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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도쿄 올림픽 위원회에서 온 메일

by 일본의 케이 2021.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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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메일이 도착했다.

작년, 2020년 도쿄 올림픽 보란티어로

선발되면서 세미나 참석을 하고 꽤나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개최가 1년 연기되었고

올 해도 코로나를 잡지 못하면

또다시 연기를 하거나 아예 취소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불안정한 시점에 지난 3일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인

모리 회장이 일본올림픽위원회 (JOC)

임시 평의원회의에서 여성 이사 비율을

현재 20%수준에서 40%까지 올리는

증원 문제에 관련해 여성이 많으면

시간이 걸리고 말이 많아 이사를 늘릴경우

발언시간을 규제하지 않으면 좀처럼 회의가

끝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또한,이미 선정된 조직위원회 여성의원들은

그런 분위기를 분별할 줄 알고 있어 진행이

편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일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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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여성 멸시 발언으로 남녀평등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논란이 커지자 모리 회장은 4일, 문제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이였으며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여론적인 분위기와 측근에서의 불만을

감지한 모리 회장이 한차례 사임의사를

보였지만 조직위원회측에서 극구 만류를 해서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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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리 회장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국제적인 온라인 서명운동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 6일 오후 8일 기준

11만 5000명 이상 찬성을 했다.

청원자들은 모리 회장의 자질이 의심되고

여성 폄하 발언이 용인되는 나라로 일본이

비칠 수 있음을 염려하고 있고

 헌법정신이 반하는 회장은

자격이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어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모리 회장을 적임자로 생각지 않는다가

 59,9%를 차지할만큼 문제가 커가고 있다.

자국민들도 항상 이런 문제들을 그냥 넘어가고

침묵한 탓에 이렇게 되었다며

자성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고

일본 내뿐만 아니라 유럽 쪽을 중심으로

주일 외국대사관들이 모리 회장의 발언에

항의하는 일본인들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으며

#침묵하지 마라 #성평등#남녀평등의 해시태그를

영어와 일본어로 달린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모리 회장의 실언은 이번뿐만이 아니었다.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2003년,

 가고시마의 한 공개토론회장에서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은 여성에게

세금을 쓰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여성 차별적인 발언을 했었고

2014년 2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당시

김연아 선수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 선수가

실수를 한 것에 대해 [그 애는 꼭 중요할 때

넘어진다]고 말하기도 해

여론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지난 1월, 도쿄 올림픽 개최에 관한

ANN여론조사에 의하면

중지(취소)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48%,

좀 더 연기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37%를 차지하고 있지만 

IOC와 JOC는 선수를 응원하는 방식으로

노래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행위를

금지하는 대신 박수를 쳐달라는 권장사항을 담은

플레이북을 공개하며 올림픽 개최 의지를

재차 명확히 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게 되는 모든 참가자는 일본에

입국하기 14일 전 코로나 19 검사를 완료해야 하며, 

도쿄에 도착한 후 14일 동안은 관광지, 상점,

식당, 술집, 체육관 등을 방문할 수 없으며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경기에 참여할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내게 보낸 메일의 핵심은 대충 이러했다.

모리 회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해

사과와 철회는 있었지만 

불쾌하셨음을 다시 한번 깊게 사죄하며

인종, 피부색, 성별, 성적 지향, 언어, 종교,

정치, 장애 등, 어떠한 다양성에 있어서도

위원회측은 부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모리 회장의 실언이 있던 날부터 지금까지

올림픽조직위원회 건물 앞에서는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가 매일 일어나고 있고

항의 전화와 보란티어를 하지 않겠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시점에서

조금이나마 불씨를 잠재우고픈 마음에서

사과의 메일을 보낸 거라 생각이 든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실시한 각국 젠더 불평등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젠더격차가 가장 적은 나라는

153개국 중 1위 아이스랜드, 2위 노르웨이,

3위 핀란드였고 아메리카는 53위,

중국은 106위, 일본은 한국의 108위보다 낮은

121위를 차지했다.

모리 회장이 여성 이사가 늘고 있는 점을 예를 들어

종전보다 회의하는데 시간이 배로 걸린다고 말했던

그 당시 회의장에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나오는 등

농담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이 신문의 칼럼에는 일본 사회 전반에

존재하고 있는 여성이 있으면 왠지 귀찮다는

가치관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여성의 발언이나 반론을 싫어하는 풍조가

바꾸지 않는 한, 이러한 발언은 

또 발생할 것이고 또 묵인되며

허용되고 말거라 꼬집었다.

2020년도, 도쿄 올림픽의 보란티어로서

올림픽 정신에 반한 발언들이 나왔다는 것에

참 실망스럽고 그런 상황을 그저 웃고

넘기는 일본의 암묵적 사회적 구조가

여기까지 이르렀음에 놀라웠다.

더 이상 침묵하지 말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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