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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코로나로 인한 요즘 우리집 삼시세끼

by 일본의 케이 2020.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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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가 선언된 후, 깨달음과 나는

하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서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도 하고

함께 청소를 하거나, 옷정리를 하고,,

깨달음의 하루는 주로 건축관련 메거진을

읽거나 도면을 체크하고 월요일이면

회사에 잠깐 들러 우편물이나 팩스를 확인하고

출근한 직원들과 간단한 미팅을

하고 오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나의 하루는 그동안 읽지 못한 책들을 

하루종일 읽기도 하고 또 다른 하루는

자격증 관련 공부만 파헤치고 있기도 한다.

이렇게 각자의 시간은 보내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하루 세끼의 시간,,

[ 깨달음,,오늘은 뭐 먹지? ]

[ 냉장고에 먹을 거 없어? ]

[ 있는데..정말,,지겹다,,밥상 차리는 거 ]

[ 그럼 배달시킬까? ]

[ 배달도 그렇고,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 ]

[ 그냥 있는 거 먹어 ]

그냥 있는 거 먹자는 말이 제일 곤란하다는 걸

깨달음은 잘 모르는 모양이다.

지난 2주간,,배달, 테이크 아웃도 몇차례

해서 먹기는 있는데 해둔 반찬도 떨어져가고 

무엇보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바로 점심,

점심 먹고 좀 쉬다보면 또 저녁이 찾아오는

 끼니때가 되면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아침은 대부분 구운 생선과 함께 만들어 둔 

반찬을 꺼내 먹는다.

점심은 간단히 샌드위치를 위주로 먹고 

저녁은 깨달음이 먹고 싶다는 메뉴를 

선택해 준비한다. 

지난 일주간 우리집 식단은 대충 이렇다.

 

우유와 토마토는 매일 먹을 수 있도록 일주일에

두번씩 마트에서 구입을 하고생선류는 주문해서

먹기도 한다.점심으로 먹는 샌드위치는 

치즈를넣기도 하고 계란에 입히거나 땅콩버터로 

맛의 변화를 준다. 

 

 중화요리가 먹고 싶을 땐 미리 

주문전화를 한뒤 그릇을 가져가 

음식을 받아온다.

이탈리아레스토랑은 배달을 해줘서

편하게 한끼를 챙길 수 있어

내 피곤을 덜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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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은 귀찮아서 간단히 컵라면으로 때울까

싶다가도 요즘같은 때는 면역력을 높여야한다는

생각에 되도록이면 집밥스럽게 먹으려고 

신경을 쓰는 편이다. 

 

깨달음이 미역국을 좋아해 자주 끓여 먹는데

어느날 애매하게 남은 미역국을 보다

떡국을 넣어 먹는 걸 어디선가 본 듯해 

끓여봤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요즘은 그냥 떡국이 아닌 미역떡국을 

끓여달라고 한다. 

 

내가 매 끼니를 고민하는 이유중에 하나는

우리 둘다 항상 다른 반찬,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하기에 아침에 나온 반찬은

그러러니하고 먹지만 점심, 저녁은 

색다른 메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그래서도 지금까지

우린 외식을 자주했었던 것 같고 지금은 

테이크아웃을 하는지 모르겠다.

 

오늘은 저녁 메뉴인 야끼소바를 먹다가 

깨달음에게 물었다.

[ 깨달음,,다음주부터는 당신이 삼시세끼를

만들어 볼 생각 없어? 당신 요리 잘하잖아 ]

[ 응, 만들수 있는데 날마다는 좀 그렇고

이틀에 한번씩 만들게 ]

[ 진짜? ]

[ 응, 근데 배달음식으로 준비해도 되지?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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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웃님들은 대부분 다 아시겠지만

 깨달음은 요리를 잘 한다. 

내가 출장을 가거나 한국에 잠시 가서 

혼자일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주 잘 차려 먹는다.

플레이팅은 물론 장식까지 올려

보기좋고 먹음직스러운 한상을 차린다.

 

남편이 차린 밥상에 배신감을 느낀 이유

매일 아침 인사와 함께 깨달음은 자신이 차린 아침상 사진을 첨부해서 내게 보내온다. 그리고 그날의 스케쥴도 간략하게 보고를 하고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장을 보고 난 후  멋지게 차린 저

keijapan.tistory.com

 

그렇게 혼자서도 잘 해먹을 수 있는 사람인데

내가 있으면 솔직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

깨달음은 하루 세끼를 목숨?처럼 생각하는

사람이여서 적당히 간식으로 떼우는 게

되질 않는다.

이젠 그런 깨달음에게 서운한 마음도

들지 않는데 얄미울 때가 가끔 있는게 사실이다.

인간은 왜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하는가,,

뭐 한끼만 먹어도 살아가는 세상이긴 하지만

상차림이 지겨워지거나 마땅치 않으면 

답도 없는 원초적인 질문을 되씹곤

 한다.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지금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끼를

몸을 위한 보약이라 생각코 

열심히 챙겨 먹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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