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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부부,,,있을 때 잘 하기

by 일본의 케이 2015.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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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잘 계시죠? 오늘 감 받았어요.

 무슨 감을 이렇게 많이 보내셨어요?

이거 사서 보내신거죠? ]

[ 응, 올해는 우리집 감나무에 감이 안 열려서

그냥 거래처에서 샀어... 맛은 어때? ]

[ 일부러 안 보내셔도 되는데...

올 해 감이 안 열린 거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내주시니까 제가 죄송하네요..] 

 

[ 케이짱이 유일하게 우리한테 감을 좋아한다고 말해 줬는데

우리 집 감은 없어서 못 보내니까

다른 집 거라도 맛을 봤으면 해서 보낸 거야..

노인들 마음이라 생각하고 그냥 먹었으면 해... ]

[ 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어머니, 무릎 재활 병원은 지금도 매일 다니세요? ]

[ 아니, 요즘 못갔어..바빠서..]

[ 무슨 일 있으셨어요?]

[ 2주 전에 다카시 부인이 죽어서 장례식 치르고

 그러느라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 에? 다카시상 부인이 돌아가셨다고요? 언제요?

근데, 왜 저희한테 말씀 안 하셨어요? ]

 

깨달음에게 얼른 전화를 바꿔 드렸다.

한참을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듣던 깨달음이

자기에게 바로 알리지 않았냐고 몇 번 어머님께 화를 냈었다. 

자기 이름으로 부조금은 냈는지도 확인하고

무슨 얘길 심각하게 듣고만 있는 것 같더니

깨달음 얼굴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다카시형님은 깨달음보다 8살 위인 삼촌 아들이다.

 아내는4년전 뇌졸증으로 쓰러져 의식불명인 상태이고 

혼자서 아내의 병간호를 하고 계신다. 

  ( 전편 보기  http://keijapan.tistory.com/773 ) 

우리가 지난10월 말에 가서

보증관계에 대한 거절및 부채내역들도 설명을 드렸을 때

자기도 모르게 아내가 만든 부채가 꽤 있음을 알고

많이 놀랬었는데.... 그 아내분이 돌아가셨단다.

돌아가긴 전날, 감기에 걸린 아내가 땀을 많이 흘리길래

언제나처럼 수건으로 몸을 닦아줬는데

의사표현이 전혀 안 되는 상태로 누워계시던

 아내분이 갑자기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시더란다.

그래서 다카시 형님이 고마워서 그러냐고

괜찮다고 고마워하지 말라고 이렇게 눈물 흘리는 거 보니까

곧 좋아질 것 같다고 기분이 좋아 열심히

구석구석 깨끗히 닦아드렸단다.

그런 그 다음날 아침,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고

장례식 날, 가족들 모인 곳에서 다카시 형님이 그 얘길 하면서

마지막 인사처럼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그렇게 슬프게 울었다면서

그 얘기를 나한테 전하는 깨달음도 울었다.

[ ...................... ]

그래서 어머님은 계속 다니시던 병원을 못가고,,,

다음주부터는 다시 다니겠다고 말씀하셨단다.

우리의 삶과 죽음은 늘 이렇게 가깝게 자리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 아내를 잃고, 남편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떠나 보내야하는 게 삶이다.

깨달음에게 문득, 내가 혹 먼저 세상을 떠나면

어떤 이유로 생을 마감하든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관에 태국기를 씌워서 한국으로 가져가겠단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죽으면 장례식은 동경에서 치르고

유골은 자기 고향에 그리고 한주먹은

한국에 가져가서 우리 아빠 옆에 놓아주란다.

[ ......................... ]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사진)

 

정말 그러고 싶냐고 또 물어도 깨달음 대답은 늘 같다.

한국에도 인연이 있으니까

자기 유골이 한국에 조금 있어도 괜찮지 않겠냐고

자기 욕심 같아서는 내가 유골을 전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싫어하니까 반은 자기 고향에

반은 한국에 놓아 주길 바란단다.

반이 싫으면 한주먹이라도 좋단다.

 몸이 따로 따로 있어 편히 쉴 수 없을 거라는

내 생각도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일본에선 유골 일부를 목걸이에 걸고 다니는

사람도 많이 있다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란다. 

[ ......................... ]

우린, 아주 가끔, 이런 얘기를 한다.

어느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뒷정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깨달음은 죽어서도 한국과의 끈을 놓치 않으려 하고

난 모든 걸 제자리에 돌려 놓으려하고,,,,

그리고, 얘기를 마칠 때도 주문처럼 우린 한 목소리를 낸다.

살아 있을 때,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자고,,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상대를 위하고

조금 더 아껴주고, 조금 더 많이 사랑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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