장이 직접 나와 감염방지를 위해
꽃구경을 자제해달라고 하고 있지만
벚꽃구경을 멈출 수 없는 듯
거리엔 인파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음식점에 黙食(もくしょく 묵식)이라
적힌 포스터를 붙이는 곳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침묵 속에서 식사를 한다는 뜻으로
식사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는 동안은
대화를 하지 않고 먹는 것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식사 도중 대화를 하다 보면 침방울이 튀게 되고
그로인해 감염 위험이 높아지니 그것을
최대한 막아보기 위해 자영업자들이
마련한 새로운 식사매너 법인 셈이다.
음식점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영업이 비판받는 풍조가 깊어지고
외식을 삼가하라는 정부의 요청에 의해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져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들이 큰 소리로 떠드는 손님들은
매너를 지켰으면 하는 바람과 다른 손님들은
안심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었다.
식사 중에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하길 바란다는 의미이긴 하지만
말이 하고 싶을 때는 마스크를 다시 쓰고
간략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묵묵히 음식을 먹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행이 많을 때는
이 포스터가 붙어 있지 않은 곳을 찾는다.
음식점 외에서도 공중목욕탕이나 헬스장에서도
묵욕(黙浴) 묵트레이닝(黙トレーニング)을
실시하는 곳이 조금씩 늘고 있다.
코로나 대책은 자영업자만 하는 게 아닌
손님들도 함께 협력해야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반면
여전히 이곳 일본은 PCR 검사 수를
늘리지 않고 있으며 의료대책도 특별히
마련해두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백신 접종이 의료관계자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은 언제쯤 맞을 수 있는지
확실한 스케줄을 아직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은 PCR 검사 세트를
판매한다는 곳이 늘어가고 있고 이제는
병원 이외에도 검사 세트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 점이다.
우리는 지난 1월, 깨달음이 회사 직원들 몫까지
모두 구입해 일단 대비해두고 있다.
검사기라도 놔둬야 행여나 증상이 보였을 때
바로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생겼지만
여전히 코로나가 우리 곁에 가까이
서성이고 있음을 실감한다.
특히 이름도 생소한 변종 코로나가 늘어가고
있으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될 것 같다.
묵식(黙食)을 하고, 묵욕(黙浴)을 한다고 해서
피해 갈 수만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렇게나마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이 불안 속에서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코로나가 만들어낸 신개념의
사회적 룰과 신매너들이 하나씩 하나씩,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새로운 것들에
익숙해지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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