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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본 받고 싶은 우리 시어머니

by 일본의 케이 2015. 6. 27.

저녁무렵에 택배가 도착했다.

우리 시어머니 성함이 적혀 있었다.

지난 5월 연휴 때 찾아뵙고

이사한 뒤로 전화를 한 번 드렸을 때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는데 왠 소포를 보내셨을까.... 


 

일단 깨달음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알겠다고

집에서 설명해 준다는 말을 남겼다.

무슨 설명?을 한다는 소린지...

열어 봤더니 시아버님 이름으로 이사 축하 노시가 둘러 있었다.

(熨斗 노시- 경사 때나 축하 선물,

답례품에 첨부하는 전통 종이장식)

어머님께 전화를 드릴려다가

깨달음과 얘길 나눈 다음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두었다.

 

깨달음이 퇴근하고 들어오길래 바로 물었다.

어머님에게 무슨 일 있냐고? 지난 번 전화 드렸을 때

별일 없으신 것 같던데 왠지 이상하다고,,,

뭘 보내실 때는 언제나 무슨 말씀을 하시거나

메모를 남기셨는데 오늘 택배에는 아무것도 없고,,,

좀 이상하다고 그랬더니 나보고 눈치가 빠르단다.

 

 지난 주, 시어머니가 깨달음에게 전화를 하셔서

어렵게 말을 꺼내시더란다.

우리가 언제가 보내드린 정관장이 다 떨어졌는데

구할 수 있으면 한 병만 어떻게 구해서 보내 줄 수 있냐고,,,

아버님이 기운이 없거나 감기 걸리실 때마다

 그 약이 금방 낫는다고 드셨는데

요즘 당신이 기운이 없이 같이 복용하다보니

우리가 보내준 게 다 떨어졌다고

이번에 한 병만 보내주면 다음부터는 당신이

 구매를 해보겠다고 하셨단다.

그 약은 시골 동네 약국에서 파는 게 아니라고

자기가 알아서 보낼테니까 걱정말고

하루에 5알씩 세번씩 꼭 챙겨 드시라고 그랬더니

알겠다시며 근데[케이]에게는 미안하니까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하셨단다.

괜히 케이가 알면 신경쓰게 되니까 알리지 말라고

그러셔서 한국에서 처제가 보내주는 약이여서

[ 케이]도 알고 있으니까 그냥 말하면 된다고

그런 건 염려 말라고 했더니

미안해서 어쩌냐고,,여기 일본에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셨단다.

(지난 5월, 우리를 배웅 하시는 어머니)

 

구매처는 알려고 할 필요도 없고, 아무튼 보내드릴테니까

 몸 관리 잘 하시라고 했단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또 전화가 와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처제분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약값을 드리면 실례가 될 것 같으니까

뭔가로 답례를 하고 싶은데 뭐가 좋겠냐고 물으셨단다.

괜찮다고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까

그냥 계시라고 했어도

안 된다고 그냥 받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뭘 좋아하는지 말해보라고 그래서

문뜩 떠오른게 태현(조카)이가 우동을 좋아한 게 생각나서

그럼 맛있는 우동이나 보내라고 그랬단다.

깨달음 얘기를 다 듣고 바로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저라고 잘 지내시냐고 그랬더니

첫 마디가 [케이,,,미안해서 어쩌지..]라고 하셨다.

뭐가 미안하냐고 바로 보내드렸어야 하는데

제가 더 죄송하다고 그랬더니

동생분에게 꼭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 달란다.

[ ..................... ]

아들에게도 며느리에게도

 그저 죄송하다고만 하시는 우리 시어머니...

그러지 마시라고 뭐가 필요하시거나

뭐가 떨어져서 곤란하시면

주저하지 말고 저한테 꼭 전화 주시라고

그랬더니 알겠다고 하시며

또 여동생분께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말고 전해달라고 하셨다.

알겠다고 어머님이 보내주신 우동도 동생한테 잘 보내고

어머님 말씀도 전하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작년10월, 우리가 가서 청소를 해드릴 때

 정관장 3병이 그대로 남아 있는 걸 내가 봤었다.

왜 안 드셨냐고 물었을 때, 힘이 딸릴 때 먹는 거라고

지금은 건강하니까 먹을 필요 없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올 해는 안 보냈는데.....

그  걸 다 드셨다면

분명 기력이 많이 딸리셨다는 건데

멀리 있는 자식들은 그걸 몰랐다.

당당하게 한 병 보내달라고 하셔도 될 것을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시는 우리 어머니...

멀리서,,그저 멀리서 시부모님의 건강을 빌 수밖에 없는

못난 자식들 가슴이 시려오기만 한다.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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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rque 2015.06.27 08:42 신고

    케이님! 홍삼타블렛도 좋지만 홍삼정이나 액기스가 더 좋은것 같아요~ 저도 타블렛먹다가 정으로 바꿨는데 먹기도 편하고 맛도 있고 실제로 효과도 더 보고 있어요(체감효과라 정확하진 않지만요^^;)
    답글

  • 봄이왔군 2015.06.27 09:34

    아~~ 아침부터 울면안돼는데..........
    눈가가 뜨거워지네요.


    답글

  • 무념무상5 2015.06.27 09:35 신고

    시부모님께서 아들 며느리 배려해주시는 따뜻한 심성이 절절히 전해져 오는 포스팅이네요. 아침부터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입니다. 늘 좋은 글 정말 감사드려요!
    답글

  • 2015.06.27 10:4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6.27 10:5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min 2015.06.27 10:58

    케이님의 마음도 아름답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답글

  • 맛돌이 2015.06.27 11:01

    마음 씀씀이가 정말 좋은 시어머니군요.
    행복하시겠어요.
    답글

  • 지혜월 2015.06.27 11:02

    눈물이 핑ㆍㆍ 가슴이 아리네요. 그래도 따뜻한마음 느낄 수 있어 제 가슴도 훈훈해집니다.
    답글

  • 힘내세요! 2015.06.27 11:12

    체질상 인삼이 안 받는 어르신들도 홍삼은 드실 수 있으니 정관장 정말 선물하기 좋은 것 같아요. 정말 기력 없으신 어른들 한 숟갈에 기운 차리시는 것 보고 홍삼 종류별로 열심히 사다 나르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신 시부모님 오래 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답글

  • 2015.06.27 15:32

    돈은 벌면 모을수 있지만 기력이 약해지는 어르신은 되돌릴수가 없지요.. 두분이서 친정부모님 시부모님을 마음으로 위하는걸 볼때마다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케이님 내외도 늘 건강하시길 바라요.
    답글

  • 2015.06.27 16:2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6.28 11:1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건이맘 2015.06.29 09:04

    시어머님의 마음이 여기 멀리 타국까지 전해집니다. 저도 그런 넓은 마음을 감히 배울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답글

  • 박씨아자씨 2015.06.29 09:06

    예전에도 몇번 글을 읽었지만 시어머님 참 깍듯하게 예의도 지키시고 생각해주시는거보면 존경받으만합니다.
    그제품이 어르신몸에 잘맞는다니 자주 챙겨드리면 또 부담스러워하실려나?
    암튼 보기 좋습니다.
    답글

  • 초록개구리 2015.06.29 11:06 신고

    저희 어머님도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딸려 하시는데,
    세월을 막을 수 없는 지라 그저 안타까움만 늘어갑니다.


    답글

  • 징징이 2015.06.29 19:19

    부모님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니 나름대로 도움이 될 만한 영양보조제를 보내는 데
    부모님 마음은 또 그게 아닌가봐요.
    저에게 보내는 식재료는 당연한 거고
    제가 보내는 자질구레한 것들은 고생해 보내는 거라고 안 챙겨도 된다고 말하실 때마다 죄송하기만 한데
    케이님 댁도 그렇군요.
    참 귀한 분들이 함께하셔 이야기만 들어도 좋습니다^^
    답글

  • 금동이 2015.06.30 01:34

    부모님이 건강하신다면야 물심양면으로 해드리고싶은게 자식의 마음이겠지요. 케이님도 시어머님의 마음도 왠지 짠하네요. 무더운 여름 잘 이겨내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래요.
    답글

  • 위천 2015.07.03 09:46

    케이님의 시부모님 이야기는 항상 콧끝을 찡하게 합니다
    모두가 부모님이 계시지만, 어떤 방법으로 모시는가는 제각기 다르겠지요
    아마도 케이님과 시부모님 사이에는 서로 신뢰와 존경과 사랑으로 맺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래도록 잘 모시고, 해 드리고 싶은 것 마음껏 해 드리면서 더욱 사랑하며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답글

  • 尾台愛実 2015.07.10 09:59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尾台愛実 2015.07.10 09:59

    같은 일본에 시어머니 모시고 사는 저도 늘 느끼는 감정이네요. 한국에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안계시는 저에게 늘 딸처럼 마음 써 주시면서도 제가 작은거라도 사드리면 고맙다,미안하다고 몇번씩이나 말씀 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저렇게 늙고싶다고 느낍니다. 한편 돌아가신 엄마가 그리워지는 글 잘 읽고 갑니다.장마뒤에 모처럼 화창한 날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