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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이 한국음식에서 난다는 그 맛

by 일본의 케이 201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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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있는 동안 재래시장을 2번씩이나 갔었다.

내가 사고 싶은 것보다 깨달음에게 보낼 물건들을 고르기 위해서였다.

먼저, 잘 마른 황태를 신중하게 고르고 계시는 우리 엄마. 


 

미역도 산모용으로 한 축 사고,,,

 

창란젓, 새우젓, 멸치젓도 사고,,,  

잠시 쉴 겸, 팥죽 집에서 깨달음에게 인증샷 찍어 보냈더니

얼마나 먹고 싶었는지 나한테 먹지 말라고 머리 쥐어 뜯는 이모디콘을 보내왔었다.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방망이로 두둘긴 황태를 찢기 시작했다.

깨달음은 마트에서 파는 황태포를 먹지 않는다.

 이렇게 황태를 한마리 통채로 사서 하나 하나 손으로 직접 찢은 것 아니면

황태의 향이 풍기지 않는다고 입에도 대질 않는다. 

미역도 부드럽고 촉촉해야하고 미역 자체에서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야 국물이 맛있다고 그래서

엄마가 산모용 미역으로 샀던 것이다.

황태포를 뜯으시던 엄마가 문뜩 엉뚱한 소릴 하신다.

깨서방 입이 [양반 입]이라고,,,, 좋아하는 음식들을 봐도 그렇고

허드레 음식들로 가볍게 끼니 때우기식으로 먹질 않고,

우리집에서 밥 먹을 때도 반찬 하나 하나 맛보면서

양으로 배를 채우는 게 아닌, 음미하고 즐기며 음식을 먹더라고 옛날 양반들처럼,,,,,,

 

 이날 밤, 깨달음과 통화하면서 엄마가 했던 얘길 해 줬더니

역시 자긴 전생에 양반이였다고 어머님이 사람 볼 줄 아신다고 엄청 좋아했다. 

시장 팥죽을 좋아하는 걸 보면 양반이 아닌 거 아니냐고 그랬더니  

팥죽 만들 때 삶고, 끓이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냐

황태포도 일일이 손으로 뜯는 정성이 담겨져 있어 더 맛있는 거라고.,,

그래서 한국음식에서 손맛이 난다고 하지 않냐고.... 

[ ........................ ]

엄마가 말씀하신 [ 양반 입]이라는 표현과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깨달음..

다르게 말하자면 손 많이 가는 음식을 좋아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데

그 걸 [손맛]과 [정성 ]으로 생각하는 깨달음...  

진짜 양반이였을까,,,,,아님, 한식 전문 요리가였을까,,,

아무튼, 깨달음은 가슴으로 사는 사람이 분명하다.

나에게 그는 아마 죽을 때까지 연구대상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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