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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역에서 (에세이)

장례식장에서 다짐을 했다

by 일본의 케이 2025.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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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멘 좀 그만 먹어라고,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고

몇 번을 말 해야 알아먹는 거야? ]

그 사람이 라멘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난 정말 싫었어. 그래서 라멘을 먹을 때마다

눈총을 줬거든,,,당신을 위해서라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돌이켜보면 단순히

그 사람 라멘 먹는 꼴이 싫어서였어..

남편이 떠난 후 집 근처 라멘집을 지나칠 때마다

발걸음이 멈춰진다는 요시가와(芳川) 상. 

 

[  양말에 구멍 난 것을 또 신는 거야?

 그 색바랜 재킷은 언제 버릴거야 ! ] 

 

그렇게 절약해야한다고 짠돌이처럼 옷 한 벌

제대로 안 사 입고 궁상맞게 생활하면서

돈을 모으더니 그 돈 다 써보지도 못하고

떠날 거면서 뭐 하려고 그리도

아등바등 살았을까.... 홀로 남은

요시가와 (芳川) 상은 남편의 손길이 묻은

 물건들이 눈에 띌 때마다 남편이 왜 그렇게까지

절약을 하려고 했는지 알게 됐다.

 

[ 티브이가 그리도 좋아? 지겨워 정말. 

제발 밖에 좀 나가라고, 날도 좋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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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하면 티브이 앞, 휴일에도 온종일

티브이만 보던 남편이 싫어서 누구네 집은

어디로 놀러 갔다더라, 이번 휴가 때는 외국에

갔다더라고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만들어가며

잔소리를 퍼부었던  요시가와 (芳川) 상은 

이제 자기가 남편처럼 하루 종일 티브이 앞에

앉아 있다.

 

[ 아이가 안 생기는 게 내 탓이야? 

내 탓이냐고!! 당신한테 문제가 있는 거야! ]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마흔이 돼서야 병원에 도움을 받았는데

그것도 잘 안 되고,, 그래서 난 포기하려

했는데 그 짠돌이 남편이 시험관시술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어.. 근데 끝내

아이가 생기지 않았지.. 남편은

입양이라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싫다고 했거든,,

그렇게라도 해서 남편에게 아빠라는 소리

한 번 듣게 해주지 못하게 가장

가슴이 아프다는 요시가와 (芳川)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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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허망하게 갈 줄 몰랐어.

이렇게 날 혼자 만들 거라 상상도 못 했어.

이렇게 가슴이 미어질 줄 몰랐어.

 이렇게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었다는 걸

그 사람이 떠나고 나니 알았네....  

그땐 왜 몰랐을까,, 내가 정말 바보였어,,

그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자꾸 눈물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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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을 땐, 정작 몰랐던 것들이

떠나보내고 나니까 그 사람이 얼마나

나한테 좋은 남편이었는지 알았어.

 곁에 있을 땐, 잘해야지 했다가도 

또 미운소리를 하고 몰아세웠어.

 곁에 있을 땐, 꼴도 보기 싫어서 내 눈에

안 띄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영영 못 보게 될 줄 몰랐어.

 좀 더 다정하게 굴 걸,,

좀 더 따뜻하게 대할 걸,,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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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똥같은 눈물을 수건으로 꾹꾹 눌러

훔치는 요시가와 (芳川) 상에게는 

후회스러운 것들이 가슴과 마음에 가득해서

그것들을 내려놓을 시간이 꽤나 필요했다. 

인간은 시간이라는 약에 치유되고 

또 그 시간 덕분에  망각하고 엷어져

다시 웃고 잊어가며 살아진다.

그래서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말이 있나싶다.

아파하고 미안해하고 애달파 울어도

그 사람은 이제 없다.

가슴에 후회라는 응어리가 덜 쌓이도록

서로가 살아 숨 쉬고 있는 동안만큼은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해본다.

 (後悔さきにたた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