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숙]자 돌림이다.
우리 4자매 중 60년대에 태어난 언니들과 난 [숙]자 붙어 있고
나하고 6살 터울이 있는 우리 여동생은 완전 세련된 이름이다.
영숙, 호숙, 미숙, 금숙, 기숙, 애숙, 경숙, 미숙, 은숙, 재숙, 현숙, 조숙, 태숙,
진숙, 정숙, 윤숙, 명숙, 효숙, 삼숙, 희숙, 창숙, 말숙, 혜숙 등등,,,
난 흔한 이름이여서도 그렇지만 [숙]자가 촌스롭게 느껴져 내 이름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깨달음이 결혼하고 1년쯤 지났을 무렵, 내 이름을 가지고 궁금해 했었다.
도대체 이름이 어디까지냐고??? 뭔 소린가 물어봤더니
장모님이 [ 운수기 (가명-은숙이) 운수기 (은숙이)라고 부르던데 [수기~]가 무슨 뜻이냐고?
[은숙]은 2글자인데 [운수기]는 3글자라고 [기]를 왜 붙히냐고 물었다.
연음법칙 현상으로 앞
설명을 해줘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얼굴을 했었다.
그 후로 깨달음은 날 부를 때, 특히 놀리고 싶을 때
[운수기(은숙이) ~~~이리 오세요~]
[운수기(은숙이) ~~~보고 시포요(싶어요)~]라고 불렀다.
그놈의 [기]소리 좀 하지 말라고 그렇지 않아도 촌스로운데 더 촌스럽게 들린다고 그래도
[운수기(은숙이)~~~수기수기 운수기~~]라고 불렀다.
[ ..................... ]
그냥 [케이]라고 불러라고 그래도 [운수기(은숙이)~~~] 라고 [기]를 길게
늘려 부르는 게 정감이 있어 좋단다.
지난 주엔 한국어 공부를 하다가 [운수기(은숙이)]가 [ 태극기]에 [기]와 같냐고,
그리고 [같이]를 [가치]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묻기도 했다.
받침이 ㄷ,ㅌ으로 끝나면 ㅊ로 발음이 되는 현상은 [구개음화]이고 [연음법칙]과는 다르다 했더니
받침도 어려운데 변화까지 하니까 머릿속이 더 복잡해진다고
[매쭈(맥주) 주세요~~ ]라길래
그건 [농음화]라고 앞 받침에 의해 된소리를 내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더니
[ 아이고, 아이고, 무리 무리~]라고 그냥 드라마 보는 게 빠르겠다고 펼쳐 놓았던 책을
가방 속에 도로 집어 넣었다.
(한글 카드-퍼 온 사진)
이렇게 한국어 설명을 대충 해주다 보면
나역시도 모르고 지나쳤던 한국어 기본들이 많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외국인과 결혼 할 거라 알았더라면 한국어 공부도 좀 제대로 해 둘 것을,,,,
추사랑이 하는 한글카드라도 사 와서 가르쳐 줘야 될 것 같다.
날마다 [운수기~~] 라고 불리어 지는 게 싫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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