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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남편에게 진 빚을 어떻게 갚을까..

by 일본의 케이 2014.09.24

 

 

 

언니와 카톡을 하고 있는데 누구냐고 묻는다.

언니라고,,,오늘 생일파티 했냐고 묻는거라고 얘기해줬더니

냉장고 쪽으로 가면서 케익 사왔다고 먹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

이번 생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오전에 얘기를 마쳤는데,,,

  언제 사왔냐고 전혀 몰랐다고 그랬더니 스포츠지무에 갔다오는 길에 

사왔다고 아까 내가 방에 들어가 있는 사이에 냉장고에 넣어 두었단다.  

[ .......................... ]

( 초는 그냥 장식임- 50살 아닙니다)

 

[ 생일, 추카합니다~~~생일, 추카합니다~~]

케이노 생이루(케이의 생일) ~~~많이 추카합니다~~~]

[ 빨리 빨리~ 후~~] 촛불을 끄라고 다그친다.

매해마다 집에서 파티를 했었다.

주위에 있는 국적 다른 친구들 불러 한국음식 먹으며 웃고 떠들었는데 

올해는 너무 조용하다고 그랬더니

  10월에 한국가서 가족들이랑 같이 성대하게 하자면서 우울해 하지 말란다.

 

맛있게 케익을 먹는 깨달음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더니

못 먹겠으면 딸기라도 먹어보라고 포크에 찍어서 내게 건넨다.

딸기를 받아 들고 그냥 또 멍하게 깨달음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아까 생일 축하송을 부르는 깨달음에 천진스러운 입 모양,

아이처럼 박수치는 모습,, 이렇게 포크에 찍어 건네는 행동들,,, 

돌아가신 우리 아빠와 영낙없이 똑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 사람은 어쩌면 이렇게 순진할까,,,,

 치료기간 6개월간, 솔직히 깨달음을 많이 힘들게했다.

내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이 사람에게 모든 걸 퍼부었고 짜증내고 화 내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늘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너무 너무 힘들다고, 모든 게 싫어서 다 놔 버리고 싶다고,,,, 격한 표현도 했었다.

그래도 그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미친X처럼 가방을 챙기며 한국으로 가겠다고 악을 쓰며 몸부림을 쳤던 날도 있었다.

그래도 그는 그 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위로해 주었다.

 

그 역시 많이 아프고, 많이 불쾌하고, 상처가 되었음이 분명한데...

지난 6개월간, 나만큼 그도 힘들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어리석은 나,,,

내 아픈 게 먼저였고, 내 힘듦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6개월간,,,

깨달음이 해맑게 웃으면서 또 딸기 하나를 찍어서 준다.

[ ..................... ]

아마 내 평생을 다해도 이 사람에게 진 빚은 갚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깨달음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뿐이다.

댓글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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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선 2014.09.25 11:14

    정말 생일 축하드려요~~~ 치료도 곧 끝나 가신다니 더더 많이 축하드립니다~~
    깨달음님은 이름그대로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시네요.. 나도 다음에 아픈날이 올텐데 그때 너도 이렇게 해줘.. 라고 하는게 아니라 아픈 지금 당신의 짜증과 슬픔은 당연한 것이니 옆에서 지켜봐주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시고 든든히 지켜주신거지요.
    현재의 모습이 어떻든 케이님의 진짜 모습을 알고 있으니 배려하시고 기다려주신거 아닐까요?? 6개월 후라도 깨달음님의 노고와 희생과 사랑을 알아주는 케이님이니까요. 두분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집니다.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세요.
    답글

  • 2014.09.25 11:5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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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삮음 2014.09.25 12:09

    자신의건강한행복~^^그러심갑구두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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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천 2014.09.25 12:27

    아마도 부부이기에 그렇게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 주면서 지내는 것이 아닌가합니다
    언젠가 깨서방께서 케이님의 신세를 지는 날이 오겠지요
    늦었지만 생일 축하합니다
    보다 건강하게 하루 속히 회복되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재미있고 진솔된 블로그 계속이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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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혜림댁 2014.09.25 12:39

    몸이든 마음이든 아플때 옆지기의 그런 한결같은 모습이 정말 힘이되는것같아요.어떻게 갚긴요.어제보다 오늘더.내일은 더더 사랑하시면 되지않을까요^^ 생각보다 제 남편은 궁디팡팡 이나 잘생겻다 당신이 최고다 멋지다 이런 소리 좋아했더라구요.ㅎㅎ힘내세요.케이님.응원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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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현정 2014.09.25 15:23

    저도 남편한테 잘해야겠단 생각이 마구마구 드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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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25 19:5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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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영채하맘S2 2014.09.25 23:57

    케이님 생신 축하드려요. 이제 치료도 막바지이니 조금 더 힘내시고 얼른 건강해지세요. 그리고 깨달음님께 미안한 마음은 나중에 깨달음님이 아프실 때 케이님께서 깨달음님이 해주신 것처럼 해주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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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칩스 2014.09.26 23:26

    멋진 남자 그 이름 깨서방!!! 사랑은 주고 받는거자나요 이미 많은걸 주고 계실거에요 형님도 그렇게 생각하실듯~ 더욱 행복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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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툴투리엄마 2014.09.27 05:21

    얼른 힘내시구..몸 나으세요! 케이님 생일축하드리구..깨서방님 너무 멋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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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화여왕 2014.09.29 17:36

    건강해지셔서 꼭 음력으로 성대한 생일파뤼파뤼 하시길요~~
    그리고 오래오래 깨서방이랑 행복하게 사시는게 보답하는길 같아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답글

  • 프라우지니 2014.09.30 02:42 신고

    케이님의 그런마음을 두고두고 깨달음씨에게 갚으시면 됩니다.
    부부는 서로 "왜 나같은 사람을 만나서 고생하냐"고 생각하면 서로를 배려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케이님 힘내세요.^^
    답글

  • 한보배 2014.09.30 02:47

    출산전엔 참 많이 놀러왔었는데 출산후엔 못오게 되네요 우연히 블로그를 찾게 됐는데 ㅎㅎ 봐도 봐도 좋더라고요 두분이 참 부럽습니다. 읽으면서 항상 생각하거든요 두분처럼만 살게 해달라구요.. 근데 그게 쉬운일이아니네요..
    답글

  • 쿠니맘마 2014.09.30 13:55

    항상 좋은 글 감사 합니다~ 생일 축하와 함께~ 케이님~몸도 얼릉 건강 해 지셨음 좋겠습니다~한국에서 언제나 응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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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로그앤미 2014.10.02 10:32 신고

    남편분이 멋지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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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편분 정말 자상하시네요..^^ 생일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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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KI자유광장 2014.10.06 10:20 신고

    생일 축하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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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리별 2014.10.11 19:35

    깨달음님, 정말 좋으신 분.
    케이님, 치료 받으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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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문자 2014.10.20 15:25

    다음이나 티스토리에서 활동을 하지 않는 탓에 가끔씩 생각나면 케이님 블로그를 찾았었는데
    그동안 이리도 힘든 시간을 겪고 계셨는지는 몰랐네요.
    글을 읽다가 뭉클해집니다. 또 천진난만하신 깨달음님 모습에 웃음도 나구요 ㅎㅎㅎ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두 분 모습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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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선 2015.06.13 04:21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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