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금 일본은..

코로나를 절실히 체감하던 날

by 일본의 케이 2020. 12. 18.
728x90
728x170

연말이 다가오며 신정선물들이 매일

들어오고 있다. 특히 올 해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일들이 처리되다보니 

오고가는, 주고 받는 선물들이 

많아졌음을 느낀다.

12월이 시작되면 깨달음은 거래처에

송년인사를 드리러 다녔던 지금까지의 관행을

접고 사람이 아닌 선물이 대신 가는

코로나 시대에 맞는 송년인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직접 회사로 찾아오는 분들이

 몇 군데 있다고는 하는데 대부분은

 전화상으로 1년간의 수고로움에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집으로 오는 선물은 대체적으로 나와도

일적으로 관계가 있으신 분들이 보내시는데

올해도 빠짐없이 니혼슈가 도착했다.

함께 미팅을 하고 술자리를 했었던 분들이여서

 내가 술을 즐겨 마신다는 걸 알고 

보내주시는 건데 받을 때마다 약간 부끄럽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연어도 잊지 않고 한 마리

 통 크게 보내주셨으니 감사하고 난 또 

내년에 이분들에게 맛깔난 김치를 담아

감사함을 돌려드려야할 것 같다.


스테이 홈이 길어질수록 집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해야한다는 걸 알기에 가볍게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스프와 밥에 뿌려먹는 후리가케,

 냉동만두도 보내주셨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선물을 고르는 게 그리 쉽지 않아

어드바이져가 상대의 연령, 인과관계를

묻고 적절한 상품으로 추천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기에 적절한 물건들을 선택하신 것 같다.

고투트레블,(Go to travel) 고투잇(Go to eat)

캠페인이 중단되었지만 오늘 도쿄는

 822명, 전국적으로는 3,202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모두가 느슨해진 탓도 있어 좀처럼 감염자가

 줄어들지 않아 내년 2월까지는 지금처럼 심각한

 상태가 계속될 거라 전문가들이 염려하고 있다.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 방에 

달달하고 폭신폭신한 스위츠계열과 커피를

두고 나오는데 날 붙잡아 세웠다.

[ 왜? ]

[ 나도 이거 안 먹으니까 블로그 이웃님 드려 ]

[ 그렇지 않아도 벌써 다른 몇 개는

포장해서 보내 드렸어 ]

[ 이것들도 마져 보내드려 ]

[알았어. 근데 진짜 안 먹을 거야? ]

[ 응 ]

나는 원래 카페인 제품을 마시지 않고

깨달음은 집이나 회사에선 녹차,

외출중이나 미팅때만 커피를 마시다 보니

이런 선물들은 우리몫이 아니다.


[ 아, 그리고 우리 회사 송년회, 안 하잖아 ]

[ 응,알아,,지난번에 말 했잖아 ]

[ 그래서 올 해는 당신이 참석 안 해도 될 것 같애]

[ 알았어 ]

[ 우리 직원들만 모여놓고 회사에서 초밥 주문해서

간단히 먹고 종무식을 하기로 했어]

[ 잘 했어..]

[ 거래처도 그렇고 직원들도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행이야, 시기가 시기인만큼 ]

[ 다행이네..]

그리고 깨달음은 회사경영에 관한 얘길 

잠깐 해줬다.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상황이

급변한 지금의 상태, 금전적 손실과 

내년 예산 등등,,


 실제로 지난 10월부터 깨달음 월급봉투가 

조금 얇아졌다. 결혼하고 10년동안 

처음 있는 일이여서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깨달음에게 별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껏 결혼생활을 하면서 우리 부부는 서로의

 수입과 지출에 관해 전혀 터치하지 않았고 

깨달음 회사가 잘 될 때나 그렇지 않을 때를

구별하지 않았고 매달 건네는 월급액에

만족하며 별다른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래서 얇아진 월급봉투를 받아들었을 때

어쩌면 지금 회사 사정이 내 생각보다 많이

 안 좋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10월초 깨달음에게 혹 회사가 힘들면

다시 일으켜 세우려 애쓰지 말라고, 

행여 잘 못 되면 노후는

 내가 책임지겠다는 말을 했었다.

둘이 사는데 앞으로 큰 돈이 필요한 것도 없고,

그냥 적당히 살면 되지 않겠냐고 했는데

깨달음은 힘들긴 하지만 이겨낼 거라 했었다.

[ 깨달음, 내년에는 좋아지겠지..그리고

지난번에 얘기했듯이 너무 무리하지 마 ]

[ 나도 마음 편하게 먹고 있어.그래도 종무식 때

직원들하고는 얘기를 해야될 것 같애,

회사를 접는게 아닌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체계를 변형해 가야한다는 것을,, ]

https://keijapan.tistory.com/1405

(남편의 짐을 조금 덜어주다)

이런 상황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코로나 탓으로

 돌려버리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본인이

 납득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깨달음의 신념은 굳건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고 하던데 이렇게 체감을 하고 있다.

 우리만 힘든 게 아닌 이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다들 악착같이 버티고

 있으니 잘 이겨내 보자고 한다. 

깨달음을 격려해줄 따뜻한 말을 찾다가 그냥 

가만히 안아줬다. 충분히 열심히 했으니까 

이젠 쉬어도 된다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