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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장모님께 뭐든지 부탁하는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14.10.02

 

 

[ 병원 마지막으로 갔다왔냐? 인자 약 안 먹어도 쓰냐?]

[ 응, 엄마, 인자 괜찮아 ]

아~ 근디, 일본은 뭔 화산이 터졌다고 난리드만, 거긴 괜찮냐? ]

[ 응, 여긴 괜찮아요]

[ 아, 글고, 깨서방한테 이번엔 전복하고 또 뭐 좀 준비하끄나? ]

[ 그냥, 전복만 준비하시면 돼~ 다른 건 필요 없어, 엄마~]

[ 어저께 도라지 까서 배즙이랑 같이 짰다, 깨서방이 잔기침을 많이 하드만 그래서 도라지도 넣고 짰다 ]

 글고, 또 뭐를 준비하믄 좋을까 모르것다,,, 지금이 꽃게철인디 꽃게찜도 좀 하끄나?]

잠깐만 기다리시라고 하고 옆에서 티브이보고 있는 깨달음에게

엄마가 뭐 먹고 싶은 것 준비하신다는데 꽃게 먹을 거냐고 물으신다고 빨리 말하라고 그랬더니

내 전화기 쪽을 향해 [ 먹어요~~ ]란다.


 

그 소릴 들은 엄마가 막 웃으시면서 꽃게는 찜을 하고 전복은 날로 먹을 건지도 물으신다.

옆에서 또 [ 사시미~ 먹어요~]란다.

내가 통역해주기도 전에 전복이란 단어를 듣고 사시미라고 외친다.

핸드폰을 스피커폰으로 해두고 엄마랑 통화를 하게 했다.

그 외에 다른 반찬들은 뭘 준비하는 게 좋냐고 물으시자

 바로 [ 나무루(나물)~~] 란다.

[ 오메~, 알았네, 내가 나물도 맛나게 무쳐놓라네, 또 먹고 싶은거 있으믄 뭐든지 말해보소~]

이번엔 [ 스프 먹어요~~~]란다.

[ 알았네, 내가 따근한 국물이랑 준비할랑께 조심히 오소~]

 

전화를 끊고 깨달음에게 한마디 했다.

당신, 장모님을 너무 편하게 생각하지 않냐고 그랬더니

어머님이 물어보시길래 대답한 것이였고 이번엔 자기가 못 먹었던 것들을 다 먹고 올 생각이란다.

당신이 이제까지 못 먹은 음식이 어딨냐고 다~~먹었다고 그러자

추석상에  명태코다리 같은 게 있었다고 그것도 어머님께 얘길 했어야하는데 깜빡했다고 애석하단다.

( 남편의 질투심을 유발시킨 한국음식- keijapan.tistory.com/527 ) 

( 한국에만 가면 통제가 안되는 깨서방- keijapan.tistory.com/161 )

아무튼, 이번에 가면 엄마한테 예의를 지키라고 다리 펴고 앉거나

엄마방에 누워서 티브이 보거나 그러지 말라고 그랬더니

자긴 그렇게 해도 어머님이 봐주실 거니까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할 거라면서

점점 자기집보다 우리집이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 자기도 이상하단다. 

[ ......................... ]

지난 2월 한국 갔을 때부터 [오머니]에서 [옴마]로 호칭을 바꿔 불렀던 깨달음.

처갓집을 편하게 생각해주는 마음은 고마운데

장모님께 저렇게 뭐 해달라고 부탁하는 사위는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일본인 사위가,,,

이번에 가면 또 분명 내 말은 안 듣고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할 것이다. 

 알아 듣게 가르쳐야 할텐데.....걱정이다.

댓글14

  • 민들레 2014.10.02 00:29

    예의범절 따로 알려주시지 않아도 될것 같습니다.
    깨달음님께서 충분히 아실겁니다
    장모님이랑 좀 더 가깝게 대하고 싶어 그러시는것 같아요
    명태 코다리에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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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무 2014.10.02 00:36

    역시 사위사랑은 장모님이군요..ㅎ
    케이님도 맛난 활전복 조물조물 무친 나물드시고
    기력회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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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양 2014.10.02 06:32

    한국오시면 맛난거 많이 드시고가셔요
    장모님과 사위 사랑이 넘치시네요
    깨달음님 드시고싶은 한국음식도 맛있게 드시고 가셔요 들깨 풀어넣은 시래기국도 맛있드라구요 어서 한국에 오셔요 ㅎㅎ
    답글

  • 2014.10.02 08:0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Jun 2014.10.02 08:07

    한국 가시는 구나. 부러워요!!
    맛있는 것 많이 잡숫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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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xianji 2014.10.02 09:10

    깨달음님 귀엽네요^^ 장모님도 편해서 그런거 같고... 보기가 넘 좋아요^^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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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여워요 2014.10.02 09:37

    장모님이 괜찮다고 하시면 저렇게 귀엽고 애교많은 사위가 오히려 좋은것 아닌가요 ^^ 맛있는 것 많이 드세요 ㅎㅎ
    답글

  • 2014.10.02 10:4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행복한요리사 2014.10.02 12:45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어머님께서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부럽게 보고 갑니다..케이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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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굄돌* 2014.10.02 13:10 신고

    든든한 빽이 있는데
    아내 말을 들을 이유가,
    전~혀 없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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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라우지니 2014.10.02 17:31 신고

    장모님이 깨서방을 사랑하시는걸 아는 모양입니다.
    사람은 원래 자기를 이뻐하는 사람앞에서는 조금 더 애교도 떨고,떼도 쓰고 하거든요.
    장모님은 깨서방이 참 귀엽다생각하실거 같아요. 보통의 사위들은 뭘 물어도 시큰둥하게 대답하는데, 깨서방님은 묻는말에 대답도 잘하고 주는 음식도 잘 먹는 예쁜 사위시니 말이죠!^^
    답글

  • 테라베 2014.10.03 10:13

    저희 신랑...가서 아빠 식사하시라고해...했더니만,
    당당히 아빠방에 가서 노크하고...아버님 밥!!!!!
    주방에서 밥차리던 엄마와 저는...동작그만!!!!!

    제가 곧 바로...여보 말이 너무 짧다.했더니....뒤에붙이는말...
    아,깜빡했네....먹어!!!!!!

    다들 빵 터지기는 했지만,저희 신랑은 한국어 공부하지 않아도
    엄마,아빠 다른 가족들이 모두 자기 예뻐하니까 이해해준다고...
    가끔 제가 진심으로 화내거나하면...부모님이 웃으면 그게 효도인거라라 뭐라나...

    암튼 삶의 방식이 비슷하신 일본 사위 분들이신듯 합니다.
    답글

  • 위천 2014.10.07 20:02

    걱정하지마세요
    뭔가 깨서방님 나름의 기준을 정하고 행동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가족이라는 끈끈한 정이 좋다고 했었죠
    아마도 그것을 더 느끼고 싶은 것이 아닌가 하네요
    답글

  • 술렁술렁 2014.10.20 15:58

    너무 재미있어 처음부터 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앞쪽은 대부분 글히가 너무 작아 볼 수가 없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