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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인이 서울에서 가장 부러웠다는 이것

by 일본의 케이 2019.04.25

[ 케이짱은 뭐 마셔? ]

[ 우유 마실게 ]

한달 전에 전화 통화를 했던 그녀가

 우리동네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는 건 내게

 보고?를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리모토 상은 스포츠 짐에서 알게 되었다.

이곳으로 이사를 하고 알고 지냈으니

 3년이 지나가고 있다. 늘 혼자서 운동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얘기하지 않았던 그녀가

먼저 내게 말을 걸어왔었다. 왠지 자기처럼

혼자인 걸 좋아하는 것 같아서도 그렇고  

내가 런닝머신을 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걸 보고 용기가 생겼다고 했다.

 40대 후반인 그녀는 다른 중년들과 다르게

 한류 드라마가 아닌 신승훈과 이문세의

노래를 좋아하며 한국요리에도 관심이

많아 뭐든지 먹어보려고 해서 나와

 코리아타운에 가서 짜장면과 만둣국을 

먹었던 적도 있다.

내가 작년 여름부터 그곳을 잠시 쉬면서

전화 통화만 가끔 할뿐 못 만났는데 

약 8개월만에 만나는 것이다.

몸은 어떤지, 운동은 계속하는지 그동안 

짐에 생긴 변화 같은 얘길 나눴다. 


[ 작년보다 20대들이 좀 늘었어, 근데 여전히 

사우나실에 샤워도 안 하고, 머리도 안 감고 

땀 흘린 채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짜증나 죽겠는데 말은 못하고 꾹 참고 있어. 

그런 사람들 볼 때마다 케이짱이 했던 말이 

떠올라서 혼자 몰래 입가리고 웃어.

한국 같으면 사우나에 못 들어오게 한다고 

그랬잖아, 냄새난다고,,하하하,,

나도 케이짱처럼 잠시 쉴까 생각 중이야 ]

예전에 내가 사우나실에서 함께 했던 얘기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그녀가 난 더 우스웠다.

그리고 오늘 나를 만나자고 한 것은

2주전에 한국에 다녀온 일을 자랑도 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 10일간은

가족들과 온천에 가는 약속이 있어

미리 자기 혼자만의 특별 휴가를 받아 

3박4일 서울에서 보내고 왔단다.  

이번 한국행이 세번째이기에 어느정도

자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꼭 필요한  

응급 여행용 한국어 30 문장 정도를

 외워서 갔다고 한다.


 얼마에요, 이것 주세요, 싸게 해 주세요,

 화장실은 어디에요, 조금 추워요,

 조금 더워요, 여기가 아파요, 맛집은 어디에요, 

하지 마세요 등등 지금도 다 외우고 있단다.

그리고 첫날부터 감동받은 일이 있었다며

공항에서 숙소인 서울역에 가기위해 전철을

이용했는데 일본어가 나왔고 일본어 뉴스도

나왔다고 한다.


[ 원래, 다른 전철에서도 일본어 나오는데 ] 

[ 알아, 근데 주요역에서만 나오잖아, 

명동, 종로, 강남같은,,근데 공항철도는

 모든 정차역에서 일본어가 나왔어 ]

[ 아,,그래..]

전철에서 내려 출구를 못찾고 헤매다가

 깜짝 놀란 걸 발견했는데 서울역에 있는

 짐가방을 옮겨주는 컨베이어였다고 한다.

무거운 캐리어를 아주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며

일본에는 없을 거라고 도쿄역에 갔을 때

자긴 본 기억이 없단다. 

여행자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져서 

 좋았다며 나보고도 꼭 가 보란다.


[ 이번에 서울에서는 뭐 특별한 거 먹었어? ]

[ 아니, 시장을 많이 갔어, 호텔하고 가까워서 ]

식사는 매일 남대문시장에 가서 생선구이 한번,

갈치조림 한번씩 번갈아 먹었다고 한다.

[ 케이짱이 혼밥하는 곳이 아직 많지 

않다고 해서 식당 들어가는 게 좀

걱정되긴 했는데 괜찮았어. 시장에서는

 혼자 먹는 사람이 많이 있으니까 ]

모든 식사는 시장에서 김밥, 칼국수,

그리고 호떡, 어묵, 떡 같은 주전부리만

 먹어도 배가 금방 불러왔다고 한다.

[ 내가 말해 준 식당에 갔었어? ]

[ 그럼, 당연히 갔지. 진짜 친절하셨어 ]

남대문에서 파는 꽈배기를 망설이다 사서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일본 오기 전날,

 종류별로 사 와 딸에게 먹어보라 했는데 

떡볶이 사오지 그랬냐면서

반응이 시원치 않아 자기 혼자 다 먹었단다.


광장시장에서는 처음 먹어보는 빈대떡이 

맛있었고 혼자서 산낙지도 주문했는데 

 옆에 앉은 다른 외국인이 기겁을 하고 

자길 쳐다 봤지만 아무렇지 않게 기름장에

찍어서 먹으니까 주인 아줌마가 자길 향해

엄지 척을 몇 번이나 해주셨다고 한다.

[ 주문 하는데 어렵지는 않았어? ] 

모르는 한국어는 번역기를 돌려서 단어로 

얘기를 했는데 이외로 한국 사람들이 다 

알아듣고 간단한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불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 왜 일본어를 거의 다 할 줄 아는 거야?

장사하시는 분이 아닌데도 젊은 대학생들은

일본어를 많이 알아 듣는 것 같았어  ]

[ 일본에 관광을 많이 가니까 간단한

일어는 다 하는 것 같더라구..]

[ 역시 머리가 영리해.,한국사람들은 ]


 둘째날은 계획에 없던 감자탕 집에 혼자 가게 

됐는데 제일 작은 소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다 못 먹고 남기고 가려고 했더니 연세가 좀

 드신 주인 아줌마가 니혼징?(일본인?)이냐고 

묻고는 싸주겠다고 하시는데 

주책맞게 눈물이 핑 놀았단다.

싸 주셔서도 호텔에서 어떻게 먹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괜찮아요, 괜찮아요만

말했던 게 지금도 조금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 중년여자가 그것도 외국인이 혼자 감자탕 

먹는 게 안쓰러워 보였는지 내가 먹고 있는데

 반찬도 더 가져다 주고 신경을 써 주셨어 ]

[ 맛은 있었어? ]

[ 응, 맛은 좋았는데 왠지 찡했어 ]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모든 식당이나 커피숍이

모두 금연이란게 너무 부러웠단다.

[ 일본은 아직도 식당에서 담배 피잖아,

조금씩 금연구역을 늘리고는 있는데

아직도 담배에 너무 관대해..근데 한국은

 완전 철저하게 지켜져서 진짜 마음에 들었어. 

일본도 빨리 전면 금지를 시켜야하는데

언제까지 봐 둘 건지 생각하면 화가 나,

금연을 시키면 매출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아직도 일본은

모르고 있단 말이야, 답답해.. 

다른건 민폐 끼치지 말라고 하면서 담배는

엄청 민폐잖아, 안 그래? 한국처럼

빨리 완전금연을 실시해야 되는데..]

갑자기 흥분을 하면서 정치가들이 제대로 일을

못한다고 여당, 야당 얘기를 하다가 금새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 사진을 내게 

보여주며 다시 좋아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마지막 한가지 아쉬웠던 건 삼겹살이 먹고

 싶었는데 고깃집은 혼자 못 들어가겠더라며

다음에는 꼭, 꼭 가 볼 거라고, 남대문에서

 처음으로 도전해 본 번데기먹기는

반 만 먹고 버렸지만 다음에는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년만에 다시 찾은 이번 한국여행에서

 일본에는 없는 활기와 에너지를 받았고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왠지모를 따스함이 있어 

좋다는 그녀, 일본인들의 배려와 한국인의

 배려는 뭐랄까 차원이 다른 걸 확실히 

느꼈다는 하리모토 상.

좋은 것을 보고, 좋은 기억들을 간직하고 와서

듣는내내 나도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는 나랑 같이 가자고 하는데 

그녀는 또 이렇게 혼자서 자유롭게 

여행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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