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회사는 창립 때부터 대학
후배들과 함께 일을 해 왔다.
사무실을 요코하마에서 시부야로 옮겨 오면서
후배들을 고문으로 남기도하고 모두가
독립을 했다.
그들중에 깨달음과 가장 오랜 시간 함께 일을
해 온 마쯔다 상이 요즘 많이 힘들다.
나와 동갑인 마쯔다 상이 올 초에
이혼을 하고 시골에서 요양 같은 걸 한다고
그랬는데 지난달부터 부쩍 깨달음 회사에
나타나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가곤 했단다.
딸 두명도 일찍 시집을 가서 혼자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사무실에서 직원들 일을 같이 하기도 하고
맛집에서 피자를 서너 판씩
사 와서 먹기도 했단다.
그런 후배 모습이 안쓰러워서 두어 번
술자리를 가졌다는데 깨달음 말에 의하면
이혼 후 극심한 우울증이 생긴 것 같았다며
불면증에 시달려 수면제 없이 잠을 청하지
못한다고 한다.
[ 와이프가 바람났거든,, ]
[ 아,, 그래서 이혼한 거야?..]
[ 응,, 쇼크가 너무 컸나 봐. 그러니까
우울증이 왔겠지..]
피아노교사였던 와이프는
화려한 남성편력의 소유자였는데
딸들을 결혼시킬 때까지 후배가
참고 결혼생활을 유지했었단다.
[ 후배가 대단하네.. 와이프가 바람피운 게
처음이 아니라며 어떻게 참았을까.. ]
[ 그냥 남남처럼 살았대..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병이 깊어졌던 거지 ]
이혼을 하고 혼자가 되고 나니 정신적으로
너무 황폐해져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고
잊고 싶은데, 모든 기억을 지우고 싶은데
저녁만 되면 아내와의 시간들이
너무 선명하게 떠올라 잠을
더 잘 수 없다고 한다.
[ 그 후배한테 위로해 줬어? ]
[ 시간이 약이라고,, 병원 다니면서
괜찮은 여성들을 만나보라고 했지 ]
[ 새로운 여자에게 관심이 있을까? ]
[ 전혀 없긴,, 없대.. 여자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에 회의가 느껴져서 싫대 ]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으니
여행을 떠나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오키나와에서 두 달 정도 지내다 왔고
타이완에 다녀왔다길래 한국에도
가보라고 적극 추천했단다.
한국에 가서 직접 한일 관계의 역사적인 것들을
눈으로 보게 되면 생각할 게 많아지고
건축적인 면에서도 색다른 형태를 볼 수 있으니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2주 정도
다녀오는 게 좋다고 말했단다.
[ 마쯔다 상, 예전에 15년 전쯤 회사에서
같이 한국 가지 않았어? ]
[ 그때 처음 가보고 지금까지 한 번도
안 갔대. 그래서 내가 더 가보라고 권했지 ]
[ 깨달음, 아내들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가
뭐라 생각해? ]
[ 음,, 뭔가 불만이 있어서겠지]
[ 구체적으로 어떤 불만? ]
[ 잘은 모르겠는데.. 행복함을 못 느끼니까
다른 곳에서 느끼려고 그런 거 아니겠어?]
일본 여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외로워서라고 한다.
결혼을 했지만 여성으로서 설렘과
두근거림이 느끼고 싶은데 남편들은
전혀 관심을 주지 않아서
외도를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남편에 대한
성적인 불만족과 생활면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자신을 여성으로
봐주는 상대에 눈길을 보낸다고 한다.
그 후배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이
훌쩍 여행을 떠나고 환경을 바꿔서
고쳐지면 좋으련만
30년간의 부부생활을 하며 받았던
상처와 아픔들에 딱지가 생기기까지는
오롯이 후배 혼자서 이겨내야 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부부 일은 둘만이 아는 일이고
어느 누구도 그 어떤 조언도 무의미하다.
그냥 묵묵히 그가 조금은 덜 지치게
그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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