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상은 지난번에도 자리를 양보하던데
오늘도 양보하네, 진짜 착해 ]
착한 게 아니라 연장자가 눈 앞에 서 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져서
전철이든, 지하철, 버스에서든 몸이 먼저
반응해 일어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 정 상이 준 김치는 팔아도 될 만큼 맛있는데
왜 그냥 막 나눠주는 거야, 아깝잖아 ]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거라 배웠고
기브엔테이크식 사고가 아닌
바라는 거 없이 주고 받고 자란 덕분에
계산하지 않고 같이 나눠먹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 정 상이 자기 의견을 확실히 말해준 덕분에
일이 빨리 진행되서 고마워 ]
주위 눈치보면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그렇다고 내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아서
싫은 건 싫은 것이고 좋은 건 좋은 거라
자기 감정에 솔직한 난 역시 한국인이다.
[ 정 상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많은가 봐 ]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덕분에
가족의 따스함이 늘 그립고
죽이네 살리네, 웬수네 해도 가족만이
가지고 있는 불변의 사랑이 있다고
굳게 믿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 정 상은 의외로 애국심이 강한 것 같아 ]
집만 떠나도 개고생인데 나라를 떠나보니
내 나라가 얼마나 괜찮은 나라였는지
절실히 알게 되었고
징글징글한 헬조선 탈출해서 부럽다하는
사람도 꽤 있지만 막상 타국살이가 시작되면
이방인, 외국인이라는 신분이 죽을 때까지
따라다니고 끝없는 허허로움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어
누가 뭐래도 내가 태어나 내가 자란 곳이
최고이기에 애국가만 들어도 눈물이 흐르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 정 상은 아침에 아직도 밥이야?
빵이 간단하지 않아?]
애기 때부터 이유식을 누룽지로 시작했고
자라면서 김밥, 비빔밥, 짜장밥,국밥을 먹고
성장하다 보니 밥심으로 하루를 시작하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는 걸 보면
난 역시 한국인이다.
[ 정 상은 피부가 왜 그렇게 좋아? ]
콩나물, 배추나물, 취나물, 시금치나물,
가지나물, 도라지나물, 호박나물 등
50가지가 넘는 나물류와 파김치, 오이김치,
열무김치, 배추김치, 부추김치,
무김치, 총각김치, 깻잎김치, 고들빼기김치,
얼갈이김치, 갓김치, 물김치까지 30가지가 넘은
각종 김치들을 매일 식탁에 빠짐없이 하나씩 올린
덕분에 피부가 좋아졌으니 역시 나는 한국인이다.
요즘 일본에서 자주 보이는 이상한 한글
깨달음이 한글을 배운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한국어 실력에 본인도 답답해하고 있다. 제2 외국어를 60이 넘은 나이에 시작해 배워나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음을 스스
keijapan.tistory.com
[ 정 상은 항상 두 손으로 물건을 건네
주는데 다른 한국사람들도 그래?
술 마실 때도 왜 옆으로 고개를 돌리짆아 ]
내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어갔으니
어릴 적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보고,듣고 자란
유교적 교육이 아직 남아있어서
나도 모르게 한 손이 아닌 두 손으로
공손함을 표하는 습관이 몸에 배였고
어른들 앞에서 뻐끔 뻐끔 맞담배를 피고
면전에 대고 술을 벌컥벌컥 마시는 건
어른에 대한 예의와 공경심이 결여된 거라
생각하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남편이 하고 싶은 말
예전부터 사 주겠다고 몇 번 했었는데 거부해 왔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자전거도 바퀴를 두 번 바꾼 것 외에외관상 촌스럽고 투박하긴 하지만싱싱 잘 달리고 마트에서 물건 살 때도앞 뒤로 바
keijapan.tistory.com
요즘의 블로거,,그리고 나
언젠가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 블로그에 연두색 배지가 달렸다. 뭔가 해서 봤더니 스토리 크리에이터라는 표식?같은 거였다. 왜 이게 달리는지, 어떻게 선택된 건지 별로 궁금하지 않아 자세히
keijapan.tistory.com
어릴 적 받아온 문화적 교육과 주변 환경이 주는
정서적 가르침들은 내가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었고 뼈와 살이 되어 지금에 내가 있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옮다고 판단해서
해 왔던 행동이나 태도가 일본인들에게는
낯설어서 궁금증을 유발시키지만
나는 그런 한국적인 요소를
지금껏 간직하고 있는 게
참 다행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난 한국인이니까.
( 当たり前でしょう。私って韓国人だもん)
'도쿄역에서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네다공항 도착로비에서-1 (0) | 2025.02.27 |
---|---|
신주쿠에 부는 북풍을 맞으며 (0) | 2025.02.12 |
가슴 속, 희망을 날려 보낸다 (0) | 2025.01.20 |
아들이 야구를 그만 두다 (0) | 2025.0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