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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은 김밥 먹는 날이 따로 있다.

by 일본의 케이 2021.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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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일본은 매해 세쓰분(節分)

김밥을 먹는 풍습이 있다.

계절의 시작을 가리키는 입춘의 전날,

세쓰분매년 2월 3일 전후이며 이 날은 밤에

각 가정에서 남자나 어른이 귀신 가면을 뒤집어쓰고

마메마키(豆まき)를 하고 우리의 김밥과 같은

에호마키(恵方巻)를 먹는다.

콩을 뿌리는 이유는 액운을 막기 위함이고

에호마키를 먹는 건 복을 부르는

의미에서이며 콩을 뿌릴 때는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찌(鬼は外、福は内)라는

말을 외치며 콩을 뿌린다.

귀신은 밖으로, 복은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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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뿌린 콩은 자신의 나이만큼

먹어야 하며 에호마키를 먹을 때는

그 해의 좋은 방위,

손이 없는 방향을 향해 먹으며

끊어 먹거나 먹는 동안 말을 해서는 안된다.

이 에호마끼는 김밥처럼 여러 재료들을 넣어 만들고

칠복신(七福神)에 복을 비는 의미에서

일곱 가지 재료를 넣는 게 일반적이다.

이 칠복신은 장사 번창이나 무병장수를 가져다 신에

연유된 것으로 주로 넣는 재료로는 오이, 당근,

연어살, 생강, 표고 버섯, 계란말이, 장어.

다진 닭고기, 어묵, 두부, 단무지, 새우,

참치, 오징어 등을 넣는다.

하지만, 요즘은 7가지 재료가 아닌

자기 기호에 맞은 재료만

넣기도 하고 사이즈도 적당히 취향껏

개성 있는 김밥을 만들거나

간단히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입해

먹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새해를 맞이해 복을 비는

세시풍습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에호마키가 대량 폐기되는 일이

생기고 아르바이트생에게 판매 할당량을

강요하거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급여에서

공제하는 일이 발생하면서부터

농림수산성에서 폐기량, 식품 로스를  줄이기 위해

주문판매를 하도록 정부가 공문을 띄우기도 했다.

그래서 각 가정마다 미리 주문을 

하는 형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에게 김밥에 뭘 넣는 게

좋겠냐고 했더니 그냥 항상 먹던 맛으로

해달라면서 기본 사이즈가 아닌

꼬마김밥으로 해달라고 했다.

[ 왜? 원래 사이즈로 먹어야 되는 거 아니야? ]

자르지 않고 통으로 먹기 힘드니까

꼬마김밥이 좋다면서 잡채도 함께 먹고 싶단다.

[ 알았어, 잡채 해줄게, 근데 올해는

당신이 참치 좋아하니까 참치 넣어볼까? ]

[ 아니, 김밥은 오리지널이 제일 맛있어,

다른 거 안 넣어도 돼 ]

그렇게  먹고 싶다는 것으로 저녁을 준비했고 

깨달음은 아무 말 없이 김밥을 한 입에 넣고

엄지 척을 해 보였다.

잡채에 김밥을 둘둘 말아먹으면서도

엄지 척만 할 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조용한 식사를 마치고

 깨달음이 자기가 콩을 사 왔다며 가져와서는

베란다 문을 열고 콩을  한 알씩 던졌다.

[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찌(鬼は外、福は内)

나지막이 외치며 나한테 한국어로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 귀신는 밖으로 복은 안으로] 도

조용, 조용히 외치고 

원래는 콩을 한 주먹씩 던져야 하는데

밑에 집에 소리 날지 모르고 청소 아줌마에게

미안해서 5개만 던졌단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고도 똑같이

콩을 몇 알 집어던지고는 나한테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더니만

[ 코로나는 밖으로, 복은 집으로 ]를 외치며

한주먹을 거실 쪽으로 던졌다가

재미 붙었는지 나한테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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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너무 많이 뿌린다 ]

[ 복이 많이 들어오라고 뿌리는 거야 ]

[ 왜 코로나를 언급했어? ]

[ 코로나가 얼씬도 못하게 하려고 ]

떨어진 콩을 주워오면서 자기 나이만큼 먹어야

하는데  우린 나이가 많아 그냥

먹기 그러니까 맥주 한 잔씩 하잔다.

매년 세쓰분에는 빠지지 않고 김밥을 해 먹었는데

마메마키는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깨달음이 올 해는 [코로나는 밖으로]를

외치고 싶어서 일부러 콩을 사 왔단다.

[ 이렇게라도 해야 코로나가 떨어질 것 같아서]

[ 그니까,, 긴급사태도 한 달 연장되고,,

백신도 언제나 맞을지 알 수 없으니...

참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네..]

[ 한국도 이런 풍습이 있지? ]

[ 동짓날이라고 김밥이 아니라 팥죽을 먹긴 하는데

나쁜 기운, 악귀를 쫒는 거니까 비슷한 의미겠지 ]

[ 우린 김밥도 먹고, 콩도 뿌리고 했으니 

올 해도 무사히 잘 지나가겠지..]

[ 그래야지..]

한국은 언제쯤 백신을 맞는지, 부작용에 관한

얘기들을 안주삼아 맥주를 비웠다.

코로나가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만 불안감만

여러모로 더해가는 요즘, 깨달음은

콩을 뿌리면서라도 액운과 코로나를

물리치고 싶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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