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일본 시어머니께 감사하는 것들

by 일본의 케이 2014. 9. 22.

 

 

피부에 와닿는 가을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따끈하게 데운 물에 약을 먹고, 잠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새로 깐 침대 커버에서 은은한 라벤다향이 묻어난다.  

다음주 화요일이면 모든 치료가 끝난다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아프다는 이유로 미루어야했던 일들이 많았기에....

이런저런 생각으로 뒤척거리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깨달음이 알아듣기 힘든 한국어로 뭐라고 부른다.

[ 케이~~, 손무루(선물)입니다~]라며 나에게 내민 상자.

시어머님이 보내신 생만두였다.

갑자지 왠 만두를 보내셨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하자

좀 머뭇거리더니 실은 내가 치료중이라는 걸 자기가 얘기했단다.

[ ....................... ] 

 

 걱정하시니까 절대로 말씀 드리지말라고 몇 번 당부를 했건만,

기어코 얘기했던 모양이다.

내가 어머님께 전화를 하려했더니 하지마라고 말린다.

 

어머님이 당신이 알고 있음을 모르게 하라고 그러셨다고

지난주에 전화하셔서 요즘은 밥을 잘 먹는지 넌즈시 물어보시길래 못 먹는다고 그랬더니

내가 좋아하는 만두를 보내신 것 같다고 그냥 나보고도 모른척하란다.

[ ........................ ]

그래서 아무런 메모도 없이 그냥 보내셨을까,,,,

지난 추석에 전화드렸을 때도 전혀 내색을 안 하시던데,,,,

그래도 감사하다고 만두 잘 먹겠다는 말씀은 드려야할 것 같아 

전화를 드렸는데 안 받으신다.

( 지난번 갔을 때 우리 어머님 모습)

 

시댁에 갈 때마다 오지말라고, 여기 올 시간 있으면 친정(한국)에 가라고 하시는 우리 어머님....

내가 아이를 안 갖는 것에 대해 한 마디도 묻지 않으시는 우리 어머님...

내가 좋아하는 걸 메모에 적어 두셨다는 우리 어머님..

언젠가 깨달음에 이상한 버릇을 얘기했더니

당신이 못 가르쳐서 그런다고  말씀하시던 우리 어머님...

어떤 인간관계이든 적정거리를 유지한 게 서로가 좋다고 말씀하셨던 우리 어머님...

어머님,,,,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감사드려요.

10월에 한국에 갔다 오면 바로 어머님 뵈러 가겠습니다.

어머님~ 제가 더 잘할게요, 그리고 감사하고 죄송해요..

댓글30

    이전 댓글 더보기
  • 김동일 2014.09.22 14:26

    오늘 한국하는은 전형적인 가을 하늘이군요
    다음주 화요일에 치료가 끝이 난 다니
    그동안 수고 하시었네여

    결과가 엄청좋아 백프로 건강찾으시기를 바랍니다

    답글

  • 체사리아 2014.09.22 19:30 신고

    치매 시어머니께서 오늘 제게 힘들제? 하시더라구요 왈칵 눈물이 나올뻔 했네요
    모시고 산 13년동안 처음 듣는 말 이었네요
    이런 기분 아닐까요
    답글

  • 2014.09.22 21:0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4.09.22 21:1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민들레 2014.09.22 21:42

    부러우면 지는거라 하던데...
    제가 졌습니다.
    시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이 저한테 까지 전해져옵니다.

    답글

  • 세르비오 2014.09.22 23:45 신고

    따뜻하고 훈훈하네요
    답글

  • m 2014.09.23 08:10

    워매. 한일관계도 저랬으면~
    답글

  • 조현정 2014.09.23 12:09

    이글을 읽는데 제가 눈물이 나네요 항상 블로그에와서 즐겁게보다갑니다
    건강빨리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이예요
    답글

  • 선화여왕 2014.09.23 16:11

    감동..
    눈물이 쏘옥 빠지네요
    케이님~시어머님의 사랑 부러워요
    답글

  • 미미 2014.09.23 20:27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DK.Lee 2014.09.23 22:46

    요즘 재미있게 보고 있ㅇㅓ요^^ 빨리 나으시길 바라겠습니다^^
    답글

  • 한효주 2014.09.23 23:24

    이런 시어머니가 되고싶어요.
    답글

  • amuse 2014.09.24 12:39 신고

    만두가 구워진 모습도 정말 궁금합니다 ^^
    답글

  • JS 2014.09.24 17:01

    참 훌륭하신 시어머님 이십니다. 적절한 거리를 두시면서도 배려와 사랑을 표현하시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네요!
    답글

  • 아이 2014.09.24 18:19

    치료 무사히 끝나서 기쁘네요.저도 케이씨같은 시엄마 계셨르면 좋겠네요.울 시엄마는 울신랑 16실에 돌아가셔서 ..정말 부럽네요 깊은 사랑 부러우면 지는거죠.
    답글

  • FKI자유광장 2014.09.25 09:27 신고

    정말 멋진 시어머니시네요~
    답글

  • 허영선 2014.09.25 11:30

    주변 사람들을 보면 그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던데 케이님은 정말 좋은 분이신가 봐요. 주변에 너무 배려 깊으신 분들이 많아요. 일본인과 한국인의 차이인가요?? 사람의 품성은 국가로 나뉘지 않을 것 같아은데..시어머님이 너무너무 마음 이쁘신분이세요. 저두 너무 친한 사람과는 일정 간격을 두려고 대학다닐때 기숙사 같은방은 절대 쓰지 않았거든요. 요즘은 사람이 그리운지 여러 사람 귀찮게 할 때도 있는데 다시 정신차리고 서로의 사랑이 느껴질만큼의 거리를 두어야 겠어요. 아니.. 배려의 거리라고 말하는게 맞는 것 같네요.
    답글

  • sponch 2014.09.25 16:10

    치료가 끝나신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좋은 시어머니 눈물날 만큼 부럽습니다. 사랑 많이 받으시는 케이님 건강도 얼른 회복하세요.♡
    답글

  • 홍선혜 2014.09.26 01:47

    치료하시느라 고생하셨어요 건강찾으셔서 블로그에두 글 많이 써주세요^^
    답글

  • 표덕순 2015.01.12 19:17

    이런 글 읽고 울었습니다. 저도 좋은 어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애정넘치는 따뜻한 글들 모두 많이 읽었습니다. 한국날씨는 이제 대한을 향해서 점점 더 추워져갑니다. 몸조심하시고 행복하가세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