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티켓을 예약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 몸은 괜찮냐? 힘든디 진짜 올라고? ]
[ 추석 때도 못 갔고, 깨서방도 가고 싶어해서 예약했어 ]
[ 깨서방도 같이 오냐?]
[ 응, 첫 비행기로 가서 바로 광주로 내려갈게]
[ 오메~ 왔다갔다 고생시롱께 이번에는 내가 서울로 올라갈란다,
긍께, 그냥 서울에 있어라, 내가 날짜 맞춰서 올라갈랑께~]
[ 아니야, 엄마, 우리가 내려갈테니까 그냥 계셔~]
[ 짐가방 들고 여기까지 올라믄 깨서방도 글고 너도 힘들어서 못써야~
긍께, 그냥 동생집에 있어라, 내가 KTX타고 갈랑께~]
[ 아니야~ 티켓도 다 예약했고, 깨서방도 광주 가고 싶대 ~]
[ 오메,,, 여기 와봤자 볼 것도 없는디....]
엄마 보러 가는 거니까 그렇게 아시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깨달음에게 엄마가 서울 올라오신다 그러더라고 전했더니
이번 한국행은 [효도]하기 위해 가는 거니까 우리가 내려가는게 당연하다고
어머님이 괜히 우리에게 미안해서 그러신거란다.
우리가 결혼을 한 그 다음해, 친정 아빠가 돌아가셨다.
아빠가 떠나시고 난 후, 우린 양가 부모님에 대한 얘길 참 많이 나눴다.
시댁, 친정 상관없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들이
할 수 있는 효도는 과연 무엇인가하고,,,
(지난 2월 옛집 탐방 사진)
결론은, 살아계실 때 자주 얼굴 보여드리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라 생각하고
적어도 1년에 2번씩은 꼭 양가 부모님들을 찾아뵙자고 약속을 했다.
80이 넘은 우리 시부모님께도, 그리고 홀로 남은 우리 엄마에게도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은 자식들 얼굴 보시는 게 아닌가 싶었다.
깨달음은 이번에 광주에 가면 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탐방해 보고 싶단다.
지난 2월, 우리가족이 30년 넘게 살았던 옛집터를 탐방하면서
어릴적 에피소드, 동생커플이 데이트했던 장소를 얘기하며 웃었던 그 시간들이
자긴 참 좋았다고 이번에도 그렇게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 때 생활들을 상상하고 추억하잔다.
( keijapan.tistory.com/389 - 한국에만 가면 초딩이 되어버리는 깨서방)
( keijapan.tistory.com/390 -한국에서의 둘째날 행복이 보인다)
내 부모, 남의 부모 할 것 없이 부모는 자식에게 있어서도
늘 가슴 한 구석 알싸하게 자리잡고 있는 존재인 것 같다.
비록 해외에서 살고 있지만 살아 계실 때, 갈 수 있을 때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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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집에 가야하는데... 9개월째 일본에 남아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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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부모님 살아계실 때 잘해드려야지요.
한번 더 방문하고
멋진 고향밤문이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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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한국에 오시는군요
이번에 오시면 한국음식 많이드시고
고향냄새 듬뿍 맡고 좋은 시간 가지시길 바래요
어서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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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다 하지만 같은 국내에 있어도 자주 못 찾아 뵙는 상황이네요..자주 뵙는것이 큰 효도라는 말씀 정말 마음에 와 닿습니다.
좋은 추억 많이 쌓고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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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 뵙는 게 가장 중요한데
시집이고 친정이고 워낙 멀어
늘 갈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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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나라는 다르지만 국제결혼해 먼 이국땅에서 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노 많은 공감대거 령성되서 자주 찾아오는 일인입니다. 저도 그래서 한국 가요! 사실 캐나다에서 여기 신랑 만나 살면서 자주 가야지..나중에 애기 생기면 더 못가니까..하고 생각은 하는데 시간여건이 참 힘드네요.어쨌든 케이님도 저도 부모님 뵈러 돌아가니 너무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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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버님이 팔순이 넘었는데도
아직 정정하게 계시니 참 좋은데
늘 떠돌이를 하다보니 찾아뵙는것도 잘못하는
불효자가 되던데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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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님 맞습니다 .. 공감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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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시고 부러워요!! 몸좀 괜찮으셨나요? 호박 고구마 다 드셨어요?
저도 언제 한국을 갈지... 가을에 가고 싶었는데, 새로 일을 시작해서 못 가게 됐고,
가더라도 다시 1월?! ㅋㅋ
한번 왔다갔다 하기 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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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찾아뵙고 자주 연락 드리는게 최고인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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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오시는군요
친정 엄마만 뵈어도 아픈게 많이 나으실듯 합니다.
맛있는것도 많이 드시고 친정 식구들 만나 이야기꽃 피우다 보면 힐링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화이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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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60이 넘으신 이후론 그냥 볼수있는 거리에서 다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종종 말씀하시네요. 케이님 과 깨달음님 생각이 맞으세요..최고의 효도란 다른게 아니라 자주 얼굴 보여드리는 것 맞아요. 친정에 가서 간만에 푹자고 일어나면 제가 좋아하는 각종 나물반찬을 해놓으시고 싱글벙글 좋아하시는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납니다. 별로 좋은딸도 못되고 걱정만 끼쳤는데 사랑을 받기만 하네요.. 저희도 늦가을 즈음 부모님댁에 휴가 계획중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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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시리 눈물이 나네요
아마도 혼자되신 아버지가 고향에 계신데 자주 찾아 뵙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드런거겠지요
전화라도 자주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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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8순을 맞으신 저희 부모님도 최근에 다녀가셨어요. 1남3녀중 3녀가 모두 유럽과 미국에 살아요. 귀국하실 때 마지막인듯 눈시울을 붉히시더러구요. 저도 며칠 눈물 흘렸네요. 80년대에 한국을 떠나온 것이 이렇게 불효스럽네요. 내년엔 한국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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