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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내 귀를 의심하게 한 남편의 한국어

by 일본의 케이 201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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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 구피에게 먹이를 주는데 배가 만삭인 녀석을 발견, 부화통에 분리시켜 넣었다.

 암수를 구별, 두 개의 수조로 나눴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임신을 한 녀석이 생겼다. 

매달 불어나는 치어들로 수조가 포화상태여서 어쩔수 없이 암수도 분리시키고

어른?사이즈에 구피는 아쿠아센터에 보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 있는 애들은 크기를 보아도 아직 성인?이 아닌데 이렇게 번식을 하고 있다고

 자연의 섭리는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자 듣고 있던 깨달음이

번식을 한다는 것은 숫놈이 섞인 거라고 다시 한 번 암수 선별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여자처럼 생긴 남자를 잡아 숫놈 방으로 옮겨야 한단다.

아직 중, 고등학생인데 못 된짓을 한 녀석을 당장 잡아야 한다고 약간 흥분기미였다.

[ ...................... ] 

나도 그렇지만 깨달음도 모든 사물을 의인화해서 표현하는 버릇이 있다.


 

아무리 봐도,,,내 눈엔 암놈으로 보이는데,,,, 그리고 번식가능한 크기가 아닌데......

어떤 녀석이 여장을 한 숫놈인지..,,..알 수가 없다.

 

 2시간 후, 들여다 봤더니 통통한 놈으로 3마리 예쁘게 낳았다. 

오랜만에 보는 새끼여서 귀엽긴 귀엽다..

어미가 작아서인지 3마리 밖에 낳지 않았다고 그랬더니 깨달음이 또 엉뚱한 소릴 한다.

어미가 고등학생일 거라고,,, 그리고[날라리]였을 거라고.....

[ ........................ ]

[날라리]라는 단어가 귀에 거슬려 모든 [날라리]라 그렇진 않는다고 한마디 하려다 그냥 넘어갔다.

 

실은, 이쁜 색의 하프가 태어났으면 하고 밑에 층, 숫놈 방에 러브호텔?을 만들어 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곳에서는 번식이 이루워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또 새끼가 태어나는 게 참 대단하다.

 

 깨달음도 수조 앞에서 애리한 눈으로 암놈처럼 생긴 숫놈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보더니, 내 귀를 의심하게 하는 한국어가 쏟아졌다.

[ 이 쉐끼~~, 남자, 남자, 이리 와~]

[ ...................... ]

몇 달 전부터 쓰기 연습도 한다더니 완전 이상한 한국어까지 습득한 모양이다.

그런 말은 하는 게 아니라고, 요즘 한국어가 많이 거칠다고 말조심하라고 그랬더니

내가 가끔 자기 보고, 검지 손가락 까닥거리며

[깨달음, 이리 와~, 이리 오세요~]라고 하지 않았냐고

이 모든 것 나한테 배운 거란다.

[ ...................... ]

순간 되받아 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딱 꼬집어 얘기할 줄 몰랐기에.... 

내 행동, 내 말투 하나하나가 깨달음에게 그대로 흡수 된 모양이다.

내가 입을 다문채로 가만히 있었더니, 다른 한국사람들 앞에서 조심할테니까 걱정말란다. 

[ ...................... ]

난 장난으로 했던 말들인데...그냥 미안해서 아무말도 못했다.

이게 바로 자업자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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