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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by 일본의 케이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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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보라며

2년 전까지 와이셔츠 버튼이 터질 것 같아서

못 입었던 걸 입게 되었다고

가벼워진 자기 몸을 꿀렁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 알았어. 얼른 출근해 ]

[ 나,,미팅 끝나고 2시간 후에 들어올 건데

오래간만에 짜장면 먹을까? ]

[ 별로...]

[ 별로라는 말은 긍정으로 생각하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

[ ................................... ]

자기 말만 하고 집을 나서는 깨달음.

인간이 저렇게 매일 긍정적일 수 있는 건

타고난 성격이고 어쩌면 시어머님이 임신 중에

태교를 엄청 잘하셨을 것이라 추측된다.

다음 달에 시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인데 그때는

잊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다.

세탁기 돌려놓고 난 바로 거실에 매트를

깔은 후 허리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어느 날은 걷는 것도 불편하고 또 어느날은

약간의 저림만 있을 뿐 다 나은 것처럼 몸이

홀가분할 때도 있어 좀처럼 감을 잡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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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2시간 10분이 지나 깨달음은 집으로 돌아왔고 

바로 옷을 갈아입고는 백화점에 추석선물을 

주문하러 가자고 했다.

[ 벌써 그때가 왔네... ]

[ 응, 올해도 변함없이 추석선물은 돌려야 해,

회사는 일이 없었지만.. 그래도.. 보내야 되니까 ]

[ 목록은 정했어? ]

[ 응, 당신만 체크하면 돼 ]

[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편하지 않아? ]

[ 나도 알아,, 근데 난 신주쿠에 나가야만

짜장면을 먹을 수 있으니까 ]

https://keijapan.tistory.com/1394

 

남편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지난주, 신문응모에서 당첨된 서프리멘트 (supplement;영양보조식품)가 도착했다. 참깨에 들어있는 지용성 리그난 성분의  세사민 캡슐이였다. 늘 그렇듯 깨달음과 똑같이 응모했지만 나만 당첨

keijapan.tistory.com

 

카탈로그에 나열된 기프트 목록은 해가 바뀌어도

별 반 다를 게 없어서 작년과 같은 걸로

체크를 하고 리스트를 깨달음에 넘겼다.

선물을 주문하고 난 후 겸사겸사 짜장면도 

먹는 걸로 나와 합의?를 본 깨달음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장마가 더 심해지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며 기분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 

백화점에 도착, 주문서를 넣고 바로 깨달음이

먹고 싶다는 곳으로 직행, 그곳은

예전에 오픈 당시 한 번 먹어보고 실망해서

안 갔던 백 선생님의 홍콩반점이었다.

https://keijapan.tistory.com/1382

 

남편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풀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신주쿠를 가야했다. 수조에 넣을 수풀과 새우들의 먹이를 사야했고 화방에 들러 필요한 도구들도 갖춰놔야했다. 요 며칠새 신주쿠에 코로나 감염자가 늘고 있어 요주의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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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안 오기로 하지 않았어? 맛없다고? ]

[ 근데,, 언젠가부터 여기 줄 서 있잖아,

 봐 봐, 오늘도 지금 줄 섰잖아, 그래서 내가

검색해봤더니 맛있다고 엄청 소문났더라고.

오픈 때는 맛이 좀 이상했는데 지금은

몇 년이나 지났잖아, 그니까  분명

맛있어졌다는 거야 ]

얼굴에 꼭 먹겠다는 의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서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 이름을 적고 기다렸다.

난 개인적으로 백 선생님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요리 스타일이 좀

독특해서 이 분의 레시피나 영상들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데 깨달음은 이 분이 나온

프로나 광고들은 무한신뢰를 했다.

짬뽕이 메인인데 역시나 짜장과 탕수육도 

기본으로 주문하고 주변 테이블을 둘러봤더니

다들 우리와 같은 메뉴였고 무엇보다

80% 이상이 일본이었다. 

[ 일본 방송에서 한 번 소개했나? 왜 이렇게

일본인이 많지? ]

[ 아마도 어느 프로에서 소개됐거나

유명인이 먹었다거나 그래서도

이렇게 인기사 생긴  것 같아 ]

오픈 무렵, 주방에 있던 동남아시아인이 보이지

않은 걸 보면 분명 맛이 달라졌을 것이다.

기다리던 음식이 나오고 깨달음이 먹어 보고는

바로 엄지 척을 올린다. 

[ 맛있어졌어. 짜장도 옛날 짜장맛이 나, 좋아 ]

깨달음이 만족했다니 일단 다행이고

내 입맛에도 역시나 많이 좋아졌음을 느꼈다.

[ 주방이 바뀐 거 맞지? ]

[ 응, 분명 맛이 완전히 달라졌어 ] 

짜장과 짬뽕을 번갈어 먹으며 아주 좋아했고

탕수육은 찹쌀 옷을 입혀 튀긴 방식은 같았은데

위에 끼었은 소스 맛은 다르다며 바로 알아챘다.

오랜만에 먹는 짜장면에 약간 이성을 잃은 듯

열심히 먹은 깨달음은 남은 탕수육은 포장을

부탁해 챙겨 나와 우린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을 나서기 전 내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합의를 한 것도 있지만

코리아타운에서 구입할 물건이

별로 없어서도 그냥 돌아왔다.

[ 어땠어? 종합적인 평가를 해보면? ]

[ 응, 만족했어. 근데 굳이 말을 하자면,, 역시

오리지널 한국 짜장면이랑 소스에 찍어도

바삭바삭한 탕수육이 더 맛있는 것 같아 ]

[ 그 봐, 내가 말했잖아,,]

https://keijapan.tistory.com/1467

 

한국의 재래시장에만 있는 것

5월 8일, 어버이날, 그리고 일본의 어머니날(母の日)에 맞춰 깨달음과 함께 선물을 준비했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이 좋아하는 과일젤리, 카스텔라와 앙코 빵,  민트 사탕을 똑같이 포장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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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eijapan.tistory.com/1481

 

생전 처음,,구급차를 탔다.

구급차를 탔다. 밤 11시 27분, 멀쩡히 걸을 수 있는데 규정상 침대에 누워야 한다며 구급대원이 조심스레 날 눕혔다. 검지 손가락엔 산소포화도기를 끼우고 가슴엔 심장박동측정기를 잽싸게 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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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다음에 가면 볶음짬뽕을 먹을 거라면서  왜

짜장면은 가끔 먹고 싶어 지는지 자긴

한국사람도 아닌데 이상하다고 했다.

그리고 요즘 한국 꿈을 많이 꾼다면서

나한테 정말 9월에 안 갈 거냐고 물었다.

[ 응, 못 가, 그니까 당신도 잊으라고 했지? ]

[ 백신 맞으면 2주간 자가격리 면제 아니야?

그리고 외국인도 입국 허락할 것이고

그러면 나도 예전처럼 갈 수 있지 않아? ]

[ 그러겠지만,, 내가 안 돼 ]

 안 된다는 한마디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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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아직 백신도 못 맞았고, 일도 정리가 안 됐고

거기에 허리 디스크까지 더해져 마음을 비웠다. 

[ 깨달음, 나는 몸과 마음을 좀 더 건강하게 만든

다음에 가는 게 모두에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

그러니까 당신도 조금만 더 참아..]

[ 근데.. 한국 가서 가족들이랑 친구들 만나고

그러면 기분이 좋아지면서 몸과 마음이 빨리

낫지 않을까? 난 곧 한국에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엄청 설레는데? 당신은?  ]

[ ..................................... ]

저 끝없는 긍정파워는 어디에서 솟아나는 걸까..

한국에 가면 변화될 심리적 상태가 전혀

근거 없는 말은 아니어서 이번에는 내가

할 말을 잃었다. 아무튼, 지금보다는

좋아진 상태에서 움직이고 싶은

마음에 조금만 더 참을 생각이니

깨달음도 잘 참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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