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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

by 일본의 케이 2021.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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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운전면허 갱신을 위해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탈까 자전거를 탈까 잠깐 망설이다

 버스를 타기로 결정했다.

골절 부분은 잘 붙어서 문제가 없는데

여전히 걸을 때마다 왼발이 불편하다.

재활치료라고는 하지만 집에서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을 하면서 굳어진 인대와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재활운동을

꾸준히 하고 안 하고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말에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며 발가락을 움직일 때면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나 싶기도 하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사람을

희망 고문시키는 게 아닌가 싶어

슬슬 짜증이 날 때가 있다.

정각 9시에 도착,  차근차근 서류접수를 하고

강의실 자리에 앉았다.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일 것 같은

안전교육을 꼭 받아야 하는가라는 건방진 

생각을 하고 있는데 비디오가 흘러나왔다.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영상들, 그리고

왜 이런 사고가 났으며 주의해야 할 점들을

서명하는데 난 자꾸만 며칠 전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왜 내 전화를 받았으면서

 바로 돌려주지 않았을까...

3일 전, 난 핸드폰을 분실했다.

분실사실을 알아차리고 그 자리에 돌아갔을 땐

이미 없었고 바로 전화를 하니 30대가량의 남자가

전화를 받았는데 뭔가 횡설수설했었다.

핸드폰 회사에 연락해 위치추적을 했더니

바로 내가 서 있는 곳 전방 50미터에

있다는 그 남자는 그 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좋아 집 뒤편 산책로를 걷던

날이었다. 벤치에 잠시 앉았던 게 내가

기억하는 핸드폰의 마지막이었다.

 뒷주머니에 잠깐 넣어두었던 핸드폰이

집에 와 보니 보이질 않았고 그 남자는

정확히 그 벤치에서 주웠다고 대답했었다.

그다음은 자신이 술이 취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올 수 있으면 자기 쪽으로 오라면서도

자신의 위치는 말해주지 않았었다.

새 폰으로 바꾼 지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아서

아까운 것도 솔직히 있었지만 

더 싫은 건 새로 사면 다시 처음부터

세팅하고 설정하는 게 무엇보다 귀찮았다.

그래서도 꼭 찾고 싶어 여러 번 

전화를 했지만 끝까지 받지 않았다.

그렇게 꼬박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예약해둔 핸드폰 매장에 가기 전에

분실신고를 하기 위해 파출소에 들렀는데

전날 밤, 내 핸드폰과 같은 모델이 경찰서에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며 알려주셨다.

그 소리에 정신없이 택시를 잡으려

걷다가 뛰기를 반복하면서  발목이

아픈 것도 잊은 채 도착한 경찰서.

내 핸드폰임을 확인하는 절차를 두 번

걸치고 나서 다시 내 손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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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그날 바로 전화 걸었을 때

한번 받아주셨거든요, 주우셨던 분이...]

 [ 어젯밤 7시 10분, 순찰 나가고 잠시 아무도

없었던 00 파출소 테이블에  올려져

있었다네요. 이 핸드폰이 ]

[ 아,, 그래요...]

[ 요즘, 핸드폰 분실 많아서 어제도 11대나

왔어요. 이곳 경찰서로. 그래도 이렇게 주인을

찾아서 다행이네요..]

[ 네.. 감사합니다 ]

핸드폰을 부여잡고 매장에 들어가

찾았다고 하자 운이 상당히 좋으신 거라면서

정지를 해지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며

깨달음에게 찾았다고 카톡을 보냈더니

돈 굳었으니 밥 사라고 했었다.

그래서 오늘  내가 점심을 사게 되었고

둘은 일터의 중간지점에서 만났다.

[ 깨달음, 뭐 먹을 건데? ]

  [ 저녁이면 와인도 한 잔 마셔야 되는데

점심이니까 간단하게 파스타 먹을게 ] 

우린 3일 전 핸드폰을 분실하던 그날을 다시

떠올리며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기류 같은 게 분명 있다면서 왠지

자기는 내 핸드폰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았다고 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92

 

남편에게 내 카드를 줬더니..

2주 전, 깨달음은 퇴근길에 열무김치를 사 왔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거래처 다녀오는 길에 한국어가 적힌 작은 마트가 있어서 샀다고 했다. [ 여름에 열무김치 먹는 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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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난, 잠금장치도 설정 안 해놔서

내 사진이랑, 스케줄, 메모까지

모든 걸 다 봤을 텐데.. 그게 좀 찝찝해..]

[ 그러긴 하는데..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야,

모바일 결제 같은 걸 안 해서 피해는

없었잖아, 요즘 이상한 사람들이 핸드폰

주우면 범죄에 사용하고 그러는데,,]

[ 그러지.. 그래서 그날 나한테 걱정 말라고

찾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어? ] 

[ 응, 묘하게 불안하지 않고

다시 돌아올 것만 같더라고 ]

무슨 근거로 그런 소릴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우린 기분 좋게 런치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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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eijapan.tistory.com/1487

 

병상일기-4 시간이 약이다.

장마가 끝난 덕분에 오늘은 비가 내리지 않고 선선한 바람까지 불어와 기분이 상쾌하다. 목발을 짚고 병원을 다닐 때마다 쏟아지는 빗방울이 야속했었다. 우산을 쓸 수 없어 바로 앞에서 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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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일터로

향하면서 난 생각에 잠겼다.

요즘, 난 무슨 정신으로 살기에 생전 안 하는

헛발을 디뎌 골절상을 입고, 

핸드폰을 잃고 초조하게 가슴 졸이는지

나사가 하나쯤 빠진 사람처럼

바보 같은 짓이 연속되고 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84

 

병상일기 -1 적응기간

연3일 뜬눈으로 밤을 샜다. 누워도, 앉아도, 엎드려도,아픈 다리로 서 있어봐도 대상포진의 통증이 나아지질 않는다. 진통제를 먹고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음악을 틀어놓아 보았지만 몸에서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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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할 만큼 철저하다는 소릴 들었던 내가

정신력이 무뎌져 버린 듯, 느슨해진

정신상태로 겉도는 시간들이 생기고 있다.

안 하던 짓을 하고, 좀처럼 드문 일들이

내 주변을 자꾸 맴돌고 있는 것 같다.

방심하며 사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요즘에

내 모습은 모자란 부분이 많은 실수투성이다.

원래 나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자괴감에 빠져든다.

깨달음은 행운의 여신들이 항상 내 곁에 

있는 걸 느낀다며  그래서 은근히 부럽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난 이 묘한

현상들을 면밀히 파헤쳐보고 싶어 진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필연 같은

이유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나는 

요즘 다시 생각이 많아졌다.

분명 핸드폰이 다시 내게 돌아온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일 없음에 감사하며 다시 한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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