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를 또 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가
음성임을 확인받고 싶었다.
4회 차 백신을 맞았어도 여전히 난
코로나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것 같다.
깨달음은 늘 그렇듯 잔기침을 계속하고
자긴 더 이상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어 더 이상 검사를 해라,
말아라는 말조차도 이젠 하지 않는다.
난 이유없이 살이 3킬로가 빠졌다.
결혼 전과 같이 지금껏 늘 같은 체중을
유지해 왔는데 갑자기 한달사이에 3킬로가
줄어든 건 아무래도 갑상선 호르몬 이상
같은데 진료 예약도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글을 쓰려고 블로그를
열었는데 자꾸만 주저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블태기, 블로그 권태기가
온 건 아니다.
10년여간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면
스스로가 식상해지고 똑같은 일상들이
반복되다 보니 내가 먼저 질릴 때가 있다.
그러다 보니 글쓰기 창을 열어놓았다가도
다시 닫아버리고, 또 열었다가 닫기를
반복하고 있다.
그렇지만 기다리시는 분들을 생각해
새 글을 올리려고 사진을 다운 받고 보정을
하고 몇 자 적어보는데 내용들이
뻔해서 다시 임시저장만 해두고 닫았다.
글을 쓰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
토해내고 싶은 말들은 무수히 많지만
너무 리얼해서 다 쏟아 낼 수가 없고
그것들을 다듬고 정리하다 보면
그저 그런 똑같은 문맥에 비슷한 내용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사람냄새나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자꾸만 감추고 있는 게 많아져
솔직하지 못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아마도 그래서 주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블로그인데도 꾸준히 구독자가 늘고
있음에 감사해서 다른 모습도
보여드려야 될 것 같아
유튜브에 몇 개의 영상을 올렸다.
인스타그램에도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봤는데 그 어느 것도 재미가 없다.
아마도 정말 하고 싶은 말들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 케이의 일본생활]에 주인공인
깨달음과 케이의 이미지가 나름 자리 잡고
있어서 망설임 같은 게 있다.
진짜 깨달음의 모습과 케이의 신랄한 일상을
과감히 보일 용기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래도 구독자분들을 위해
좀 더 괜찮은 무언가를?
써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가끔 열어두는 댓글창엔 여전히 기분 나쁜 말을
남기시는 분이 계시기도 하고
글도 제대로 읽지 않고 잘 보고 간다고
복사 댓글을 달고 계신 분도 있고
삼 일 전에 방문해 댓글 남기셨는데
처음 방문했다고 반갑다고 하시기도 하고
시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글에
재밌는 포스팅이라고 하신 분도 있다.
내가 댓글창을 닫은 가장 큰 이유는
악플을 받고 싶지 않아서가 가장 컸고
다음으로는 솔직히, 어설프게 일본에
대해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들이 전부인양
여러 썰을 풀어놓는 게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평생 살아도
제 나라 한국을 모르는 게 많은데
하물며 남의 나라에 대해 알면 얼마나
알고 계신지,,, 그냥 그런 분들의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런저런 이유로 댓글창은 닫았지만
그래도 여러분들과의 연결통로는
있어야 할 것 같아 방명록은
계속해서 열어두었는데 어제
어느 분이 이런 댓글을 남겨주셨다.
읽고 또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는 정말 참 어른이었나..
매년 한 번밖에 안 하는 연하장 보내기를
그만뒀을 때는 나름 이유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얼마나 작고
어리석은 것이었는지 반성하게 만들었다.
내 블로그가 어느 누군가에게 미비하게나마
힘이 되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그냥 많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는 더 감사한 마음으로,
더 정직한 마음으로
더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쓰라는
충고 같기도 해서 따끔 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
글을 써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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