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일본은..

일본이 잃어가고 있는 것들

by 일본의 케이 2015. 6. 11.
728x90
728x170

닭꼬치가 유명한 곳을 찾았다.

닭꼬치 이외의 메뉴가 풍부해서

남녀노소 관계없이 인기가 많은 곳이다.

유명한 만큼 예약 잡기가 힘들었는데 이른 시간이면

예약이 된다해서 깨달음이 일부러 빠른 퇴근을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게에 들어섰다.

 

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우리 예약석은 바로 입구쪽 자리였다.

우리 옆자리엔 아빠, 엄마, 5살정도의 딸이 한참 식사중이였다.

음식을 주문하고 목을 축이고 있는데

자리에 앉을 때부터 약간 걱정했던 게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자리에 앉을 때부터 옆자리 꼬마애가

  의자에 반은 누운 상태로 두 발을

유리문에 대고 발바닥으로 두둘기며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래도 부르기 시작하는데

마치 유치원 재롱잔치 하는듯 볼륨을 높인 상태로...

웃다가 노래하다가 발바닥으로 유리문에 장단을 맞추고,,,

원피스를 입었는데도 다리를 올린 채로

아빠 보라고 다리가 여기까지 닿는다고 

또 깔깔거리고 웃었다.

그걸 보는 아빠는 [스고이네 (대단해)]라고

 꼬마아이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지나가는 모든 손님들이 한번씩 힐끔 힐끔 쳐다보며

부모 얼굴도 한번씩 훑어 보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문제는 아이가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면서 놀았기에

아이의 노래소리가 가게 전체에 널리 울려퍼지고 있었다.

 

내가 점점 귀에 거슬려하자 깨달음이

작은 목소리로 이상하게 당신 옆에 아이들이 붙는다고

비행기를 타도 그렇고, 전철, 버스에서도

꼭 당신 주위엔 얘들이 앉는 것 같더라고

당신이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이들이 당신을

따라다닌 게 아니냐고 그랬다.

그러고 보면 유난히 난 아이들이 주변에 많았던 것 같다.

아이들을 무지무지 하게 좋아하는데

저렇게 부모가 아무 생각없이 키운 아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고 좀 격하게 얘길 해버렸다.

 

아이의 노래와 발장난은 계속되다가

이번에는 엄마쪽으로 와서는

들고 있던 풍선으로 입구에 오가는 손님들을 툭툭 건드리면서

하나, 둘, 셋, 넷 하며 숫자를 세었다.

점원은 웃는 얼굴로 아이를 쳐다봤지만

참 신기한 게 엄마도 그렇게 아빠도 하지말라는 소릴

 한 마디로 하질 않았다.

음식을 남기면 아까우니까 다 먹고 가야한다면서

남은 음식들을 서로 한 점씩 먹어라 권하며

식사에 열중할 뿐, 뻔히 바로 자기네 옆에서 떠드는

자기 아이를 내버려 두고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두 분 모두 일본인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나 몰라라 하시는 건지...

보다못한 깨달음이

옆눈질로 계속해서 부모에게 눈으로 신호를 줬지만

전혀 변함이 없었다. 

왜 아이에게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지

주위사람들이 눈치를 주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을까...

 

다음달, 7월 1일이면 내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15년째에 접어든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일본도

 변해가고 있음을 새삼 느끼고 있다.

예전엔 조금만 부딪혀도 서로가 먼저

고멘나사이(미안합니다)를 했는데

몇 년전부터 그런 사과도 많이 줄어 들고 있다.

버스나 전철 안은 늘 신기할만큼 조용했었는데

 이제는 큰 목소리로 옆사람과 잡담을

하거나 이어폰에서 세어나오는 노래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백화점, 레스토랑, 술집, 어느 서비스업종에 있는 종업원들도

과하다할만큼 친절하고 늘 손님 입장에서

배려하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았던 일본인데

 최근에는 종업원들이

손님에게 싫은 소리를 하거나

손님의 요구에도 귀찮은 기색을 노골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외국관광객이 늘어나서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하나의 요인이라는

어느 분석가의 해석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이에게 철저하게 배려와

 민폐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걸 가르치시는 분들도 많다.

지난주 전철 안에서 6살정도 보이는 남자아이가

깨달음 발을 밟고 그냥 얼굴만 한 번 쳐다보자

꼬마 엄마가 먼저 죄송하다고 말하고 나서는

전철에서 남의 발을 밟거나, 부딪혔을 땐 미안하다고

하는 거라고  제대로 사과 드리라고

엄하게 꾸짓어 남자 아이가 [고멘나사이]를 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변함없이 예절교육을 가르치는 분들이 

 계시는 반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로운

영원으로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느 나라보다 남의 눈을 의식하고 조심하며 살았던

 일본인들의 의식이 변해가고 있는 하나의 모습들인 것 같다.

가게를 나오면서 깨달음이 부모가 문제라고,,

유치원과 레스토랑을 구별할 수 있게 가르쳐줘야 하고

해야할 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별시켜야 하는데

요즘 부모들은 그런 장소구별을 잘 시키지 않는 것

같다면서 세상이 변하니 부모들도 변하고 그런다며

어쩔수 없는 노릇이란다.

예전에는 눈으로만 주의를 줘도 통하는 세상이였는데

지금은 잘 안 통한다고,,,,,,

일본은 철저하리만큼 어릴적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교육과 실천을 병행해 왔었다. 

그런 교육이 바탕이 되어 일반적이 사회 분위기도

친절과 배려가 여느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남아 있기에

선진국으로써 선진시민으로써 배울점이 지금도 많은 게 사실이다.

단지, 그 색들이 조금씩 엷어져가고 있음을

직접 살아보니 느끼고 있을 뿐이다.

난 외국인 입장이지만, 15년을 지켜본 일본의 좋은 습관,

일본의 좋은 풍습이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