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를 하고 30분쯤 지났을 때이다.
깨달음이 속이 더부룩하다고 탄산음료를 냉장고에서 꺼내 마셨고
난 그러는가보다 하고 내 작업을 계속했다.
30분정도 또 지났을 무렵, 계속해서 속이 답답하다고 탄산음료를 하나 더 마셔야 될 것 같다고 그러길래
체한 것 같냐고 물었더니 그런 것 같다길래 내가 낫게 해주겠다고
실바늘을 꺼냈더니 기겁을 하고 도망간다.
당신도 내가 하는 것 몇 번 봤겠지만 체했을 때는 이것만큼 특효약이 없다고
피를 조금만 빼면 바로 시원하게 내려 간다고 그랬더니 자긴 절대로 못한단다.
그럼 당신이 직접 하라고 그러면 덜 아플 거라고 한 번 해보라고 바늘을 갖다 댔더니
[ 오메~~안 돼~ 안 돼~하지마세요~~!! ]라고 악을 쓰고 난리다.
[ ......................... ]
어떻게 잔인하게 자기 손을 찔러 피를 빼냐고
그건 자해라고,,,,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면서 민간요법이 아닌 자기학대라고,,,,
한국에 다른 모든 건 다 이해하고 좋아하고 받아드려도
자기 몸에 상처를 주는 자해행위는 도저히 못 받아드리겠단다.
[ ......................... ]
이건 한방에서도 사용하는 거라고 기가 막히고, 혈이 막히면 뚫어주는 역할이라고
설명을 해도 자기 책상 쪽으로 도망가서는 이쪽으로 오질 않았다.
그래서 나도 그냥 냅 둬 버렸다.
그랬더니 자기 책상에서 뭔가 바시락거리면서 찾는 듯 하더니
이거 마시면 낫는다고 뭘 집어들더니 흔들어 보인다. 한국 감기약이였다.
당신도 알다시피 그건 감기약이라고 체했을 때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그래도
이 거 한 병 마시면 바로 낫는다고 피 빼는 것보다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뚜껑 따더니 한 입에 털어 넣는다.
한국적인 정서와 한국인다운 성향을 많이 갖고 있는 깨달음이지만
도저히 받아 들이기 힘든 게 있는가 보다.
하지만, 저 감기약을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믿고 있는 깨달음에게도 문제가 있다.
아무튼, 은근 고집도 쎄고, 겁도 많고 오버스러운 깨달음이다.
이런 게 문화의 차이라고 해야하는가,,,
옆에서 다 나았다고, 속이 시원하게 뻥 뚫렸다며 방에 들어가는 깨달음...
다른 외국인 남편들도 기겁을 하고 도망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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