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되었던 뼈가 완전히 붙었다는 기쁜 소식은
들었지만 걸을 때마다 통증이 가시질 않았다.
골절 부분이 아닌 발바닥, 발등, 그리고
쪼그려 앉지를 못할 정도로 발목이
뻣뻣해져 있어 집 근처 병원을 찾았는데
인대손상인 발목 염좌라고 했다.
그날,,, 발목이 꺾이면서 뼈도 부러지고
발목 관절을 지지하고 있던 인대와
근육이 늘어나고 일부 찢어지며
변형이 생긴 것이였다.
[ 그래서 이렇게 딱딱해진 건가요? ]
[ 네,, 굳어져서 그걸 풀어야 되니까
재활치료하셔야 합니다 ]
[ 얼마나 해야 정상으로 돌아올까요? ]
[ 음, 부분 파열이니까 3개월 이상은 하셔야 될 것
같은데 꾸준히 안 하시면
6개월이 넘어갈 수도 있어요 ]
늘어난 채로 방치해두면 습관적인 염좌,
나아가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발목 보강 운동을 해야 한고 덧붙였다.
[ 집에서 냉찜질 하세요? ]
[ 네.. 발이 붓거나 그러면...]
[ 냉찜질은 자주 해주시는 게 좋아요, 차갑게
해줌으로써 손상된 인대조직의 대사량을
감소시키고 염증의 생성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통증도 줄여주니까 스트레칭이나
재활치료 후에 수시로 하는 게 좋습니다 ]
[ 네....]
발바닥 통증과 발등 통증을 없애기 위해서는
감각 회복 및 통증 조절, 회복훈련과 강화훈련
스트레칭, 근력운동을 반복해야
늘어진 인대가 회복되기 빠르다고 한다.
[ 인대는 조직재생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한번
인대가 늘어나면 회복이 더딥니다 ]
[ 네...]
처방약은 특별히 없고 집에서 해야 할
전경골근을 강화시키기 위한 스트레칭을
10회에서 15회, 하루에 3번 이상 하라며
그 외에도 필요한 마사지, 운동들을 알려주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83
집까지 터벅터벅 걸으며 깨달음에게 보고?를
하려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카톡을 할까 하려다 말고 마트에 들러
시부모님께 보내드릴 반찬들을 샀다.
마구로 조림, 가츠오 엔쵸비, 연근, 버섯, 죽순,
곤약, 우엉, 톳까지 다양하게 구매했다.
아버님은 이 반찬들을 식사시간 때마다
반찬통에 조금씩 덜어 가져 가 드신다고 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16
우체국 아저씨가 짐을 가져가시고 내가 반찬을
거의 다 만들고 있을 때 깨달음이
퇴근을 하고 들어왔다.
[ 반찬 만들어? ]
[ 응 ]
[ 병원에선 뭐래? ]
[ 염좌 (捻挫)래 ]
[ 그래서 걸을 때마다 아픈 거래?]
[ 응 ]
[ 근육도 풀어주고 인대 마사지도 해야 된대 ]
https://keijapan.tistory.com/1374
샤워를 하고 나온 깨달음에게 아버님께
보낸 소포 영수증을 건넸더니 갑자기
은은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 왜? ]
[ 다리 아픈데 마트 갔다가 보낸 거야? ]
[ 응, 이번에는 칼로리 적은 사탕을 좀 넣었어 ]
[ 고마워.. 근데 좀 쉬지 또 반찬 만들었어? ]
[ 응, 저녁 준비하면서 반찬이 없길래 ]
저녁을 말없이 먹던 깨달음이 또 날 쳐다본다.
[ 왜 그래? 자꾸? ]
[ 그냥 너무 고마워서...]
[ 요즘 당신.. 이상하다,, 자꾸 고맙다고 그래? ]
이래저래 몸도 불편할텐데 잊지 않고
시댁에 소포를 보내는 것도 그렇고
반찬이며 식사며 꼬박꼬박 챙겨주는 게
고맙다고 했다.
[ 깨달음, 그렇게 감동 안 받아도 돼..
난 아내로서, 내가 생각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거뿐이야 ]
[ 의무라 해도 정성을 다하잖아,,
그 마음이 다 느껴지니까 고마운거지.. ]
[..................................... ]
요즘 깨달음은 가을을 타는지 별 일 아닌 것에
감동받고 울컥해한다.
https://keijapan.tistory.com/1454
[ 깨달음,, 내가 좋아서 하는 거야, 그니까
너무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
[ 당신은,, 참 책임감이 강한 것 같아 ]
[ 음,, 그 점은 나도 그렇게 생각해.. ]
내가 시댁에 하는 건 내 기준으로 봤을 때
며느리의 역할로 생각되는 것들을 하는 것뿐이고
깨달음에게 하는 것도 아내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는 것밖에 없다.
내가 만들어둔 며느리, 아내의 역할에서
벗어났다면 처음부터 하지 않았겠지만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적정선을 만든 것도
내 자신이었기에 정해놓은 며느리 몫과
아내의 의무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 아픈데 너무 무리하지 마, 쉬엄쉬엄 해도
괜찮아, 완벽할 필요 없어 ]
[ 알았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할게 ]
그래도 정성을 다한다는 깨달음의 한마디가
듣기 좋은 건 지금껏 해왔던 나의 모습이
정직했음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왠지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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