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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해외에서 갱년기를 이겨낸 나만의 방법

by 일본의 케이 2019. 2. 8.

종합병원은 종합병원만의 분위기가 있다.

특히, 50년이상 된 병원이나 리폼을 여러번 

해 온 듯한 병원은 먼저 냄새가 다르다.

새 것 같지만 감출수 없는 옛 향취같은게

곳곳에 배어 있다. 곱게 덧칠한 페인트가 

바탕색과 어우러져 미묘한 색을 만들어 

가는데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의 3분의 1을 이곳에 살다보니 나만의 

색을 띠지 않고 이곳의 색에 맞춰서 애매한

 칼라로 비춰지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난 대기번호판을 뒤집었다가 바로 세우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반복행동을

거듭하며 내 순서를 기다렸다. 이 검사가 

끝나면 정밀검사를 위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

모든 일은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나쁜 것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기에

결과나 새로운 난관에도 의연해지면 되는 거라고

나를 다독이고 있었다.


체혈을 할 때마다 난 뽑혀 나가는 피를 보며

내가 저 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이 먹고

노력했는지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리며

 세 통이나 뽑혔으니 오늘은 불고기를 

해먹어야겠다는 생각도 더불어 했다.


오전에 모든 검사가 끝나고 레스토랑에서

아침겸 점심 식사를 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씹어서 전날부터 

비워둔 뱃속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렸다. 12시가 넘어서 담당의가

검사결과를 알려줬다.

[ 특별히 복용중인 철분약이나 영양제 있어요? ]

[ 아니요 ]

[ 혈액검사가 지난번에 비해 많이 좋아졌네요,

빈혈도 정상치고 스트레스도 많이 줄었고

음식은 요즘 뭐 드세요? ]

[ 야채를 많이 먹으려고 합니다 ]

[ 혹 바나나 많이 드시나요? ]

[ 네,, 매일 아침 먹어요 ]

[ 여기 수치가 좀 높거든요, 하루에 하나만

드시도록 하세요 ]

[ 네 ]

그리고 나머지 검사결과도 아주 세밀히 

설명을 해주셨고 철분약을 복용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다며

음식을 잘 드셨나보다고 철분이 부족하면 짜증이

많이 나고 의욕이 떨어져 특히 갱년기일 때는

 두배로 힘들어지는데 다행이라고 하셨다.

다음 병원으로 옮겨 초음파를 하고

이곳에서도 호르몬 발렌스와

갱년기에 관한 얘기를 또 나눴다.


갱년기장애가 오기 시작한지 3년을 

지내면서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일본의 40대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복용한다는

이노치노00를 내 친구들에게 선물로 

사서 보내주기도 했는데 정작 나는 그 약이

 부작용을 심하게 일으켰고 그 외 다른 호르몬 

발렌스 보조제 사프리멘트(supplements)를

 몇가지 복용해 봤지만 전혀 듣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여동생이 생일 선물로

보내준 스틱형 한방식품을 복용한 후로는

자꾸만 바닥으로 쳐지고 의욕상실이였던

권태감이 조금씩 사라졌었다. 그리고 

깨달음이 작년에 선물로 사다 준 밀랍벌꿀이

효과가 있었다.

 신경성 위염으로 잘 먹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밀납성분에 있는 헬리코박터균이 

박테리아 번식을 막아서인지 요구르트에 

사각으로 잘라 한조각씩 올려 먹었더니 

속 쓰림도 많이 없어지고 나에겐 맞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갱년기가 시작되고 나서 

내가 제일 먼저 고쳐간 것은 식단이였다.

된장국, 미역국, 콩자반, 시금치, 김자반,

 콩나물, 무나물, 호박나물, 버섯나물 등 극히 

평범한 한국반찬들을 위주로 조미료와 

인스턴트를 사용하지 않는 조리법으로

 식단을 차렸다. 6년전 치료중일때도 

모든 음식을 거부했던 내가

한국 동치미만이 우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도

어찌보면 내 몸이 원했던 것은 내가 어릴적

먹고 자라오고 내 입과 혀, 몸이 기억하는

음식들이였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실은 지금도 깨달음 반찬과 내 것을 

따로 만들어 놓고 먹고 있다.


아직까지 100% 갱년기가 좋아진 건 아니지만

많이 호전되고 있고 무엇보다 무기력함이

사라지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열오름, 홍조현상도 이제 거의 없어지고

빈혈도 좋아지고 있어서 마음 한편이 편해졌다.

우리 담당의도 입버릇처럼 음식이 몸을 만든다고

뭘 먹고, 뭘 마시냐에 따라 몸이 그대로 

반응함으로 입이 좋아하는 게 아닌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라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힘들고 지칠 때면 자연스레 엄마 밥상이 

떠오르듯 내 몸을 만들어준 음식들이야말로

 빠져나간 기운을 얻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

내가 이렇게 해외거주가 길어지지 않았다면

신토불이가 왜 좋은 건지, 내 몸에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역시,해외에서의 삶이 주는 허한 마음을

 달래고 채워주는 최고의 치료약은

내 나라 음식이였다.

 아프면 본인인 나도 물론 힘들지만 

지켜보는 주변사람들이 심적으로 많이

 괴롭다는 걸 알기에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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