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550

일본 부자들의 공통된 습관 서로에게 가까운 곳으로 장소를 정했는데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빨리 도착한 우린 호텔 로비에서 그녀를 기다렸다.나가오카(長岡)상은 모 협회에서 알게 되었고 지금도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60대 후반 여성이다.몇 번의 식사를 같이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 남편분도깨달음과 같은 업계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그래서 오늘은 깨달음도 함께 동석을 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정 상이랑 협회까지택시로 오신 적 있죠? 그때 잠깐 인사했던기억이 있는데 ][ 네..맞습니다. 집사람이 몸이 안 좋아서택시로 갔던 날이었을 겁니다 ] 작년 어느 날, 협회 앞에서 만났던 기억을상기시키며 어색하지 않게 인사를 나눴다. 평일이어서인지 레스토랑은 한산했다.[ 이 호텔은 자주 이용하시나 봐요 ]깨달음이 묻자 나가오카 상이 비밀을.. 2025. 5. 21.
그래, 내 팔자가 상팔자다 수원에 사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왜 수원에 온다고 그래놓고 오지 않았냐고묻길래 깨달음이 변덕을 부려서 못 갔다고다시 사과를 했다.[ 깨달음은 항상 그래.. 그래서 내가 기다리지말라고 그랬잖아,,][ 그래도 혹시나 올 지 몰라서 스타필드주변에서 남편이랑 차 마셨거든, 난 오랜만에니 얼굴 볼 수 있나 했지..][ 진짜,, 미안,, 다음에 내가 혼자 갔을 때그때 꼭 보자~~ ]친구는 요즘 손주 커가는 재미로 산다면서나에게 노후를 어떻게 보낼 건지,한국은 언제쯤 들어올 생각인지,그런 것들을 궁금해했다. [ 부동산 일은 잘 해결 됐어? ][ 음,, 서울 아파트가 너무 비싸고,, 이래저래걸림돌이 많아서.. 잘 풀릴 것 같다가 시기가 안 맞고,, 그러네...][ 그렇구나,,그럼 너도 서울 말고 수원으로 와,수원은.. 2025. 5. 18.
모두가 그냥 버티고 산다 한국에 가져온 열무김치와 얼갈이, 그리고묵은지를 챙겨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도록랩으로 돌돌 말아 두 겹으로 싼 후보냉가방에 넣어 집을 나섰다.한국에서 돌아오면 한 번 보자고 인사치레로했던 말인데 그녀는 그걸 기억하고 있었고만나기를 원했다.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약속에 대한책임을 져야할 것 같았다.한국을 다녀오고 나면 이래저래 할 일들이늘어나서 마음이 어수선한 상태인 걸그녀에게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도 나를 보자 늘 하는 소릴 한다. [ 케이짱은 자식이 없어서 좋겠다, 난 자식이라고하나 있는데도 10명만큼이나 힘이 들어 ][ 케이짱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좋겠다.우리 남편은 곧 정년퇴직하면 백수 되는데노후를 어찌해야할지 걱정이야 ][ 케이짱은 시부모님 안 계셔서 좋겠다, 난 가까이 살아서인.. 2025. 5. 15.
사요나라, 서울의 마지막 밤 깨달음은 아침식사로 순두부와 비빔밤을 주문하고 내 뼈해장국을 반 이상 먹었다.달달하게 볶아져 나온 멸치와 어묵을 한 번씩리필하고 김치를 먹어보더니 한마디 했다.[ 여기 주방장님이 전라분이신가 봐, 반찬들이전라도 맛이 나, 당신은 모르겠어? ][ 알아,, 나도 맛보고 금방 알았어 ]우리가 들어온 이 식당은 24시간 영업 중이었고마침 우리 테이블 뒤편에서 직원들 아침식사를하고 있었는데 그중에 주방장님이 진한 전라도 사투리로 요리와 설거지에 대한얘기를 나누는 걸 들었기 때문에깨달음이 말하기 전부터 바로 알았다.그나저나 깨달음도 이제 입맛은 완전한국인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맛 구별을제대로 하고 있었다. 다음은 은행에 들러 깨달음 통장 정리와환전을 해서 예금하려고 했는데 신여권이아닌 구여권도 같이 필요하다고 해.. 2025. 5. 11.
남편이 한국에서 쉬지 않고 먹은 이유. 아침 일찍 눈을 뜬 깨달음은 배고프다는 말을계속했고 부랴부랴 씻고 해장을 겸한된장찌개를 먹으러 갔다.식당은 언제나처럼 손님들이 가득했고 익숙한 듯 자리에 앉아 애호박나물을 맨 입으로집어 먹던 깨달음이 어젯밤 자기가 어떻게잠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풋고추에 막된장을 찍어 맛깔나게 먹고는아주머니에게 [ 고추 두개 주세요 ]라고 했다.뚝배기를 들고 국물까지 싹 비운 다음 디저트를 먹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간 곳은안국역에 어니언이었다. 택시 안에서 어쩌면 2시간이상 대기할 수도 있다고미리 언질을 했지만 몇 시간이고 기다려서라도이번에는 기필코 먹을 거라고 했다.내 우려와는 달리 대기줄은 많지 않았고한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빵이 진열된 코너를 돌고, 또 돌고, 넣었다가 다시바꾸기를 하길래, 그.. 2025. 5. 8.
한국에서 친정엄마와 남편, 그리고 효도 아침 일찍 김포공항에서 깨달음은 제주도 특산고기국수와 흑돼지 만두를 주문해 먹었다.제주도에서 먹었던 맛을 기억하며 큰 기대를했던 것 같은데 한 입 떠먹어보고는나를 뻔히 쳐다보길래 바로 알았다.해명 같은 해석을 해줘야 할 것 같아기대에 못 미치는 맛은 당연한 거라고 여긴공항 내에 있는 식당이니 50%만 만족하라고말해주고 내 해장국에 있는 선지와 내장을덜어줬는데 그것도 한 입 먹고 말았다. 비행기에 탑승하고 이륙하는 순간을 기다리던깨달음이 편의점에서 산 우유크림빵과커피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광주에 도착해서 바로 아빠를 모셔둔 납골당에들러 짧은 기도와 약간의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아빠가 떠나간 지 벌써 13년이 되어가니가슴 시리던 슬픔도 엷어져가는 걸 느꼈다. 엄마집에 도착한 깨달음은 식탁에 뭐가 있나살펴.. 2025. 5. 6.
한국 가기 전날 밤, 남편 모습 [ 서울은 지금 몇 도지? 쌀쌀하겠지? 그래도 가죽잠바는 더울 것 같은데..카디건을 가져갈까,, 짐이 무거우면 안 되니까 패딩을 넣을까,,]깨달음은 혼잣말을 젊을 때도 잘했다.내가 반응을 할 때까지 혼자서 중얼거리는 깨달음을 말리기 위해서는아무 말이나 대충 대답을 해야 한다.[ 그냥,,, 재킷 입어..][ 알았어,,]  [ 수원 스타필드에서도 먹겠지만 수원갈비를 먹어야 서운하지 않겠지?그리고 누룽지백숙을 한 번 먹어보고,,또 굴국밥이랑 굴전..아, 지난번에 휴일이어서 못 먹었던그 블루리본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피자랑 리조토를 먹고,,,다음은 이연복 선생님이 한다는 식당에서맨보사를 먹어보고,,] 식당명을 명확히 얘기하는 건 나에게 예약을미리 해주라는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못 들은 척했다. [ 광주에서는 떡갈.. 2025. 4. 30.
남편과 시동생의 관계 하코네(箱根)에 새로운 호텔 건축을 위해 부지를 보러 일찍 집을 나선 깨달음은실시간으로 사진으로 상황을 보고했다.로망스카(ロマンスカー)에 탔는데 자기 빼고모두가 외국인이라고 잠시 자기가 해외여행 온기분이 들었다며 비슷 비슷한 사진들을대량으로 보냈다.일 잘 보고 무사히 끝나면 연락주라고답장을 보내고 난 청소기를 꺼내 돌렸다.청소를 하면서도 왜 서방님이 갑자기 전화를했는지 궁금해졌다.무소식이 희소식으로 살아온 서방님이전화를 할 때는 늘 돈과 관련된 얘기가있었기 때문에 약간 신경이 쓰였다. 시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도 요양원이나병원비 같은 청구서가 나오면 항상 형인깨달음에게 연락을 해왔다.이제껏 나는 형제 일은 둘이 해결하는 게 맞다고생각해 왔던 터라 굳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자세하게 알려하지 않았다.우리 가족.. 2025. 4. 27.
미치코의 효도 스타일 정 상에게과연 소포가 무사히 잘 도착했을까?웬 소포인가 싶겠는데 나는 지금 아버지 고향인쿠마모토(熊本)에 와 있어.왜 갑자기 왔냐면 아버지가 다음 달에 갑상선암으로 입원을 하게 됐는데 병원들어가기 전에 고향에 한 번 가고 싶다고 그래서회사에 연차 내고 왔지.쿠마모토는 알다시피 말고기가 유명해서 조금보냈는데 정 상 입에 맞을지 약간 걱정이 되지만정 상은 요리를 잘하니까 어떻게든 만들어 먹을 거라 믿을 게. 올 해로 85살이 된 아버지는 이제 눈도 어둡고, 귀도 보청기 없이는 대화가 힘든 상태이지만 난 하나도 고생스럽게 생각되지 않아서 다행이야.이렇게 아버지가 나를 의지해 줘서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자꾸만 절벽끝으로 내몰리는 것 같아서두렵기도 하고 슬퍼지는데 이.. 2025. 4. 23.
극우와 극좌에 흔들리는 일본과 한국 2주 전, 매운 짬뽕을 먹으며 한국에 가서뭘 할 건지 쉬지 않고 내게 말을 했던 토모짱.탕수육까지 주문해 맛있게 먹을 때만 해도 그녀의 심경에는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토모짱은 내 블로그에도 두어 번 등장한 인물로배용준을 시작으로 한류 드라마를좋아하고 그렇게 한글을 배우고코리아타운을 일주일에 한번씩 갈 정도로한국에 관심도 많고 애정하는 인물이다.일본어가 통하는 강남 피부과에 예약을 했고시간이 되면 눈썹 문신도 하고 싶다고 했다.또 쇼핑 리스트는 물론 찜질방까지 가는 버스 번호등, 아주 철저히 준비한 메모장을내게 보여주며 10년만의 한국행에 기대가 부풀어 있었다.그런데 오늘 라인이 왔다.그렇게 기대했던 한국행을 취소했는데 그 이유는대충이랬다. 한국이 불안정한 상태(정치적)인 것과윤대통령이 탄핵이 되고.. 2025. 4. 20.
한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 일본인 원래는 함께 할 예정이 전혀 아니었는데깨달음이 뒤늦게 갑자기 합류하게 되었다.아주 예전에 한 번 같이 차를마신 적이 있어 초면은 아닌데늘 그렇듯 깨달음은 오래전처럼아주 친했던 사람처럼 오미야(大宮) 상과익숙하게 대화를 나눴다.[ 한국여행은 즐거우셨어요? 어디 어디 가셨어요? ]남편과 5년 만에 간 한국여행에서뭘 하고 지냈는지 깨달음이 궁금해하는것들을 조목조목 하나씩 설명해 주는오미야 상에게 왠지 고마웠다. 첫날은 남대문에서 유명한 찐만두와갈치조림을 먹고 저녁에는동대문에서 닭 한 마리를 먹었단다.찐만두가 생각보다 싸고 맛있어서 그 다음날도줄 서서 남편이 먹었다고 했다.[ 시위단체는 봤어요? ][ 우리는 그 근처는 되도록 안 가려고해서 잘 모르는데, 실은 안국역에 있는빵집에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 .. 2025. 4. 16.
불혹의 나이에도 자꾸만 흔들린다 후배가 거래처 미팅이 있다는 곳으로 가는 도중검색을 했더니 근처에 옛정원이 있어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디자인 사무실을 오픈하고 곧 1년이 되어가는상미(가명)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 다.[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네 ][ 나도 도쿄에 살면서 처음 와 봤어 ] 연못을 중심으로 천천히 걸었다.[ 벚꽃이  지고 있네...][ 응,,이번주면 꽃잎들이 다 떨어질걸..][ 언니,, 나,,, 국적 바꿀까 생각 중이야 ][ 그래? ][ 그냥,, 그게 편할 것 같아서,,][ 사는데 편할 것 같으면 그렇게 해 ][ 근데 언니는 왜 안 바꿨어? ][ 나는,,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니까 ][ 음,, 나는 어쩌지...][ 바꿔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고 미래를생각해 봐도 한국보다는 일본 쪽으로 기울면바꾸면 되지 않아? 고민중이.. 2025. 4. 13.
여자가 바람을 피울 때.. 근 1년 만에 그녀를 만났다.살이 좀 찐 것 외에 별 반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낮에는 덥고 조석으로는 추운 묘한 날씨를핑계삼아 우린 시원한 생맥주로 건배를 했다.무슨 일인지 식욕이 솟구쳐서 요즘자기 전에도 주전부리를 먹는 바람에살이 쪘다는 아키 짱은 내가 주문한 구운 통닭을 먼저 맛보고 싶어 했다.[ 케이 짱, 왜 안 먹어? ][ 실은 아침을 늦게 먹어서,, 아키 짱다 먹어도 돼. 나는 괜찮아 ]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이소음처럼 들리는 건 옆 테이블에 앉은주부 6명이 떠드는 소리에 섞여서였다.아키 짱은 야채와 매운 통닭 한 조각을절인 무에 돌돌 말아 맛있게 먹었다.   [ 케이 짱, 기쁜 소식 알려줄까? ][ 뭔데? ][ 나,, 이혼 준비 중이야 ][ 진짜?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2025. 4. 9.
일본에서 지켜본 대통령 파면 나라 걱정에 잠을 못 잔다는 옛 조상님들의말씀이 뼛속 깊이 파고들었던  122일간.해외에 살고 있다는 알량한 이유로탄핵시위에 참석하지 못하고 그저마음으로만 응원을 했다.남녀노소, 특히 젊은 청년들이 밤새워가며응원봉을 흔드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그러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내가 이곳에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았더니선결제라는 걸 알게 되었고각 단체에 후원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나 몰라라 하기에는 젊은 청년들에게 너무 미안해함께 힘을 모으지 못한 마음을 어떻게든표하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참여를 해야만이내 스스로가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태어난 자랑스런 한국인이라고그리고 어른이라고 당당히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다.수개월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탄핵을 외치셨던 국민 .. 2025. 4. 6.
나 몰래 남편이 비상금을 챙겼다 오전 중에 미팅이 있었던 난 집을 나섰고깨달음이 온수기교체를 지켜보게 되었다.미팅 중에 카톡이 오는 걸 느꼈지만답을 할 수 없었다.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왔더니 젊은 기사분 두 분이 베란다에서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략 3시간정도 걸릴 거라길래 음료와 다과를준비해 놓고 난 내 방에서 깨달음은거실에서 그 분들이 욕실과 주방을 오가며체크하고 교환하는 걸 지켜봤다. 작업이 시작되고 약 2시간쯤 지났을 즈음에깨달음이 내게 끝났으니 마지막으로잘 작동하는지 확인을 해보라고 했다.새로 바뀐 리모콘, 그리고 각 기능들이제대로 움직이는지 재차 체크를 하고기사분들이 떠났다.[ 깨달음, 당신, 얼른 회사 가야지 ][ 안 갈래 ] [ 왜? ][ 그냥,,안 가도 될 것 같아서..] [ 사장 마음대로 인거야? ][ 응 .. 2025. 4. 2.
남편이 말하는 일본 여성의 특징 스고이(すごい)카와이!! (可愛い)스고이....(すごい) 카와이!! (可愛い)혼토? (本当)우리를 사이에 두고 양 옆 테이블에는남녀 대학생 5명, 직장인 혼성 4명이 앉아술을 마셨다.대학생들은 최근에 찍은 사진을 서로 보고,보여주기를 반복했고 왼쪽 편 직장인 테이블에서는새로 산 아이돌 그룹 굿츠와 게임 액세서리를꺼내놓고 자랑했다.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손뼉까지 쳐가며웃는 두 테이블. 분명 양 옆 테이블에서는각자 다른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들려오는 소리는 똑같았다.스고이(すごい)카와이!! (可愛い)스고이....(すごい) 카와이!! (可愛い)혼토? (本当)시끄러운 게 약간 귀에 거슬리긴 했는데깨달음은 다른 이유에서 짜증이 나 있었다.일본 여자들은 카와이, 스고이, 이 두 단어로 대화가 이뤄진다며 대학.. 2025. 3. 30.
장례식장에서 다짐을 했다 [라멘 좀 그만 먹어라고,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고몇 번을 말 해야 알아먹는 거야? ]그 사람이 라멘을 그렇게 좋아했는데난 정말 싫었어. 그래서 라멘을 먹을 때마다눈총을 줬거든,,,당신을 위해서라고 말은그렇게 했지만 돌이켜보면 단순히그 사람 라멘 먹는 꼴이 싫어서였어..남편이 떠난 후 집 근처 라멘집을 지나칠 때마다발걸음이 멈춰진다는 요시가와(芳川) 상.  [  양말에 구멍 난 것을 또 신는 거야? 그 색바랜 재킷은 언제 버릴거야 ! ]  그렇게 절약해야한다고 짠돌이처럼 옷 한 벌제대로 안 사 입고 궁상맞게 생활하면서돈을 모으더니 그 돈 다 써보지도 못하고떠날 거면서 뭐 하려고 그리도아등바등 살았을까.... 홀로 남은요시가와 (芳川) 상은 남편의 손길이 묻은 물건들이 눈에 띌 때마다 남편이 왜 그렇게까지.. 2025. 3. 26.
고장난 온수기를 보다가,,, 지난 목요일, 샤워중이던 깨달음이 젖은 몸에 수건을 두루고 나와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급탕기(給湯器 온수기)가 고장난 것 같은데 키친쪽은 어떠냐고 물으면서 리모콘이 아예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춥다며 벌벌 떨었다.머리를 감고 있던 중이었다는 깨달음은일단 찬물로 샴푸를 씻어내고 나왔다며온수기 설치센터 전화번호를 찾았다.내가 일단 센터에 전화를 하고 방문날을 잡고는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야마다덴키(ヤマダ電機 )에 가서 일단 고장상태를 얘기 했더니연식이 10년 넘으면 고장이 난다며교체하는 게 좋겠다고 미리 견적을 냈는데적어도 40만에서  50만엔(약 5백만원)까지교체비용이 든다고 했다.생각보다 비싼 온수기값에 놀라 원래온수기가 그정도 드는가 싶으면서도고치지 않으면 샤워를 못하게 생겼으니일단 기사분이 직접 .. 2025. 3. 23.
벳푸를 제대로 즐긴 지옥온천과 스기노이호텔 아스카Ⅱ 크루즈를 뒤로 하고 우린 벳푸(別府)기항지에 내렸다. 승객들이 모두 내리고 목적지와호텔명이 적힌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는데깨달음은 벳푸 캐릭터가 기뚱거리며손을 흔드는 쪽으로 달려갔다.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 건 아이들이 즐기는 거라생각했는데 크루즈에서 내린 늙으신 어른들도앞다투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버스가 출발을 하고 먼저 도착한 곳은대대로 일본 천왕이 참배를 했다는 오이타현(大分) 우사시에 있는 신사우사신궁(宇佐神宮)이었다.725년에 창건된 역사와 함께 일본 3대 팔번궁( 하치만신을 모시는 곳-八幡宮)의 하나로전국에 4만 개의 신사 중에서팔번궁의 총본사이다.깨달음은 어김없이 이곳에서도 줄을 서서참배를 하고 오미쿠지(운세 뽑기 おみくじ)를사서 읽어보고는 다시 곱게 접어 묶었다.[ 깨달음.. 2025. 3. 19.
럭셔리 크루즈 아스카Ⅱ 를 타다. 꼭 타고 싶었던 아스카Ⅱ를 드디어 타는 날,아스카Ⅱ호는 5만 톤급, 길이 241m에 달하는 국제크루즈로 일본의 대표적인 럭셔리 크루즈 선이다.럭셔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본의 전통과현대적 요소를 결합한 실내디자인과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취지에서 승객수에 비례할 정도로많은 승무원이 탑승해 있다.요코하마 선착장에서 기다리다룸 스타일에 맞춰 차례로 타면 되는데깨달음이 스위트룸석에 잘못 섰다가 얼른내 쪽으로 달려오더니 어쩐지 회장님 같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며 지금껏 우리가탔던 크루즈 중에서는 사이즈가 가장 작지만승객들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고 했다.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배에 올라 일단방에 캐리어를 던져놓고 나와서로비층에서 웰컴 드링크를 가볍게 한잔씩마시고 선내를 돌아보는데 깨달음이 자꾸만고개를 갸.. 2025. 3. 16.
당연하지, 난 한국인이니까 [ 정 상은 지난번에도 자리를 양보하던데오늘도 양보하네, 진짜 착해 ]착한 게 아니라 연장자가 눈 앞에 서 있는데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져서전철이든, 지하철, 버스에서든 몸이 먼저반응해 일어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준 김치는 팔아도 될 만큼 맛있는데왜 그냥 막 나눠주는 거야, 아깝잖아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거라 배웠고기브엔테이크식 사고가 아닌바라는 거 없이 주고 받고 자란 덕분에 계산하지 않고 같이 나눠먹고 싶은 마음이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자기 의견을 확실히 말해준 덕분에일이 빨리 진행되서 고마워 ]주위 눈치보면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그렇다고 내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선택을하고 싶지 않아서싫은 건 싫은 것이고 좋은 건 좋은 거라자기 감정에 솔직한 난 역시 한국인이다.. 2025. 3. 12.
중년 남편들이 살아남는 길 친구가 또 소리 없이 소포를 보내왔다.우체국 큰 박스를 열어보니 필요한 것들이가득 들어있다.마치 깨달음 생일을 미리  알고 보낸 것처럼깨달음을 위한 것들이 많았다.목이 약해 늘 기침을 달고 살아서 항상챙겨 먹어야 하는 기침약,그리고 생강차, 도라지액기스 까지..친구에게 고맙다는 카톡을 보냈다가통화를 했다.[ 어쩜 이렇게 꼭 필요한 것들만 보냈어? 마침깨달음 생일인데 너무 좋아한다, 자기한테생일선물 보낸 거라고 ][ 작년에 한국에서 너랑 마트 갔을 때니가 샀던 것들 그대로 기억해 내서 샀지 ][ 죽염치약이랑 청국장 가루, 정말 내가사려고 했던 건데 텔레파시가 통했나 했어 ][ 그러게,, 마트에 가니까 바로떠오르더라, 그래서 바로 샀던 거야 ]   우린 청국장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 건강얘기 좀하다가 생일을 .. 2025. 3. 9.
하네다공항 도착로비에서-2 한국에서 친구나 지인들이 도쿄에 놀러 오면가볼 만한 곳으로 꼭 추천하는 곳은아사쿠사(浅草)이다.일본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관광지로도 최적지이고 한 정거장 지나면우에노 (上野)재래시장과 아키하바라(秋葉原)가가깝게 있어 도쿄를 둘러보는하루 관광코스로 나쁘진 않다.아사쿠사를 둘러보고 스미다가와(隅田川)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오다이바(お台場)로이동하기 편한 것도 매력 중에 하나이다. [ 언니, 저기서 그때 유람선 탔었나?][ 응 ][ 그때 마셨던 커피가 생각난다..]내가 추천하는 이 코스를 주연이도 예전에체험을 해서인지 세계 각국에서 온관광객들 멍한 눈을 하고 쳐다봤다.어깨를 부딪히고 사진을 찍느라뒷걸음질하다 발을 밟은 사람들이 있었지만아랑곳하지 않았다.주연이는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리기도 하고골똘히 생.. 2025. 3. 5.
요코하마에서 들은 남편의 과거 요코하마(横浜)는 깨달음에서 조금은 특별한 곳이다.대학을 졸업하고 선배 회사에서 건축사로일을 시작하고 자기 회사를 처음 차렸던 곳이이곳 요코하마인 덕분에 어딜 가나젊은 날의 진한 추억들이 묻어있다고 했다.버블시대(1980년대 후반) 였을 때는 매일 밤,유흥을 즐기며 모든 업소의 언니? 들과아주 친한 소통이 많았다는 요코하마.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깨달음과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듣는우리 부부는 역시 내공이 쌓인중년임이 틀림없었다.요코하마역에서 야마시타공원(山下公園)으로이동하는 시버스(シーバス)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깨달음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이름 모를 언니들과먹었다던 도넛을 사 와서는 맛있게 먹었다. [ 깨달음, 그때는 인기가 많았나 봐? ][ 음, 좀 있었지.. 그때는 돈을 물 쓰듯이썼으니.. 2025. 3. 2.
하네다공항 도착로비에서-1 주연이가 도착할 시간보다 훨씬일찍 나와서 방황하듯 공항 터미널을끝에서 끝까지 걷고 되돌아오길 반복했다.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걸어야 할지 몰라자꾸만 답을 찾고 싶어 마냥 걸었다.[ 난 언니가 부러워 ][ 뭐가 부러운데? ][ 그냥,모든 게, 난 언니처럼 못 버틸 거야 ][  가장 부러운 게 뭔데? ][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산 다는 것 ][ 그럼 너도 한국을 벗어나 ][ 난,,언니,,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그냥 죽기 전에, 문득 나도 언니처럼 한 번살아보고 싶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 그럼, 한국이 아닌 곳에서 한 번 살아보고 죽어,그래야 니 삶에게 덜 미안하지 않냐? ] [ 내 삶? 미안할 게 뭐 있어..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그럼, 지금부터는 열심히 살지 마, 그냥 아무것도 하지.. 2025. 2. 27.
병원에서 보낸 5시간, 그리고 고깃집 [ 깨달음, 당신은 영화라도 보러 나가지? ][ 그냥, 나도 병원에 같이 갈까? ][ 아니야, 정기검진이잖아 ] 좀 늦은 아침을 차려주고 나는 따끈한 물을한 잔 마시고는 끓여놓은 보리차를 텀블러에가득 담아 집을 나섰다.병원 정기점진을 하는 날인데 하필 담당의 사정으로 오늘이었고 아침부터 채혈을 해야 해서 속을 비워둬야 했다.차분히 병원까지 음악을 들으며 걸었다.다행히도 요 몇 년은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다/중년 여성들에게 오는 신체적 변화에 따른 질병 같은 것도 없었는데 작년부터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게 신경이 쓰였다. 식생활 개선을 하면 좋아진다고 했는데아무리 식단을 바꾸고 애를 써도 역시나여성호르몬 감퇴로 인해  좀처럼 수치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담당의 말이 내 나이 또래는 흔한증상이라길래 대스럽.. 2025. 2. 24.
우리 부부가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방법 보글보글 빨갛게 끓어오르는 김치찌개냄비에 듬성듬성 썰어둔 두부를 넣었다.온 집안에서 묵은지 냄새가 진동하지 못하게환풍기를 틀고 거실 창문을 열어두었다.일본에서 청국장 끓이다가 아파트 주민들신고?로 관리인에게 엄중주의를 받았다는 한국인 지인 얘길 듣고 난 후부터는나름 신경이 쓰여서 늘 환풍기와 통창문을열어둔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 집이최상층에 위치하고 있고 가장 끝집이다 보니냄새가 사방으로 덜 퍼져나가지만늘 주의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먹는 걸 상당히 중요시하는 깨달음 덕분에매일 아침식사를 좀 거하다 싶을 정도로준비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점심식사를 사무실에서 간단하게샌드위치로 마무리하기 때문에 아침을든든히 먹고 가고 싶어 했다.그래서 영양가치나 소화에 도움이 되며하루를 시작하는데 에너지가 될 수 .. 2025.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