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기운으로 입맛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나는 매일 매일 식사시간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렇게 좋아하는 영덕 게집에 가도,,,유명 갈비집에 가도,,, 어디를 가든, 뭘 먹든
몇 점 먹질 못하고 젓가락을 놔 버릴만큼 식욕이 돌아오질 않았다.
저녁 무렵, 일 때문에 신주쿠에 나갔던 내게 깨달음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기다리라고 지정한 장소는 한국슈퍼(한국광장) 앞이였다.
가게에 들어서자 깨달음이 사달라고 조른 라면 붙은 양은냄비...
이 뚜껑에 라면 먹으면 더 쫄깃쫄깃하다고 상세 설명을 했지만
난 그냥 사진만 한 장 찍고 자리를 옮겼다.
입맛 없으니까 한국재료들 사서 요리해 먹자고
이곳으로 날 데리고 와 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고르고 있다.
가게를 빠져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아니나 다를까 짜장면집..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탕수육, 짬짜면을 시키길래
이번에는 다른 것도 좀 주문하자고 그랬더니
이 3종셋트만 먹으면 당신이 어릴 적부터 먹어 왔던 음식이니까
분명 다시 입맛이 살아날 거라고, 몸이 기억하고 있는 한국의 맛을 되찾기 위해선
이 3종을 먹어야 된단다.
[ .................... ]
집에 돌아 와, 깨달음이 봉투에서 꺼낸 건 냉면. 떡국, 오징어 짬뽕과 야채 크래커,,,,
난 도토리묵 가루와 쇠고기 스프를 사왔다.
내가 계산 한다고 그럴 때 자기가 하겠다고 우겼던 것은 저 과자가 있어서였다.
다른 과자도 좀 사지 왜 야채크래커만 샀냐고 물었더니
이것 저것 다 사고 싶었는데 꾹 참았단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 똑같은 과자인데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오는 과자가 더 맛있는 느낌이 든단다.
그러면서 나한테 다음주에 일본에 놀러 오는 후배에게
야채크래커, 초코칩, 몽쉘통통 좀 사가지고 오라고 부탁 좀 하란다.
[ ..................... ]
책상 밑에 오예스나 먼저 먹지 그러냐고 그랬더니 회사에서도 먹고
집에서도 열심히 먹고 있는데 입이 새로운 과자를 너무 원한단다.
당신이 그럴 줄 알고 미리 부탁해 두었다고 그랬더니
엄청 좋아하면서 많이, 아주 많이 사가지고 왔으면 좋겠다고 한국말로
[신라면, 같이 부탁합니다~~~]란다.
[ ..................... ]
깨달음이 뻔뻔해졌다...이런 소릴 하다니...
뭔가를 부탁하고 그런 사람이 아닌데,..그것도 50넘은 아저씨가 한국과자랑 라면을 부탁하다니....
참,,,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
나이들면 점점 어린아이가 된다더니 깨달음도 늙긴 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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