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마지막날, 목적지까지 거리가 있어 아침 일찍 출발을 서둘렀다.
잠시, 휴게소에 들러 가볍게 커피도 한 잔하는 여유를 가질만큼
운전에 익숙해진 후배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했다.
츠라우미 수족관에 도착.
수족관 관람이 끝나고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가 있는 공항쪽으로 이동을 했다.
가다가 에머럴드 빛의 바다를 발견, 또 휴식을 취하고,,..
호텔에 도착, 짐을 풀고 근처에 있는 국제거리에서 간단하게 쇼핑도 하고,
저녁은 다음날 출국이 빠른 것도 있어 간단하게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들어 와, 우리부부는 1층 온천에서 노천탕을 즐겼다.
방에 들어와 호텔 근처를 산책하자고 얘기를 했는데
깨달음이 옷을 갈아입더니 침대에 누워 티브이 리모콘을 만지작 거렸다.
근처 바다라도 보고 오자고 하지 않았냐고 지금 나가자고 그랬더니
20분 후에 [동이]가 시작 된다고 그냥 [동이]보면 안되냐고 물었다.
[ ...................... ]
가네 마네, 거리가 좀 있네 없네하는 동안 [동이]가 시작되고,,,
불러도 대답없는 깨달음.
성질을 내도 답이 없는 깨달음.
엉덩이를 한 대 때려도 반응이 없는 깨달음.
재방 보면 되지 않겠냐고, 여기 여행 온 것이라고 말해도 못 들은 척하는 깨달음.
[ ...................... ]
여행까지 와서 한국 드라마보느라 정신없는 일.본.인 남편,,,,
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생각했다.
호텔 방에 들어 올 때부터 이 남자는 [동이]를 볼 생각이였다고
처음부터 산책은 안중에 없었다는 확신이 섰다.
아줌마처럼 저렇게 드라마에 빠져있는 남편을 보고 있자니 앞날이 캄캄해서
이놈의 결혼을 왜 했을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군밤을 한 대 사정없이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꼴보기 싫었던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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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떠났던 여행 후기를 정리해 올려 보았습니다.
오늘도 생존자는 보이질 않고 사망자만 늘고 있는 현실이
세상 모든 것들을 탓하고 싶어집니다.
나라도 정부도 대통령도 선장도 수학여행도 날씨도 파도도 칠흑같은 어둠도,,,,,,,,
누군가를, 무언가를 원망하지 않고서는, 미워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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