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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병상일기 -1 적응기간

by 일본의 케이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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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3일 뜬눈으로 밤을 샜다.

누워도, 앉아도, 엎드려도,아픈 다리로 서 있어봐도

대상포진의 통증이 나아지질 않는다.

진통제를 먹고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음악을 틀어놓아 보았지만 몸에서 진땀이 난다.

입에서는 절로 신음소리가 흘러 나오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분명 샤워를 했는데

내 몸에서는 쉰내가 나기 시작했다.

너무 졸린데 통증으로 인해 잠들지 못하는 고통...

새벽 4시...

누군가 내 허벅지 위에서 난도질을 하는 듯하다고

표현해야할까..쑤시고 저리고 시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 고통스런 통증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검색을 또 해본다.

뼈가 녹는 듯하다, 살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다.

바늘로 찌리는 듯 하다. 산통이 훨씬 낫다.

애리한 송곳으로 긁는 듯하다.

경험자들 모두가 시간이 가길 기다릴 뿐

특별한 해결법이 없었다.

신경절을 따라 생기는 수포는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고

난 허리신경에서 와서인지 허리가 부러질듯이

아프고 수포는 허리를 타고 오른쪽 허벅지

전체를 물집들이 점령했다.

내 온 몸에 있는 털은 꼿꼿이 선 채로

예민할때로 예민해진

내 신경감각은 나를 더 지치게 했고

정신적으로 황폐화를 시켰다.

이렇게 아플 줄이야 상상도 못했고

이 통증이 너무 심해 왼쪽 발의 골절부위는

 전혀 아픈 줄을 못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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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제부터

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진통제에 의존하고 있지만

약을 복용한 덕분에 그래도 수면을 

취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전날 사 둔, 도시락을 먹고

바로 책을 펼친다. 한번씩 읽었던 책들이지만

다시 읽기를 하고 있다.

그 땐 무심코 지나갔던 글귀들이 품고 있는

의미들을 되새기며 

천천히, 천천히 읽어내려가고 있다.

왜 갑자기 두가지 아픈 일이 한꺼번에 내게

찾아 왔는지 그 이유들을

파헤쳐보려다가 그만 뒀다. 그만뒀다기

보다는 대상포진의 통증이 너무 커서

그런 생각들을 할 여유도 없었고

연3일 잠을 못잤더니 그저 잠만 잘 수 있었으면

하는 원초적인 본능만 남게 되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다리골절이 아니였으면 움질일 수 있겠지만

집 안에서도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니

꼼짝없이 병실에 있는 느낌이다.

통증이 너무 심해 고통스러운 것과 다리 골절로

인해 행동이 불편하니 입원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상의를 했는데 담당의가

입원할 정도는 아니라는 말에 맥이 풀렸지만  

인간은 환경의 동물이기에

벌써 난 적응을 잘 하고 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59

 

모든 건 기브엔테이크였다

택시 안에서도 줄곧 깨달음은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직원이 또 문제를 일으켜 그것을 수습하느라 이번 주는 현장과 미팅을 거듭하느라 바빴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난 혼자 가겠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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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eijapan.tistory.com/1483

 

잠시 쉬어야겠습니다

[ 오~많은 일이 있었네요.응급실을 두 번이나,, 불행이 계속되네..별 일 아니어서 다행인데 다리는 왜 또?  뭔 일이래요? 힘드시겠다~~] 젊은 의사는 나를 자기 친구 대하듯 즐거운 표정을 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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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eijapan.tistory.com/1476

 

인정하며 사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잠깐 볼 일이 있어 나왔다. 꼭 오늘이 아니면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나오고 싶었다. 깨달음은 아침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번갈아보며 붙박이처럼 거실에 앉아있었고 난 휴식을 취하고 싶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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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배가 잽싸게 보내준 즉석 누룽지, 떡국, 컵밥,

삼분카레, 미역국, 육개장,갈비탕을 깨달음과

나눠 먹으며 오늘 하루를 또 보낸다. 

물만 끓여서 붓기만 하면 되는데

다리도 아픈데 뜨거운 물 끓이려다 또 다칠까 

염려되니까 조심, 또 조심하라는 후배.

일본 도시락만 먹다가 즉석 떡국을 먹으니

참 행복해진다. 

그냥 이렇게 단순하게 사는 게 최고인 것 같다.

이런 시간이 주어진 건 좀 쉬어가라는 뜻일 거라고

잠시 충전하는 시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몸과 마음을 좀 비우고,,

생각도 비워가는 시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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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염려해주신 덕분에

전,,지금 적응중에 있습니다.

거의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있으니

24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지네요.

지금껏 똑같은 24시간이 내게 주어졌는데

많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온 거 같아서

이젠 정말 단순하고 심플하게 그리고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들은

과감하게 시간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버둥거리지 않고,,,

격려 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말씀 드리며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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