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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한국을 떠올리게하는 일본 이자카야

by 일본의 케이 2014.10.10

 

수업이 끝나고 깨달음과 합류한 곳은

내가 치료를 시작하기 전날까지 다녔던 이자카야였다.

오후6시를 막 지난 시간인데도 빈 좌석은 예약해 둔 우리 좌석뿐이였다. 

[ 이랏샤이~~]

분주하게 움직이시던 마마가 날 잠깐 쳐다보시더니

뭔가 얘기를 하시려다가 안쪽 테이블에서 마마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얼른 그쪽으로 가신다.

 

깨달음은 생맥주를 난 쥬스를, 그리고 몇가지 간단한 음식을 주문하고 건배를 하자

깨달음이 자기 맥주잔을 내밀며 한 모금 해보란다.

치료가 끝나면 예전처럼 술술 술이 잘 넘어갈거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러질 못했다. 

내가 고개를 저었더니 바로 잔을 거둔다.

카운터 안에서는 마마가 분주히 음식을 만들고, 나르고 계셨고

 여기저기서 [ 오카아상~] [ 오카아상~]을 부른다.

이곳에 오시는 손님들은 마마를 [어머니]라고 부른다.

손님연령층은 50대,60대아저씨들이 많은데

70대후반인 마마를 다들 [오카아상]이라고 부른다.

 

 

카운터 뒤쪽 출입구가 몇 번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난다.

만석이여서 다시 돌아가는 손님들이다.

우리가 주문한 꽁치구이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도 조금씩 덜어 쟁반에 들고 오신 마마가 

작은 목소리로[ 아직 얼굴이 환자얼굴이네~ 고생했어~]라고 하시며

서둘러 테이블에 올려 놓고 가시려다가 [기무치(김치)]줄까라고 물으신다.

[ ......................... ]

 

감사하다는 말을 전할 틈도 없이 또 바쁘게 움직이시는 마마.

날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을 기억하셨는지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 내주셨다. 

참 맛있다,,,,마마의 마음이 느껴져 더 맛있는 것 같다.

 

감사의 마음으로 맛있게 먹고 계산을 하러 카운터로 들어간 깨달음이

마마와 밀고 밀치고 실랑이를 벌리고 있다.

안된다, 괜찮다라는 소리가 몇 번 오가고,,, 깨달음과 같이 밖으로 나오신 마마.

 나보고 술 한 잔하고 싶을 땐 남편없이 혼자 와도 괜찮으니까 언제든지 오라시면서

 아프지말라고 자식이 아프면 부모마음이 더 아프다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 걱정시키지 말라신다.

[ ...................... ]

코끝이 찡해왔지만 꾹 참고 너무 잘 먹었다고 또 오겠다고 약속을 드리고 나왔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깨달음이 너무 죄송하다고 다음주에 또 오잔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 외에 값은 안 받으신다고 그러셔서 안 된다고 카운터에 돈을 놔뒀더니 

내 치료 끝난걸 축하해 주고 싶어 준 것인데

그걸 돈으로 계산하면 안된다며 끝까지 마다하셨단다.   

 

난 일본인은 아니지만 이곳에 오면 우리식으로 말하는 [집밥]을 먹은 것 같아서

마음도 편하고 안심이 된다. 

가끔 이렇게 한국의 [엄니 식당]을 연상케하는 일본 가게들이 있다.

왜 이 마마를 많은 분들이 [어머니]로 부르는지, 아니 부르고 싶은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감사해야 할 분들, 감사해야 할 것들이 내겐 너무 많다.

 

댓글18

  • 좋은 인연이네요 2014.10.10 07:26

    케이님도 깨달음님도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니 이렇게 좋은 인연도 만나고 하는가 봅니다. 살면 살수록 돈 한푼 두푼보다 저렇게 마음을 주고 받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됩니다. 먹는 게 남는 거라고 보약 될 만한 음식들을 열심히 꼭꼭 잘 드시면서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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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영 2014.10.10 08:21

    힘내세요! 응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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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선 2014.10.10 08:30

    사회에 따라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분위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서로를 위하고 생각해 주는 마음의 온도는 같은 것 같아요. 먼 곳에서라도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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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xgapk 2014.10.10 08:55

    맘이 찡해집니다. 저도 저런 마마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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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일 2014.10.10 14:08

    따슷한 정을 느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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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닥s 2014.10.11 06:44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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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천 2014.10.11 11:11

    일본도 사람사는 세상이잖아요
    잔정이 많으신 연세드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세대가 지나면서 잔정이 사러가는 것은 한국도 같으니까요
    기성세대가 정을 많이 나누면서 살아가면 젊은 세대들이 따라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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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 2014.10.11 15:48

    일본도 정이 있는 나라군요~~!!
    왠지 일본하면 개인주의가 강하다고만 알려져 있는데 이런글을 읽으니 우리나라랑 다를바 없는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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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2014.10.11 20:25

    그게 情 입니다.
    어서 어서~ 몸 잘 추스려 건강한 모습 보여 드리는것이 보답이라 생각 합니다.
    케이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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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1 22:1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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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라베 2014.10.12 16:57

    수술하고 요양중에...정말 오랫만에 외식을 한곳...
    이웃집 부부(수술사실을 이분들밖에 몰랐기에)의 남동생이 하시는 아주 작은 식당에 가서
    이것저것 정말 맛있게 먹고 계산하려는데,저희 남편도 실랑이만 하다가 그냥왔습니다.

    퇴원축하라며...누나에게 들었다고...이렇게 작은 식당에 일부러 와준것만으로 고맙다고...
    그분 부인도 언제든지 놀러오라고 선물로 들어온 작은 망고와 텃밭에서 뽑은거라며 모양은 굽었지만
    맛있을거라며 무우 한개를 제 손에 쥐어주시는데...

    국적의 문제가 아니고 사람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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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씨아저씨 2014.10.13 17:08

    거기도 사람사는 나라 냄새가 물신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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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2014.10.14 19:47

    치료 마치신거 너무너무 축하드리고 고생많으셨어요~ 그래도 주위에 좋으신 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서 다행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것만 생각하시고 좋은 것만 보시어 더더더 건강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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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쁜겅쥬 2014.10.15 15:20

    케이님 아프셨나보군요..힘내세요 한국에서 응원합니다....한국말로만 설명할수있다는 정.일본에서 느끼셔서정말다행이네요 제가더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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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뽕히메 2014.10.15 19:47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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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영채하맘S2 2014.10.16 00:43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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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화여왕 2014.10.16 10:09

    마마의 따뜻한 맘이 제게도 전해오는듯~해요
    이제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한일만 있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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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純子 2016.07.30 21:04

    저도 꼭 가보고 싶네요.
    어딘지를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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