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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에서 온 추석 선물

by 일본의 케이 2020. 9. 28.

이번주말, 이곳은 500명이 넘은 

감염자가 확인되었고 어제는 643명이였다.

코로나발생이후부터 우린 주말이 특별하지 

않게 되었고 늘 즐기던 외식이며 문화생활은

 단절하다시피 살고 있다. 모든 걸 집에서 

해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이젠

서로에게 자연스러워졌고 익숙해져가고 있다.

아무 일정을 만들지 않은 주말이면 깨달음과 나,

서로 자기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보낸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도 하며 영화를 보다가

스르르 단잠에 빠질 때도 있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깨달음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청소를 한다거나 정리를 하는 거라 추측이

되는데 어젯밤 추웠다는 얘길 했던 게 생각나

방문을 열어봤더니 역시나 가을용 이불로

 바꾸고 있던 찰나였다.

[ 이불 커버는 있어? ]

[ 응, 침대 서랍에 있어 ]

[ 더 두꺼운 거 줄까? ]

[ 아니, 이정도면 돼 ]


[ 어제, 많이 추웠나보네 ]

[ 응, 새벽에 추워서 일어났어. 진작에 당신 말을

들었어야했는데 ]

[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 응 ]

깨달음은 결혼초기때부터 옷장이며 이불 정리를 

스스로 했다. 자기 것?은 자기가 한다는

생각을 해서인지 내가 신혼때 속옷이며 옷정리,

계절별 이불 바꾸기등을 했었는데 자기가 

하겠다며 아주 익숙한 손놀림으로 뒷정리를 했었다. 

그래서 난 세탁한 것들을 깨달음 방에 가져다 놓으면 

되는데 가끔은 내가 해줘야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 물어보면 본인이 지금껏 해왔고, 어릴적부터 했던

 습관이니까 괜찮다며 전혀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 


오늘은 책장정리도 할거라며 전공관련 잡지들을

꺼내 묶어두고 옛앨범을 꺼내서는 대학시절에 

찍었던 사진들도 정리했다.

대학4년간, 취미로 찍었던 피사체들이 지금 와서 보니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미련없이 

휴지통에 집어 넣었다.

그 때, 초인종이 울렸고 동생이 보낸 소포가 도착했는데

께달음은 기다렸다는 듯이 정리하던 사진첩들을

그대로 두고 소포앞에 자리를 잡았다.


박스를 열자마자 쥐포냄새가 난다면서 좋단다.

하나씩 꺼낼 때마다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어를

모두 쏟아낸다.

[ 쥐포, 카라멜, 비빔라면, 지지미(부침개 가루) 

초코파이, 고구마과자, 김밥,,,,, ]

자기 것이라 생각되는 것은 자기 앞으로

그 외의 물건들은 내 앞으로 밀었다.

꺼내도 꺼내도 계속해서 나오는 과자에

좋아, 좋아를 연발하면서 바로 오란다를 

입에 넣고는 동생에게 보낼 하트 인증샷 포즈를

한번 취하고 빠르게 오예스 박스를 열었다.


[ 이건 안 먹어 본 맛이야~역시 처제는 

내 맘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이것도 먹어보라고 보내준거잖아,  

 이 허니버터아몬드랑 육포도 

내가 안 먹어 봤어. 너무 좋아, 좋아 ]

동생에게 올 안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에

들어가질 못할 것 같으니 몇 가지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내가 부탁한 것보다

깨달음에게의 선물?이 더 많았다.


한국에 가면 막걸리에 파전과 도토리묵을 같이

먹었던 기억이 나서 도토리묵 가루와 들깨가루,

엄마표 참기름, 깻잎장아찌를 부탁했었다. 

그런데 육포, 미역, 청국장가루, 쥐포, 김밥김, 

단무지, 미역, 오이장아찌, 부침가루, 

치약, 누룽지 등등 골고루 많이도 보냈다. 

[ 이거, 초코가 아니라 커피맛이 나~진짜 맛있다]

[ 많이 먹어~]

[ 쥐포가 두 종류야~]

[ 응, 하나는 아귀포래, 요즘은 쥐포보다 

이걸 많이 먹는다는대 ]

[ 그래?] 


저녁은 동생이 보내준 재료들로 김밥을 만들고

부침가루로는 오징어전을 부치고

청국장가루를 한스픈 넣은 된장찌개로 

저녁을 준비했다.

[ 와~~맛있겠다~~]

된장찌개를 한번 떠먹어보고는 맛있는데

 2%부족한 청국장 맛이라고 했다.

[ 생청국장은 냉장보관이여서 보낼 수가 없대]

[ 그렇구나,,]

오징어전을 먹어보고는 이럴줄 알았으면 

막걸리를 사둘 것 그랬다며

내일 당장 사다 놓아야겠단다.


[ 우리 처제한테 완전 추석선물을 받았네,

근데 너무 많이 받아서 좀 미안하네]

[ 나도 그래...]

[ 처제는 항상 때를 잘 맞추는 것 같애, 

그런 센스가 있어. 꼭 우리가 먹고 싶어하는 걸

시기적절하게 잘 보내준단 말이야, 너무 고마워.

이번 추석은 완전 풍성하게 보낼 수 있겠어,

근데 도토리묵은 언제 만들어줄거야? ].

[ .............................. ]

실은 한번도 도토리묵을 만들어보질 않아서

조금 자신이 없어 오늘은 메뉴에서 패스했는데

다음주에는 한번 도전해봐 될 것 같다.

저녁을 맛있게 먹은 깨달음은 과자들을 한아름

가슴에 품어 모두 자기 방 책장과 책상 밑에 

진열하듯 넣어 두고는 행복해했다.

내일 모레면 추석이다. 올 해도 우린 

 이곳에서 추석을 맞이할 것이다.

이번 추석은 한국에서도 코로나19로인해 이동을 

삼가한다고 들었는데 제발 내년에는 예전의 

명절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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