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인

애국가가 이렇게 슬픈지 몰랐습니다

by 일본의 케이 2016.11.23

지난 주말 오후, 잠시 커피숍에 들러 

차와 샌드위치를 시켰다.

실은 결혼기념일이 한달이나 지났는데 올해도

둘이 서로 모르고 그냥 넘어갔다가

쇼핑이라도 하자며 밖에 나와

깨달음 옷을 사고 잠시 쉬러 들어온 것이다.


[ 왜 당신은 아무 것도 안 사?]

[ 응,,필요한 게 없어,,]

[ 이상하네..여름부터 당신 뭐 안 샀잖아,,]

[ 응,,늙었는지 물욕도 없어졌어,]

내 말을 듣던 깨달음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재차 물었다.

[ 왜 물욕이 없어진거야? ]

[ 그냥, 필요한 게 없어,,웬만한 건 다 있고,,

굳이 산다면 차나 한 대 살까? 

근데,,차가 필요했으면 진작에 샀겠지..]

[ 정말 살 것 없어? 가방 같은 거.]

[ 응,,정말 아무것도 없어,,]


그렇게 난 코코아를 마시며 잡지를 보고 

깨달음은 경제신문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

[ 한국 어떡해.국민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하는데 박근혜 씨가 조금 불쌍해..]

[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마, 큰일 나...]

[ 아니,,박근혜 씨가 큰 잘못했어,

근데 최순실이가 제일 나쁜 거 아니야?

최순실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감옥에서 넣어서 종신형을 시키면 될 것 같애

세상 빛을 평생 못 보게..]

[ 박근혜는? ]

[ 음,,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 끌기 작전에 

돌입했으니까 분명 임기까지 밀고 나갈꺼야,,

임기 끝나면 바로 형을 집행하면 될 것 같아.

일국의 대통령이 도중에 내려오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타격이 크고..]

[ 무슨 말인지 알았는데 그래도

지금 그런 소리 하지마 ]

[ 나는 무엇보다 대통령도 문제지만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의식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해..

국민들이 자본주의를 쫒다보니까

재벌들, 부정부패, 인맥쌓기, 낙하산,

 빈부격차가 끊임없고.... ]

[ 알았어..그만해 ]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표정이였지만

내가 입을 닫자 깨달음이 두 손을 턱에 

받치고는 [ 어떡해..한국,,]하면서

쳐진눈을 더 불쌍하게 내려깔고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 당신 요즘 한국이 시끄러워서

당신도 복잡한 거야?]

[ 아니,,꼭 그런 건 아닌데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영상으로 보면

그냥 그 아픔과 절박함이 느껴져...

뭐랄까,,막막함 같은,,너무 화가 나는데

답이 잘 안보여서 더 화가 난다고 할까,,,]

[ 그래서 물욕이 없어진거야? ]

[ ........................ ] 


지지난주 100만인 규모의 촛불행사가

있던 신문기사이다.

연일, 이곳 아침 정보방송에서는 

[ 최순실]사태를 시작으로

하루하루 변화되어가는 한국의 정세를

아주 세세하고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한국 호스트클럽의 실정, 밀착취재와

 한류 드라마 주인공 길라임까지...


혼란없이 끝난 100만인 촛불집회가

부럽기도 하고 참 대단하다고 칭찬하는

반명, 일본인들은 과연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지, 절대로

그러지 못할 거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도에 관심을 가졌고

미국이나 한국처럼 즉시 행동으로 보여주는

민주주의가 부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진정한 민주주의란 바로 이런 것이며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는 환경이야말로

민주주의라는 주장도 있었다.

(애국가 부르는 전인권씨)


특히, 고등학생들이 수능을 마친 그 발길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은

어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평했다. 

정치에 그닥 관심이 없는 나이지만

이번 사태는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수치심마져 들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한국인은 책임감이 없다는 듣기싫은

소릴 들어야했고 학교 후배들은

회사 면접을 볼 때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쓴소리를 들어야했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친구들조차도

입에 담지 않으려 한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정말 이것 밖에 되지 않았는지

지인들도 차마 묻지 못하는 것이다.

저 촛불 하나 하나에 국민들의 눈물,

영혼과 희망이 함께하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모든 걸 내려놔야 할 것이다.

전인권 씨가 부르는 애국가는

가슴 속 애간장을 끓게 했다.

옆에서 함께 보던 깨달음은 계속해서 한 숨을 

몰아 쉬었다.

애국가가 이렇게도 슬픈지 몰랐다.

국민들의 간절함을 담아 불렀다는

전인권 씨의 애국가는 내가 한국인이기에 

함께 눈물 흘릴 수 있었다.

나라를 잃은 서러움보다 더 하다는

국민의 애통함을 뼈아프게 새겨 듣고

 더 이상 국민의 처절한 고통을 외면하지 

않길 간절히 바란다.

댓글21

    이전 댓글 더보기
  • 2016.11.23 06:3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hwan 2016.11.23 08:37

    감사합니다
    답글

  • ★메이★ 2016.11.23 10:44

    이글을 읽으며 다시 한번 느끼지만 참으로 참담하고 화가나고 치가 떨린다는 말밖에 할수가 없네요~
    보고 느끼기만 할뿐 제가 할수 있는것이 없어 더 답답합니다~ 아마 케이님도 비슷한 마음이실거라 생각드네요~
    어제 일본에 지진이 발생했다고 하여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일주일내로 여진이 더 있을거라는데 괜찮으신지요?
    한국에도 요즘 부쩍 지진 발생율이 높아져 가는데 부디 별일없이 잘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답글

  • 2016.11.23 12:1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Lovelycat 2016.11.23 12:53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사회의 인식이 변하기를 기대합니다
    젊은이들은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길 희망하고 어른들은 '다 그런거야'라는 습관에서 벗어나길 바라요
    정치인들은 표 구걸쟁이에서 공약지킴이가 되길 희망해봅니다
    남편은 개인사업을 하는데, 로비나 접대가 없으면 일을 할수없다고 다 그런거라는데 그런 생각들이 깨졌으면 좋겠어요
    딸 둘을 키우는 저는, 저 역시도 여직원이 많은 회사를 다녔는데 회사내에 만연했던 여직원에 대한 성차별적인 분위기들, 회식때마다 끔찍하게 싫었던 성희롱적 분위기들,
    이른바 '꼰대'들이 저지르는 '갑질'이 여자니까 으레 겪어야하는 일들이라는 미친 생각도 꺼져버렸으면 합니다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께 저는 그저 감사하고 미안할 뿐입니다
    답글

  • 툴투리엄마 2016.11.23 13:26

    이게 나라인지..국제적망신이네요.ㅠㅠ
    답글

  • 저도 몇 주 째 이곳에서 한국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는데, 지난 주 촛불집회에서 그 분이 부르시는 노래를 들으면서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저도 애국가가 그렇게 애절하고 슬플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매일매일 새롭게 드러나는 사실에 경악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우리 국민들을 보면서, 대통령은 이렇게 훌륭한 국민을 가질 자격이 정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글

  • 2016.11.23 21:5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김동영 2016.11.23 22:31

    이전 정권부터 공영방송이 정부에 의해 통제되어가면서 언론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있었죠. 언론에서 무슨말을 해도 거짓말을 한다는게 바로 느껴졌습니다. 그 결과 언론지수는 70위까지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더 웃긴건 일본은 우리보다 낮은 72위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느낀 일본인들은 언론지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말들을 믿는지 진정 궁금합니다. 제가 한국에 느낀 감정을 일본언론에 대비해보면 일본언론이 대부분 거짓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방송사가 한국방송에 열을 올리는 것도 아마 자국의 문제점을 건들지 못해서 관심을 다른 곳에 쏟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런 촛불도 JTBC와 손석희님이 없었다면 불가능할 정도로 언론의 역활이 중요하죠.
    답글

  • mirim 2016.11.24 03:23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프라우지니 2016.11.24 03:25 신고

    유럽의 뉴스에도 자주 나오는지 시사에 관심이 별로 없으신 시어머니가 "한국의 데모"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지금은 내 할일도 바쁘지만 한국의 상황을 보면 "어찌 하면 좋은 방향으로 나갈수있을지..."걱정입니다.^^;
    답글

  • 2016.11.24 03:2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이윤경 2016.11.24 07:05

    며칠전 기사가 나왔어요.박근혜를 찾아간 측근에 의하면 단계적 퇴진이 명예롭다는 조언에 "내가 뭘 잘못했지요?"라고 했다네요..어이가 없죠...불쌍한건 누굴까요...정말 화가나요ㅜㅜ특히 세월호에 관해선 그 분노가 엄청납니다
    답글

  • 마네 2016.11.24 14:03

    크리스마스 노래로 유치원 엄마들 노래연습있는데
    눈 핑계 대고 안갔어요.
    참..... 입이 있는데 말이 안나오네요.
    점입가경이란 말이 이럴때 쓰는 말인지...
    내일은 무슨뉴스뜰까 걱정이에요.
    외국에서 살다보니 한국뉴에 민감한것도 있지만
    박근혜씨 요즘뉴스는 정말 국민의 자긍심을 긁어먹는 좀벌레 같아요
    답글

  • BBC보니 블루필(비아그라)이 블루하우스에 갔다란 말을 하더라고요. 정말 국제망신은 혼자 다시키고 뒷수습은 국민들이 하는것같아요. ㅠㅠ
    답글

  • 2016.11.25 14:2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아마도그건 2016.11.25 14:50

    한국에 요새 이런 말이 퍼져요
    정부는 3류지만 국민은 일류다.
    그 말만 딱 아로새기면 부끄러움보단
    우리사회가 변할거라는 믿음이 더 커져요.
    해외에 계신분들과는 약간 감상이 다르지만
    현재 내부에 있는 전 그래요.

    자본주의 자체가 나쁘다고 해버리면 곤란해지지않을까 싶어요. 자본주의 아래서 민주주의도 꽃피운거나 다름없는걸요. 민주주의가 잘 발달된 나라이기때문에 100만명 평화시위도 가능했던거고, 앞으로는 더 깨끗한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거예요.

    다른나라가 200여년에 걸쳐 만들어간 역사를 우리는 40년만에 고쳐썼기에 부작용이 따르는 것 뿐, 고치면 돼요 문제는.



    답글

  • 김정연 2016.11.27 00:04

    3주째 아이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하였어요.
    13살 첫째가 " 엄마 이런다고 하야 할까?" 하고 묻는데 참 할말이 없더라구요
    제심정도 마찬가지여서요.
    전인권씨가 부르는 애국가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따라 부르는데 뭉클했어요

    답글

  • 의지의 강자 2016.12.05 00:18

    안녕하세요. 아라시가 좋아 일본어 공부를 하고있는 평범한 주부에요. 광주에 살고있고 일본에 관심이 많아 케이님 블로그를 즐겨보고 있답니다.
    저번달에 one ok rock이라는 일본락그룹 콘서트가 서울에서 있어서 다녀왔는데 그 그룹 리다가 한 인터뷰에 험한 댓글이 많이 있었어요.
    시국이 이런데 거길 가다니 미친거 아니냐는 투로.
    진짜 시국이 말이 아니죠. 근데 전 정말 열심히 살고 있거든요. 아이들이 혹시나 저땜에 일본을 무조건 좋아하게 될까봐 걱정하며 역사공부도 하고 있구요.
    그런데 참으로 못난 지도자 때문에 취미생활도 할 수 없게 된 이 현실이 화가 납니다. 그런 사람을 아직도 감싸며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천불이 납니다. 그래서 매주 아이들을 데리고 금남로에 가요.
    보고 깨닫길 바래요. 행동하는 사람들의 힘을, 투표의 소중함을, 역사공부의 필요성을요.
    두분이 나누시는 대화에서 한국사랑을 느낍니다. 그곳에서도 환한 촛불을 밝혀주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답글

  • 2016.12.16 16: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