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월급날이였다.
이날은 내가 깨달음에게 한달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한 턱 쏘는 날이기도 하다.
주말인데도 거래처와 미팅이 있어 외출했던 깨달음이 먹고 싶은 게 생각났으니
코리아타운에서 만나자고 문자가 왔다. 역시나 내 예상이 빗나가질 않았다.
늘 같은 코스인 슈퍼를 돌고 깨달음이 올 때마다 사고 싶어했던
양은냄비를 몇 번 들었다 놨다,,, 라면 넣어서 먹는 흉내도 내보길래
그냥 하나 사라고 그랬더니 한국가서 사겠단다.
그 다음 코스는 짜장면집,,,
오늘은 새로운 걸 먹어 보겠다고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
나한테 먹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
따끈한 국물은 좀 먹을 것 같아서 난 우동을 시키고
자긴 많이 먹을 거라고 짜장면과 깐풍기를 주문했다.
먼저 짜장을 먹고 있던 깨달음이 내 우동이 나오자
얼른 국물을 떠 먹어 보더니 [ 진짜 맛있다~]란다.
나도 오랜만에 먹는 우동 국물이 참 시원하게 느껴졌다.
국물을 몇 번 떠먹는 날 보더니 면발이 불으면 맛없다고
면도 같이 먹으라고 권했지만 국물 외에 들어가지 않아 홀짝 홀짝 천천히 떠먹고 있었더니
내 우동 그릇을 자기쪽으로 가져가면서
불기 전에 먹어야 한다고 우동 면발을 먹기 시작했다.
내 우동인데,,,,, 깨달음이 거의 다 먹었다.
깐풍기, 군만두도 혼자서 땀을 흘려가며 열심히 먹는다.
짜장면은 안 먹을 거냐고 물었더니 짜장면 질렸단다.
[오예스]도 질리고 [짜장면]도 질리면 이제 뭐 먹을 거냐고 그랬더니
이제부터는 안 먹어 본 새로운 것들을 위주로 먹을 생각이란다.
군만두를 깐풍기 양념소스에 찍어 먹는 깨달음을 보고 있다가 한마디 했다.
아내가 이렇게 못 먹고 있는데 당신은 진짜 잘 먹는다고 그랬더니
자기라도 많이 먹고 힘을 내야 날 돌볼 수 있단다.
그럼, 당신 배 나온 거 알고 있냐고 그랬더니 [ 하지마세요~]란다.
오늘은 한달간 수고했으니 맘껏 먹는 날이라고 스트레스 주지 말란다.
[ ....................... ]
요즘 중년 아저씨들 체형이 되어가고 있는 깨달음...
자기도 알고 있기에 듣기 싫은 게 분명하다.
아무튼, 깨달음은 오늘 새로운 중화요리에 대만족을 했고
난 한달간 고생한 남편에게 비록 짜장면이였지만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다행이였다.
근데, 왜 갑자기 짜장면이 질렸을까,,,,,
이번엔 무슨 음식에 눈을 뜰까 심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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