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 언니,,,메일 읽었어...
근데,, 언니가 너무 담담해서 웬지 더 불안한 마음이....
뭐랄까,,폭풍전야처럼 고요해서....]
[ 그래? 근데 난 그냥 마음이 편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잖아,,,
그래서 더 담담한가봐..]
[ 혹시,,검사 결과가 안 좋으면 어떻게 돼?]
[ 음,,,수술을 해야 될 것 같애..
그냥 악성이 아니길 바랄뿐이야,
만약에 악성이면 항암치료를 따로 하겠지...]
[ 언니,,,근데 왜 그렇게 편하게 얘기해? ]
[ 그냥,,,마음이 차분해,,,그냥 그러러니 하고,,,
받아들여야지..어쩔 수 없잖아....]
오늘 결과가 나왔다.
작년 치료를 마치고, 모든게 완치 되었다.
그런데 치료를 끝내고 반년이 지나도
빈혈수치가 정상치로 올라오지 않았고
그걸 이상하게 본 우리 주치의가 내 빨간날 사정을
물으셨고, 소견서와 함께 날 산부인과
검사를 받게 하셨다. 다른 종합병원으로,,,
빈혈이 심했고 헤모글로빈 수치가 올라가지 않았던 건
이유가 있었다.
과다출혈,,, 단순한 생리가 아니였다는 검사결과였다.
일단,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실시했고
상당한 크기의 혹 같은게 2개나 발견이 되었다.
조직검사결과를 알 수 있었던 건 오늘 아침이였다.
어젯밤, 후배가 집에 잠시 들렀다가
내 책상 위에 올려진 책을 보고 한마디 했다.
[ 언니, 이 책 지금 몇 번 읽는거야?
저번에도 이런 긍정에 관한 책 읽는 것 같더니만 또 읽어? ]
[ 야,,, 넌 안 읽어도 되지만 나 이런 걸 자주 읽어야 돼..
워낙에 부정적인 사고가 깊게 박혀 있어서
매일 읽지 않으면 안 고쳐진단 말이야~~]
[ 언니, 많이 좋아졌잖아, 이젠 완전 긍정마인드 된 것 같던데?]
[ 아니야,,,아직도 어두운 구석이 남았어..그래서 읽어야 돼...]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 00야, 지난주 우리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
[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고
너도 들어봤지?]
[ 응, 음식점 같은데 가끔 걸려 있거나
가훈으로 쓰는 사람들도 있는 성경구절 아니야?]
[ 맞아, 크리스챤이라면 어느 누구나 알고 있고
가슴에 세겨야할 기본중에 기본인 것을
난 잊고 살았던 것 같고 실천에 옮기지 못했던 것 같애.
기뻐하는 것도, 기도하는 것도, 감사하는 것도,,,
그리고 우리 목사님이 또 이러시는 거 있지,
하나님! 살다보면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많이 있는데
그럴 때도 맨날 감사하고 기뻐한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라고 반항하고 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려주신 사명이니까 나쁜일에도 감사하는 마음과
기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그러셨어,,,,
아주 심플하면서도 현실적인 비유가 괜찮지 않냐?
그래서,,,, 늦였지만 많이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가,,...]
[ 왜 그래~~ 갑자기? 좀 이상하다 언니..]
이 후배에겐 끝까지 검사에 관한 얘긴 하지 않았다.
주치의가 준 소견서를 들고 병원을 다녀온 그날 밤은
솔직히 많이 울었다.
울컥 알 수 없는 설움이 몰려와 울고 또 울었다.
왜 또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긴 것인가,,,
뭘 또 얼마나 내가 잘못했는가,,,,,
생각하고,,,, 울고,,,,,작년에 치료받았던
지옥같은 시간을 또 겪을 것을 생각하니 치가 떨리게 싫고,,,,
그렇게 몸부림을 치며 그 밤을 하얗게 보냈었다.
그런 다음날 아침, 이상하리만큼 마음이 차분해졌다
누구를 원망하는 것도, 지난 시간을 후회하기도
앞으로의 일들을 슬퍼하는 것도
모두 부질 없고, 작년에도 버티었는데
그걸 또 못 버티겠냐고,,견딜수 있을거라는
허세같은 자신감 같은 게
내 마음에 자리잡기 시작했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마음 먹으며 오늘 아침, 조직검사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일단, 자궁암이나 악성 쪽은 아니고
수술도 지금 당장 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 혹처럼 생긴 이 덩어리가 무엇인지
시간을 갖고 더 관찰을 해야할 것 같다고 하셨다,
여성들에게 많은 자궁근종일 가능성이 높긴 하나
상태를 좀 더 확인해보자 하셨다.
병원 문을 나서며 크게 쉰 호흡을 했다.
다행이다,,참 다행이다...
[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
감사할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늦기전에 더 많이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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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들...
지난 2달 전부터 제 블로그 글들이
들쑥날쑥 했음을 제 이웃님들은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바쁜 건 아니였고, 블로그에 글 올리는 게
정신적으로 그리 편하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슬럼프가 아닌, 소재고갈,,그리고 뻔한 우려먹기 식의
글들이 많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고
제 정신세계, 육체도 그리 바른상태가 아니였기에
더더욱 블로그에 전력을 쏟지 못했습니다.
아프다는 소리도 한 두번이고,,
매번 아프고, 다치고, 슬프고, 투덜대고,,,,,,
그런 글들을 반복하는 것도 싫었고,,,,
잊지 않고 매일 찾으시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글을 자주 올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음을 사과드립니다.
이럴바에 그냥 슬슬 블로그를 닫아야 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도 해봤지만 이 상태로 문을 닫는 것도
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어
깨달음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진 글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고,
완본이 되면 여러분들께 선사드릴 생각입니다.
그 때까지 얼마가 걸릴지 아직 예상은 못하고 있지만
완본이 될 때까지는 글은 올리겠습니다.
조금은 지루하고, 조금은 식상한 글이 반복 되더라도
조금만 더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
이웃님들, 죄송하고,,,많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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