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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3박4일, 한국에서 남편이 즐긴 음식들

by 일본의 케이 2019.10.17

첫째날

김포공항에 도착하고보니 12시전이였다.

호텔로 가서 우선 짐을 풀어놓은 우린

바로 홍대입구로 향했다.

젊음의 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것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자주 등장하는

홍대는 깨달음이 늘 궁금해 하던 코스였다.

뭘 먹을까 둘러보다 사람들이 가득한 분식?집 

같은 곳에 깨달음이 들어가잔다.

[ 깨달음, 후회 안 하지? ]

[ 응 ]

 젊은 사람들이 많이 먹는 메뉴 같다며 

짜장볶음밥과 명란크림우동을 주문하고

맛을 보는데 기대를 안해서인지 맛있단다.


[ 근데, 홍대는 우리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애.

종로 3가는 우릴 반겨주는 느낌이였는데

여긴 우리랑 너무 동떨어진 것 같네.. ]

홍대를 직접 와 보고 나니 깨달음도 거리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식사를 마치고 조카집에 들러 아직 100일도 

되지 않은 아이를 안아보고 얘기를 나누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위해 식당으로 옮겼다.

오리고기는 깨달음이 오랜만에 먹고 싶다고

 해서 결정한 메뉴였다. 미나리와 함께

싸먹는 오리고기가 일본에서도 그리웠다며

미나리를 몇번씩 리필해서 먹었다.

 탕국물에 라면사리를 넣어 먹고, 볶음밥도

누룽지가 생길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까무잡잡하게 누른 볶은밥에 김치를 올려

먹으며 엄지척을 해보인다.


둘째날

아침 일찍부터 우린 24시간 해장국집에서 

나는 떡만두국,깨달음은 그렇게 먹고 싶어했던

시래기 해장국을 주문해 뜨거운 시래기를

후후 불어가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맛있으면 시래기를 더 추가해서 먹으라 했더니 

내 떡만두국에 있는 만두를 먹을 거란다.

식사를 마치고 명동에 나가 쇼핑을 하고 

롯데에서 깨달음 가을 코트도 좀 보고

돌아가려는데 외국인들이 길게 줄 서 있는 어느

토스트가게에 깨달음도 줄을 섰다.

[ 깨달음, 한시간은 기다려야할 것 같애 ]

[ 그래도 먹고 싶어 ] 

40분가량 기다려 토스트를 받아든 깨달음은

아주 기쁜표정으로 먹어가며 지하철역으로 향하다

 계란빵을 발견하더니만 남은 토스트는 가방에 

얼른 넣어두고 계란빵을 입안 가득 밀어넣다.   


배가 빵빵한 상태로 쇼핑을 더 이상 하기 힘들어

커피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엄마가 광주로 내려가시기 전에 점심을 함께

 하기위해 예약해 둔 식당으로 이동했다.

간장게장과 쌈밥정식, 갈비탕까지 푸짐하게

주문을 하고 간장게장은 깨달음 혼자 다 먹고,

 돼지불고기 쌈과 계란찜도 부지런히 먹었으며

 주인 아줌마가 서비스로 내 주신 잡채를

 깨달음이 혼자 깨끗이 비웠다.

[ 이 집은 올 때마다 감동이야, 진짜 맛있어.

 내가 좋아하는 게 다 나와, 나물이랑 젓갈, 

계란찜도 있고 이 겉절이가 너무 맛있어. 

아, 이 된장찌개도 일품이야 ]

[천천히 많이 많이 먹어 ]


엄마와 헤어지고 우린 쇼핑을 좀 더 하다가

짐이 많아 호텔에 돌아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저녁엔 후배 부부와 함께 강화도에 가

지금이 제철이라는 대하구이를 먹었다.

먼저 펄펄 뛰는 대하를 생으로 먹고 

나머지는 모두 소금구이를 하는데

어찌나 힘이 좋던지 뚜껑이 들썩거렸다.

오동통한 새우를 먹으며 깨달음은 진짜 맛있다를

 쉴새없이 내뱉었고 마지막으로 

나온 새우라면을 콧물까지 훌쩍거리며 

 깔끔하게 국물까지 원샷했다.


셋째날

전날 먹었던 24시간 해장국집이 아닌 다른 곳을

가자는 깨달음을 위해 여기저기 검색을 해

 찾아간 곳은 [맛있는 녀석들]이 다녀갔다는

포스터가 크게 붙어 있는 가게였다.

[ 깨달음, 맛이 어때? ]

[ 음,,,,보기는 좋은데 맛은 그냥 그래,,

당신 호박죽은 어때? ]

[ 한 번 먹어 봐 봐 ]

한숟가락 먹고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어제 먹은 해장국집에 갈 걸 그랬다며 내 말을 

들었어야 하는데 저 포스터에 속았다며 

아까운 한끼를 실패했다고 안타까워했다. 


가게를 나와 광화문으로 걸어나간 우린 서점에

 들렀다가 아리랑축제를 관람하고 좀 이른 점심을 

맛있다고 소문난? 맛집을 신중히 골라 들어갔다.

소바와 낙지파전, 왕만두를 주문해 먹는데

아침이 부실했던 탓인지 아주 맛있단다.

[ 파전,,죽인다,,완전 내 스타일이야, 

맥주랑 먹고 싶어, 좀 시켜줘 ]

[ 막걸리도 있는데 맥주 할 거야? ]

[ 응, 맥주 마실래 ]

[ 만두도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에 최고로 맛있어,

만두속이 진짜 부드럽고 담백해 ]

[ 응, 많이 먹어 ] 


오후는 서울에서의 마지막 밤을 종로3가에서

 보내고 싶다는 깨달음의 의견을 100%

 존중해 이동을 한 후, 태어나 처음 먹었다는

전어구이에 소주를 한잔씩 했다.

[ 어제는 대하를 먹고, 오늘은 전어를 먹네 ]

[ 지금 제철 음식이래, 게,홍합, 꼬막도 지금

막 나오고 있다고 그랬어 ]

[ 그래? 그럼 나 꼬막 먹을래..]

아저씨에게 꼬막을 부탁드렸는데 아직 철이 

좀 이르다며 없다고 하셨다.  

꼬막대신 바지락탕으로 주문하려했더니

 싫단다. 일본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닌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고, 한국이여서

더 맛있는 요리만 먹을거라 거부했다.

그리고 다음으로 선택한 가게는 지난번에

배불러 못 먹었던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고

익선동 한옥마을을 한바퀴 돌다가

 한옥 카페에 들어가 와인을 마시고

 서울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한국을 떠나는 날.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또 열심히 찾아갔는데 

문은 열렸지만 식사가 10시 넘어서 된다는 곳이

 두 곳, 아침식사 된다고 적혔던 곳은

 주인 아줌마가 사우나에 갔다며 옆집 철문점 

아저씨가 알려줘서 투벅투벅 걸어오는데 

자기네 아침식사 된다며 호객?행위를 하시는

 아줌마의 손에 이끌려

 갔던 곳이 또 실패였다.

[ 이 코다리는 왜 이렇게 딱딱해? ]

[ 몰라,,,]

[ 갈치조림이,,,좀 오래 된 거 같지? 

그냥 종로 3가 생선구이집 갈 걸 그랬어..

아니면 무교동 북엇국을 먹었어야 했는데...]

이날, 깨달음은 반찬만 몇번 집어 먹고

 바로 젓가락을 놓았다.


그리고 공항쪽으로 자리를 옮겨 

커피숍에서 크림이 듬뿍 넣어진 빵을 

가져와서는 첫끼처럼 아주 맛있게 먹은 후,

 주변 탐사겸 산책을 좀 하다가 후배와 

합류해 전복회와 찜으로 식사를 했다.

왜 한국은 전복이 싸고 일본은 비싼 건지 

알수가 없다며 오돌오돌 씹히는 전복를

 입안에서 돌려가며 맛나게 먹었다.


후배와 작별을 하고 공항 라운지에서 가볍게

 두 접시를 비운다음 마지막은 신라면으로

 장식해야 된다며 뜨거운 물을 붓고

 김치3종류를 가져왔다.

전복과 찜,해물라면까지 먹었던 사람이라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만큼 깨달음은 

끝까지 먹방을 멈추지 않았다.


[ 라면에는 이 파란 김치가 진짜 잘 어울려]

[ 파란김치가 아니라 열무김치야 ]

[ 나는 파김치가 찰떡궁합이라 생각했는데

  이 파란, 열무김치가 더 개운한 것 같애 ]

[ 근데,,깨달음,,배 안 불러? ]

[ 배 불러, 근데 먹을 수 있어 ]

[ 이번에 서울에서 뭐가 제일 맛있었어? ]

[ 다 맛있었어,, 실패한 아침식사 빼고,,

대하구이, 광화문에서 먹은 만두, 전어구이도

좋았고 역시 제철음식이 최고인 것 같애 ]

[ 후회없이 다 먹은 거지? ]

[ 음,,,꼬막을 못 먹은 게 좀 아쉬운데

내년에 어머님 집에서 먹으면 되니까 괜찮아]

이렇게 깨달음은 3박4일, 아주 잘 먹고

실패한 끼니는 바로 맛있는 것을 찾아

대체하는 센스를 보이며 아주 만족해 했다. 

기내에 들어서 깨달음이 내게 다음부터는 

아침식사가 맛있는 곳을 꼭 찾아서

아침부터 기분좋은 출발을 하잔다. 

특히 한국에서는 한끼, 한끼를 아주 소중히

생각하는 깨달음을 위해서라도 실패없는

 아침식사를 맛볼 수 있게 내가 

좀 더 조사?를 해야될 것 같다.

한국에서 3박4일, 깨달음은 마치 실패한 메뉴가

없었던 것처럼 아주 잘 먹고 잘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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