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포 왔어? 뭐야? ]
[ 응,,언니가 양파즙을 보내줬어]
내가 테이블 밑에 두었던 소포를
다시 끄집어와서는 과자가 있는 걸 보고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정지화면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 왜?]
[ 두 개,,, 없어...]
[ 뭐? ]
[ 과자가 두 개 밖에 없어,다 양파즙이야 ]
[ ............................ ]
[ 두 박스나 있잖아,
양파즙은 내가 부탁한 거야. 그렇지 않아도
바쁜 언니가 경동시장까지 가서
한국산 쥐포를 찾았는데 없었대..당신 한국산 아니면
안 먹잖아..그래서 서운할 까봐 과자를 넣은 거야]
내가 부가설명을 했지만
좀처럼 미동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날, 블로그 이웃님이
소포를 보내주셨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함께
과자,쥐포와 문어다리를 보내주신 거다.
얼마나 좋아하던지
콧노래를 부르며 엉덩이를 흔들흔들 거리고
인증 사진도 찍으라며 신이 났다.
[ 내 마음을 이렇게 알아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눈물나게 고마워~~~
[ ............................. ]
그리고 그 다음날도 소포가 도착을 했다.
내가 카톡으로 알려 줬더니
눈썹이 휘날리도록 칼퇴근을 한 깨달음이
저녁도 먹기 전에 무슨 의식이라도 하듯이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소포 내용물을 꺼냈다.
하나씩 꺼내서 만져본 다음, 다시 박스에
곱게 넣더니 소포박스를 끌어안고
[ 좋아요~]란다.
[ ......................... ]
[ 그렇게 좋아? 좋아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
[ 응, 지금 연속해서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잖아~
올 크리스마스는 너무 행복해...
우리 직원들도 좋아할 거야,,.]
[ 왜 모두 당신 거라 생각해? ]
[ 당신이 아무리 뭐라해도 이건 모두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 .......................... ]
다이어트는 무리라는 생각과 함께
돼지 된다는 말이 나올뻔 했는데 그냥 꾹 참았다.
저렇게 좋아하니 그냥 내버려 둘 수밖에...
그러다 문뜩 뭔가 생각이 난 듯
자기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으니
이웃님께 돌려드려야하지 않겠냐며
내가 지난주에 준비해 둔 크리스마스 카드를
꺼내 주라고 재촉했다.
[ 아직 신년카드는 덜 준비됐어...]
[ 괜찮아, 완성 된 것만이라도 줘 봐,
지금에 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빨리 적어야 될 것 같아,, ]
[ 뭐라고 적을 건데? ]
[감사합니다]라고 적어야 하니까
연습을 한다고 한글을 그리듯이
천천히 써내려갔다.
[ 감사합니다]를 열심히 그리면서
연습을 한 뒤 쓰고 나서는
싸인처럼 자기 이름을 넣고 싶다고 했다.
[ 과자 보내줘서 고맙다는 거야?]
[ 아니야, 지금 한국이 여러가지로
많이 정신이 없고 아프잖아.
근데 이렇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그것도 일본에까지 챙겨주시는 마음과
정성이 너무고마워서 그래
그러기가 쉽지 않잖아,,,진짜 감사해.. ]
몇 번의 수정을 거듭해 쓴 한글이지만
합니다가 함니다로 되어있다.
한 장 한 장 한글을 그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깨달음 얼굴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받은
어린 아이처럼 천진함과 진지함도 함께
아주 행복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이렇게 올 크리스마스도 우린
이웃님 덕분에 아주 따뜻하고
행복함을 미리 맛 볼 수 있었다.
저희도 곧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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