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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에 가기 위해 준비에 준비를 거듭하며

by 일본의 케이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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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하고 깨달음과 나는 외출을 서둘렀다.

아직 영업시간이 아니였지만

일단 집을 나서기로 했다.

집근처 도보 30분이 되는 곳까지 편의점부터

모든 마트, 슈퍼, 약국, 잡화점까지 한번씩

체크를 하기로 하고 신발도 가벼운

 운동화로 갈아신었다.

여유분으로 가지고 있는 마스크 120장과  

알콜 소독젤 2병외에 우리 부부는

신종 코로나19와 꽃가루 알러지 대처를 위해

마스크와 그외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어제, 후생노동성은 와카야마현에 거주하는 

50대 의사와 도쿄에 사는 70대 남성 택시운전사,

치바현 20대 남성등이 중국, 중국인과 

접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감염이

 확인되었고 오늘은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동료 의사도 감염된 것이 파악된 이상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 큰일이네, 크루즈는 정부가 늑장을 부리던

 관리를 한다지만 내국인끼리의 감염이 

시작됐다고 하니까 갑자기 겁이 나네..]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깨달음은 혼잣말을 했다.

일본 정부, 아니 일본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를 독감정도로만 여겼던 것 같다.

그래서 크루즈뿐만 아닌 모든 대응이 늦였고,

 대처방안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며 

국내감염까지 오는 상황을 만들었다.

조심하라고 세계 각국에서 사망자가 늘어가고 

 있고 사람에게서 사람에게  감염된다고

매일 방송은 하면서도  실제 거리를 나가보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40%밖에 되지

않을만큼 주의하지 않았다. 


영업 시작시간에 들어간 마트에는

물건 자체가 없었다. 어느 매장이나 

남아 있는 건 어린이용 캐릭터가

적힌 작은 사이드의 마스크뿐이였고

알코함유, 살균, 소독이라 적인 단어가 적힌

 제품들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3주전부터 실감을 했는데 깨달음은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어느정도 심각한 상태인지

알 수 있었는지 내심 놀란 듯했다.

[ 이렇게까지 없는 줄 몰랐네...]

[ 없다고 그랬잖아, 마스크 사려면 오픈 시간

1시간전에 나와서 줄 서야 돼 ]

어제 모처럼 시간을 내서 오픈시간 15분전에

갔는데 이미 판매수량을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서 살 수가 없었고 거기 계신 분에게

몇 시에 나오셨냐고 물었더니 1시간 30분전에

나왔다고 했었다.

60장이 들어있는 마스크 한박스 사기 위해....


[ 깨달음,,동일본 지진때,,내가 물 구하려고

자전거 타고 옆동네까지 돌아다녔던

 기억이 나,,]

[ 그 때도 물건이 부족했지. 마스크가 이렇게

부족하면 사람간의 감염이 늘어날텐데..] 

지진이란 걸 처음 경험한 나는 꽤나 큰 충격을

받았고 그 후로 약간의 비상상태?라고

본능적으로 느껴지면 버릇처럼 비상식과 

물을 비축해두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깨달음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2주전부터 식수와 비상식은 준비해 두었는데

 소독제와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해서 불안한 상태였다.

둘이서 뚜벅뚜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골목 뒷편에 있는 어느 작은 약국에서

에탄올액이 있어 구입할 수 있었고

식기와 주변 가구에 소독할 수 있는

소독제도 몇 개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와 바로 스프레이용기에

에탄올을 희석해 휴대용과 상비용으로 나눠

 담고 각자의 방에 한병씩, 그리고

핸드백 속에 넣어 두었다.

한국사람들이 너무 민감한 게 아니냐고

했던 깨달음이 오늘 현실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생각이 많아진 듯했다.

[ 나,,이번에 한국 갔는데 일본에서 왔다고

입국 안 시켜주지는 않겠지 ?

일본내 국내감염이 돌았다고,,, ]

[ 그러지는 않겠지만,,당신, 원래 잔기침 

자주하는데 잘못하다가는 눈총 살 수 

있으니까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

 [ 근데,, 생생정보 보니까 여전히 맛집은

줄 서서 먹던데? 나는 가게가 다 문을 닫고

사람들이 외식을 안하는 줄 알았는데 ]

[ 그사람들은 그사람들이고 우리는 아무튼

최대한 조심하면서 다니면 될 거야]

[ 응, 안 까불고 당신 말 들을게 ]

저녁을 먹고 깨달음은 자기 방에서

캐리어에 짐을 챙기고 있었다.

오전에 만들어 둔 소독제, 알콜젤,

살균 물티슈까지 빽빽히 집어 넣길래

벌써 챙기냐고 했더니 이번에 한국에서 묵을

호텔이 어디인지 내게 물었다. 

[ 을지로인데..내가 호텔에 전화를 해봤더니

중국관광객들은 모두 취소되고 하루에 개인적으로 

한팀정도 올까말까 한다고 그러는데 

바꿔야 되겠지? 동대문하고 가까워서..]

[ 응, 호텔이 위험하다고 하니까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애 ]

[ 응,,근데 지금 취소하면 100% 캔슬료야..]

[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우린 다시 호텔을 예약하고 이번에

 한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움직여야하는지 얘길 나눴다.

깨달음은 점점 일본내 감염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니까 자기를 입국시켜주지 않을까 괜시리

 걱정이 된단다. 만약에 행여나 입국 못하게 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더니

 [ 미안해요, 저는 깨달음입니다,

깨달음, 안 아파요, 괜찮아요,진짜 좋아요.

 와이프 한국사람입니다 ]

라고 할거란다.

[ .......................... ]

그렇게 말하면 입국심사관이 

보내줄 것 같냐고 하니까 중국인도 

입국시키니까 일본인도 입국시켜주지 않겠냐며

진작에 한국어 공부를 좀 해둘걸 그랬다며

후회가 막심하단다.

깨달음은 깨달음대로, 나는 나대로 

아무탈 없이 다녀와야되는데 솔직히 걱정이다.

좀더 철저히 준비해서 가야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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