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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몸과 마음은 벌써 한국에 가있는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14.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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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작은 언니랑 나눈 카톡내용이다. 

건강건진 결과 뇌혈관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깨달음에게 언니 얘기를 하며 역시 한국에 잠깐 다녀와야겠다고 그랬더니

당황한 듯 날 쳐다보더니 아무 대답이 없다.

엄마를 잠깐 뵙고, 언니도 잠시 보고 와야겠다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주말 끼워서 3박4일이라도 가야할 것 같으니 당신도 스케쥴 한 번 맞춰보라고 그랬는데도 묵묵부답이다.

[ ......................... ]

그래서, 한국말로 [듣고 있어요? 깨달음씨?]라고 했더니 

힘없는 목소리로 [ 깨달음씨,,,몰라요,,, ]란다.

모르긴 뭘 모르냐고 당신도 같이 갈 생각이면 빨리 얘기하라고 티켓 예약해야하니까

오늘 중으로 결정하라고 그랬더니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회사 결산하는 달이여서 가장 바쁘고, 자기가 없으면 결산처리가 안 되서 빠질 수도 없는데

 왜 하필 지금 갈려고 하냐고,,, 회계사와의 약속및 거래처 미팅이 얽혀서 날을 빼기가 애매하다고,,,

그렇지 않아도 쳐진 눈을 더 쳐지게 하면서 불쌍한 표정을 한다.

회사 일들을 생각하면 갈 상황이 아닌데,,, 가볼려고 스케쥴 조절을 해봐도 날이 안 잡히고,,,,

그래서 답이 안 나오는 모양이다. 

알았다고, 그럼 이번엔 그냥 나 혼자 갔다 올테니까 당신은 좀 참아라고 그랬더니[안돼요~]란다.

 

 

아무튼, 난 지금 가야 할 것 같다고,

엄마도 그렇고 언니도 한 번 봐야겠다고 티켓 사이트를 열어 가예약을 했다.

그걸 옆에서 보고 있던 깨달음이 땅이 꺼지게 한 숨을 쉰다.

[ ......................... ]

 

일단, 난 예약을 했으니 당신 마음이 결정 되면 말을 하라고 아직 빈좌석이 있다고 그랬더니

잠시 망설인 듯 하더니 자기 것도 바로 지금 예약하란다.

이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가 최우선이였던 깨달음이

중대한 결산보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언코 한국행을 강행할 생각인가 보다.

 

내일 회사가서 일처리 해보고 도저히 안 되면 못가지만  어떻게 될 것 같으면 직원에게 맡기고 가겠단다.

그렇다면 예약은 하겠는데 너무 무리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일정이 짧아 진짜 가족들 얼굴만 보고 끝날 것이라고

특별히 어딜 가지도 못할 것이고 당신이 먹고 싶은 것도  못 먹을 수도 있다고  

그래도 가겠냐고 그랬더니 한국에 가는 걸로 자긴 만족이니까 괜찮단다.

 이제까지 어머님이랑 형님이 자길 위해 맛집이랑 여기저기 데리고 가주셨기 때문에

이번엔 그냥 얌전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겠냐고

근데,,, [조개구이]와 [팥칼국수]는 먹고 싶단다.

[ ......................... ]

이 상황에서 [조개구이][팥칼국수]얘기를 떠올리는 깨달음을 보며

저 순진함과 단순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라는 의문마저 들었다.

 이미, 몸과 마음이 한국을 향해 가고 있는 깨달음...

내일 회사가서 일처리가 제대로 안 되면 못갈텐데,,,못 가게 되면 또 얼마나 낙심하고 슬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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