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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국 시간은 늘 빠르다

by 일본의 케이 2023.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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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해서도 깨달음은 

거래처에 전화를 하느라 바빴다.

난 옆에서 통화가 끝나기를 멍하니 기다렸고

그런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배터리를

주라고 왼손을 내밀었다.

핸드폰에 배터리를 연결해 다시 거래처에

전화를 하기도 하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팩스를 한 장 보내고

싶다고 공항 내를 두리번거리다 호텔이

확실할 것 같다며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 들어와서도 깨달음은 다시

일처리를 하느라 일본에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시간을 보냈고 난 깨달음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파스타집에서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다.

예약 없이 들어가기 힘들다는 곳이다 보니

줄을 설 수밖에 없었다.

깨달음이 일을 마무리하는 시간과

얼추 비슷하게 자리가 났고

늦은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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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먹어봤던 파스타와 달리

약간 매운맛이 가미된 크림이 절묘하다며

왜 블루리본을 받았는지 그 이유를 알 거 같단다.

너무 맛있어서 하나 더 시켜서 먹고 싶어 했지만

추운데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으니 다음에 또 오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은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으로 옮겨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연말분위기 물씬 나는 서울이 낯설지

않다며 생각만큼 춥지 않다고 했다. 

음악과 따끈한 차, 그리고 골라볼 수 있는

책이 즐비하게 놓인 이 공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며

사람들 표정이 행복해 보여 좋단다. 

 

호텔로 들어서는 익선동의 밤거리는

크리스마스 거리로 변신해 있었다.

호텔방에서 내려다보는 한옥마을은 

동서양의 조화가 하나로 어우러진

이색적인 분위기가 물씬 났다.

다음날 아침은 깨달음의 소올 푸드가

되어버린 뚝배기집 된장찌개로 배를 채우고

성수동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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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로 미리 체크해 둔 곳을 막힘없이

잘 찾아가는 깨달음을 나는 말없이 따라갔다.

영상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면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는 걸 매번 알면서도

꼭 제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봐야만이

직성이 풀리는 깨달음은 오늘도 

이곳저곳 건물들의 뒷면까지 돌아가며

체크를 했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얼마동안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회사에 돌아가 직원들과 프레젠을 할 정도만큼

찍고 난 후, 그 많고 많은 성수동의 카페 중에서도

자신이 가고 싶어 했던 곳으로 직행해

스콘과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쉬었다.

[ 지난번 왔을 때와 또 달라? ]

[ 응, 디스플레이도 다르고 새 가게가

많이 생겨서 올 때마다 신감각적이야 ]

[ 다음은 어디 갈 거야? ]

[  연희동을 가 볼 거야 ]

[ 또 사진 찍을 거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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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있는 일본인 친구의 역사의식

내 노트북에 놓여진 봉투에 요코야마 상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부재중인 나에게 뭔가를 전할 때면 깨달음은 이렇게 내 노트북 위에 가만히 올려놓는다. 열어보니 지난달, 내 책을 샀던 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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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에 가는 이유 중에 하나는

간장게장을 먹기 위함도 있었다.

홍대입구까지 구석구석 둘러본 뒤

게장 집에서 밥은 한 숟가락도 먹지 않고

게장만 쭉쭉 빨아먹고 나왔다.

저녁식사는 가족들과 함께 고깃집에서 

한국과 일본의 건축경기에 대한

얘기를 시작으로 인력부족과 인구감소,

해외근로자의 필요성,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어찌 될 것인지,

 행복한 노후의 삶은 어떤 건지,

언제쯤 우리 부부가 한국에 들어와

살 것인지 등등...

 

블로그, 그리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PCR 검사를 또 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가 음성임을 확인받고 싶었다. 4회 차 백신을 맞았어도 여전히 난 코로나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것 같다. 깨달음은 늘 그렇듯 잔기침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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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며 얘길 나눴다.

호텔에 돌아온 깨달음은 기분 좋게

술이 취해서 대자로 뻗었다.

 

한일커플이기에 더 감사할 부분이 있다

2주전, 블로그 이웃님이 너무도 귀한 물건을 보내주셨다. 직접 농사지으신 오미자액과수세미액, 건오미자였다.깨달음이 선천적으로 기관지가 약해잔기침을 많이 한다는 걸 블로그를통해 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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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내일이 마지막인데 어디 갈 거야? ]

[ 한국에만 오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네..]

[ 깨달음, 멀리 이동할 것 같으면

미리 말을 해 줘 ]

[ 아침에 말해줄게.비밀이야 ]

[ 지금 말 해 주지...]

[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은데 벌써 이틀이

가버렸네..]

내 질문과 답이 엇갈린 채로 대화가 끝났다.

도대체 어디를 가려고 비밀이라고 할까..

깨달음 코 고는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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