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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 시어머님이 주신 마지막 선물

by 일본의 케이 2018. 3. 9.


한국에서 돌아오던 그 다음날 깨달음은 

나고야에 1박2일 출장이 있었다. 

업무를 보고 난 후에 시댁에 잠깐 

들릴 생각이라고 했다.

돌아오는 날 아침, 깨달음에게서

소포가 두개 도착할거라는 전화를 받았다.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집에 있는 물건들이라는 

말 외에 특별한 얘긴 없었다.

오후 5시가 넘어 소포가 도착을 했고

발송인 이름이 깨달음으로 되어 있었다.


두 상자 속엔 시댁 장농에 들어 있던 물건들이였고

 어머님이 요양원에 가시기 전에 물건 정리를 

해야한다시하나씩 방 한구석에 

빼 놓았던 것들과 처음 보는 것들이 섞여있었다.

지난번 갔을 때, 깨달음이 가져가자고 했지만

난,,어머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것과

행여 집으로 돌아오시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을 저버릴 수 없어 그대로

어머님이 해놓은신대로 두자고 했었다.


주방용품, 목욕용품,양말 등등, 그리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귀하게 넣어두셨던 그릇들이였다.



어머님 주방에 들어가면 이가 빠진 접시들이 

대부분이였고 깨달음이 중학교 때 사용했던

국그릇이며 아버님 환갑기념으로 만든 쟁반들,,

그런 연식이 오랜된 주방용품만 가득했었는데.

이렇게 멀쩡하고 좋은 그릇들이 있었다. 


[ 어머님이랑 아버님 건강상태는 어떠셨어? ]

[ 응,,이번에는 엄마가 살이 빠졌더라구..

추워서인지 입맛이 없으셨다네...]

[ 근데..이 물건들 정말 이렇게 가져와도 돼?]

[ 그렇지 않아도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가져가라고, 옛날 것이여서

케이짱이 싫어할지 모르니까 디자인도 좋고, 

모양도 괜찮은 걸로 골라서 보내라고 하셨어 ]

[ 그래도,,좀 그렇다..]

[ 왜? 엄마가 자신이 죽기 전에 주는 게

받는 케이짱도 불편함이 덜 할 거라고

쓸모있는 것들, 기모노랑 다 가져가라고 했어 ]

[ 그래도,,이젠 가져오지 마...]

[ 아니야,,엄마가 계속해서 얘기했어.

당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마지막 선물이

될 지모른다고,,자기가 요양원 들어오기 전에

모두 줬어야했는데 갑자기 집을 떠나게 되다보니

준비된 것도,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고,,

늦게 줘서 미안하다는 그러셨어..]

 [ 미안하긴,,뭐가 미안해. 내가 죄송하지..]

[ 안방 장농에 가방이랑, 악세사리들이 있는데

그건 다음에 당신이 가서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가져가라고 하셨어 ]

[ 어머님이 아끼시던 건데....]

[ 아끼는 거니까 당신에게 주고 싶은 거야]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많이 반가워하시는 목소리지만 힘이 없었다.

[ 어머니,,제가 죽을 좀 보내드릴까요? 

바로 데워서 드실 수 있는 영양죽이 있는데..]

[ 아니다.그렇지 않아도 이번에 깨달음이 처형이

 주셨다고 곶감을 가져왔던데 진짜 맛있더구나.

또 제주도 특산이라고 오렌지 같은 것도 줬는데

향이 얼마나 좋던지 오늘도 아버지랑 

한개씩 먹었단다. 한국 사돈댁에게도 신세를 

많이 지고 있고,,고맙고 미안하다.....

여기 있는 우리들은 이제 신경쓰지말거라..]

[ 아,,그리고 그릇이랑 너무 감사드려요 ]

[ 그래, 디자인이 좀 촌스러울 거야,,..

여기 들어오기 전에 모두 줬어야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어,그래도 새 것이니 

언짢아하지 말고 받았으면 고맙겠구나.]

[ 아니에요..너무 맘에 들어요...]


[ 케이짱,내가 너한테 줄 게 그런 것 밖에 없어서

많이 미안하구나..마지막,,가기 전에 좀 괜찮은

선물을 하고 가고 싶은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서 ]

[ 왜 마지막이에요..저 다음달에 갈 거니까

그 때도 어머님 주고 싶은 거 주세요~]

[ 그래..다음에 오면 같이 가서 니가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라가도록 꺼내 놓으마..

양식에 쓰는 포크랑 나이프세트, 카레전용 접시, 

찻잔세트, 죽그릇도 새 것이 그대로 있으니

괜찮으면 가져가 썼으면 한다.. ]

[ 네..어머니..감사합니다]

당신은 아끼느라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두셨던 

새 살림도구들을 이젠 모두 며느리에게

 주신다고 한다. 마지막 선물이라시며,,..

내가 저 그릇들을 어떻게 쓸 수 있을까...

다음달에 내가 시댁에 간다해도 어머님은 집에 

같이 갈 수 없다. 그것을 당신도 알고 있기에

어디에 뭐가 있는지 미리 말씀 하신 듯하다.

정말 마지막이 되진 않을까 가슴이 져미지만

좀 더 오래 살아계시라고, 좀 더 버티시라고

 기도하고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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