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난 깨달음에게 이제부터 당신에게 말을 예쁘고 깍듯하게 하겠다고
부드러운 톤과 존칭어로 말을 걸고 대화를 할 거라고 선언을 했다.
느닷없는 내 변화에 좀 의아해 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 봤다.
개인전, 갤러리, 대출자금에 관해
최대한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그리고 정중하게 얘기를 나눴다.
[네, 아니에요]
[그래요, 당신 생각대로 하세요]
[고마워요, 당신이 선택해요]
[ 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에요, 그건 잘 하셨어요]
[ 그래요, 그렇게 해 줘서 고마워요]
이런 나의 말투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깨달음이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내 귀에 대고 [그냥, 평소 때처럼 말해~~~~!]라고 악을 쓴다.
듣고 있자니 낯설어 죽겠다고 늘 하던대로 말 하란다.
아니, 좀 거칠고 무뚝뚝한 내 말투를 부드럽게 하고 싶어서 그런다고
일본에서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고 하지 않냐고, 당신도 요즘 말이 거칠어 진 것 같고,
이왕이면 서로가 듣기 좋은 말로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그리고, 존칭어를 쓰는 게 당신에 대한 존경심과 사랑도 묻어 나는 것이라고
지금은 어색해도 곧 이런 말투가 익숙해 질 거라고 그랬더니
한국말로[ 하지 마세요~~~ 시로요(싫어요) ]란다.
갑자기 그러니까 왠지 사무적인 느낌도 들고 거리감이 생긴단다.
[ .................... ]
(퍼 온 사진)
깨달음이 생각보다 거부반응이 심했다.
부부가 서로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말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부가 설명을 했지만
지금처럼 말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까 평소 때처럼 해달란다.
(퍼 온 이미지)
내가 이렇게 마음을 먹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깨달음 한국어가 많이 거칠어 진 것도 있고(드라마, 액션영화 영향도 좀 있음)
나도 생각없이 깨달음에게 거친 말을 뱉었던 적이 있었기에 반성도 해야겠다 싶어
예쁜 말, 고운말 쓰기 연습을 하려고 했던 것이였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되는데 모두 내 잘못이다.
요즘 들어 깨달음이 특히 많이 하는 한국말이
[죽고 싶어? 죽을래? ] [이리와 ~][ 아니라니깐~]
[ 너무 너무 싫다~] [내가 미쳐~] [죽인다~] 등등이다.
언젠가는 한국 영화를 보고 나서 [밥맛이야]가 무슨 뜻이냐고 묻기도 했었다.
바른 말, 고운 말,,, 상대가 외국인 남편이기에 더더욱
입조심, 말조심해야 함을 뼈저리게 느끼는 일상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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