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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올 해 남편 생일은 이렇게 끝났다

by 일본의 케이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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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은 후 호텔을 나와 우린 전철을

타고 아오모리(青森)로 향했다. 

주변이 온통 눈으로 덮인 논과 밭을 

약 1시간정도 달려 도착한 우린 역

맞은편에 있는 재래시장에 들어갔다.

큰 규모의 시장은 아니었지만

싱싱한 가리비와 아오모리 사과를 

사고 싶어서 들렀다.

한 바퀴를 휙 돌아보고 깨달음은 제일

크고 빨간 사과를 회사에 택배로 보냈다. 

우리가 먹을 것은 적당한 사이즈로 골랐고

싱싱한 가리비와 연어도 함께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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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깨달음이 꼭 가고 싶다는 

아오모리현립미술관(青森県立美術館)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전시 작품을 보는 것도 목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여러 곳에서 상을 받은

이 건물과 사인 디자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했다.

온 천지가 눈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눈 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걸으면서

[ 아이고, 아이고 ]를 외치는 깨달음 뒤를

따라가는데 피식 웃음이 나왔다.

 

2006년 개관한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아오키 준(青木 淳)이

설계를 했고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기획전시실. 상설전시실, 영상관람실,

워크샵, 카페 등으로 공간이 나눠졌다. 

이 미술관의 대표 전시는

팝아트로 유명한 현대미술작가

 나라  요시모토(奈良美智)의 특별전이었다.

요시모토는 물론, 이곳 아오모리 출신의

작가들 작품이 주로 전시되고 있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기획전도 꾸민다고 한다.

요시모토 작품도 좋았지만 더 인상적인 건

20미터의 대형홀에 샤갈의 대형작 4점이

전시되어 있는 메인홀이 압도적이었다.

3점은 소장품이고 나머지 한 점은

장기임대를 해서 이곳에서 전시를

한다는데 역시 샤갈의

작품은 감탄사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진시장 밖에 설치된 요시모토 작품

아오모리견(あおもり犬)은 머리에 모자처럼

눈이 쌓여 있어  왠지 춥게 보였다.

우린 각자 관심 있는 작품들이 있는 공간에

 머물러 사진도 찍고 감상을 하고 난 뒤,

입구에  만나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기 전 설경을 보며 노천탕을

느긋하게 즐기고 다음날 도쿄로 돌아갈

짐정리를  미리 했다. 

레스토랑에 내려가 전날 맛있었던 술안주만

몇 가지 골라 니혼슈(日本酒)를 마시며

9시에 시작되는 네부타 (ねぶた) 공연시간에

맞춰 천천히 얘길 나눴다.

깨달음은 그 많은 일본의 온천 중에서도

이곳을 택하길 참 잘했다며 옛 전통과

현대적 모던함이 잘 묻어나서 좋았고

10년 연속 100대 일본 온천으로 뽑힌

이유를 알 거 같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한 번 오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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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 9시에 시작된 네부타 마쯔리 공연은

먼저 샤미센(三味線) 연주로 시작됐고

그림자 인형극이 이어지며 클라이맥스에선

스크린이 열리면서 네부타가 등장하는데

조명으로 극대화시킨 덕분에 네부타가

훨씬 더 입체감이 있고 역동적이며

일사불란히 움직이는 공연자들이 

음악과 하나가 되어 꽤나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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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마지막에 다다르자 촬영허가가 있었고

마쯔리 때 모두가 함께 춘다는 춤을 선보였다.

랏세라, 랏세라, 랏세, 랏세, 랏세라,라는

구호를 선창하며 관람자들을 유인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같이 나가서

춤을 추는데 깨달음이 나를 한 번 쳐다보길래

안 한다고 하니까 좀 주춤거리다가 혼자

나가서 모자를 눌러쓰고 랏세라 구호에 맞춰

발을 들어 올리는데 몸치인 까닭에 엇박자로

틀리면서도 열심히 따라 하는 모습이

참 신나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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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분간의 공연을 마치고

춤추느라 급 피곤해졌다는 깨달음은 다시

노천탕으로 향했고 꽤나 늦은 시간이

되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도쿄로 돌아오는 신칸센 안에서

깨달음은 도면을 들고 체크를 하다가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3일간의 휴식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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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지켜보다가 생일 선물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가끔은 온천에서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큰 활력이 되니까 3개월에 한 번씩은

각 지방의 유명 온천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겠다고 했더니 온천은 됐고 4월에

한국에 가서 피로를 두배로

풀 거니까  걱정 말란다.  

3년 동안 못 갔던 한국을 다 가려면 온천에

갈 시간이 없다며 자기 머릿속에

한국에 갈 스케쥴을 거의 잡아뒀단다.

서울도 가야하고 광주도 가야하고 

제주도도 가야되서 아주 바쁘다는 깨달음.

그래도 이번 온천행 생일 선물은

너무 행복하고 참 좋았단다.

아무튼, 올 해 남편 생일은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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