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신랑(깨달음)

전생이 한국인이라 믿고 있는 깨서방

by 일본의 케이 2017. 1. 6.

아침 일찍 시댁을 나온 우린 교토로 향했다.

교토에 건축중이 호텔을 점검한다는

명목과 함께 약간의 관광을 하기로 했다.

먼저 도착한 곳은 후시미 이나리 신사이다.

외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뽑힌 이곳은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로케장소로 

유명해진 곳이다.

이곳을 꼭 오고 싶어했던 건 

상업(장사)의 신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깨달음이 오고 싶어했다.


신사에 들어서기 무섭게 깨달음은 

오미쿠지(길흉을 점치는 제비뽑기)를 

신중하게 읽어보고는 곱게 접어 걸어두고 

사업번창을 위한 부적도 큰 걸로 하나 샀다. 



교토 남부에 자리잡은 이나리 신사는

1300년 역사를 자랑하며 진한 주홍색의 도리이가

산기슭부터 구불구불 이어져 있으며 

도리이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연못, 폭포, 

작은신당, 묘지를 볼 수 있다.

정상까지 오르는데는 약 2시간이간 소요되며

정상에서는 교토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한다.


올라가는 도중에 있는 작은 신당에는 

양초와 작은 도리이를 사서

자신의 소원을 적어 놓고 헌납하며

 기도를 드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렁이는 촛불과 크고 작은 주홍색 도리이,

그리고 과일과 술들을 공물로 받쳐 놓은 게

어느 한국영화에서 본 듯한 무당집을 연상케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동복사라는

일본 최대 삼문 국보로 자리를 옮겼다.

 예전에 가 보았던 금각사, 은각사, 

기요미즈테라는

생략하고 새로운 곳을 찾아 간 것이다.

이곳은 삼문, 선당을 비롯하여 국보급 건물이 

많아 교토 5대 사찰 하나로 꼽힌다. 


 이곳의 볼거리라 할 수 있는 모래정원으로 향했다.

석정과 갈퀴로 표현한 모던한 패턴이 잘 어우러진 

하얀 모래정원에 오후햇살이 내려앉아 있었다,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데 깨달음이

불쑥 말을 건넨다.

[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

[ 여길 보고 있으니까 마음이 아주 차분해지고

기분이 가벼워 진다고나 할까,,

왜 이렇게 편할까? 마치,아주 예전에서부터 

보았던 것 같은 친근감이 들어..]

[ 전생에서 본 듯 해?]

[ 응,,전생이라고 할까,,데쟈뷰라고 해야할까,,

그냥 낯설지 않아,,그리고 마음이 고요해져.

이렇게 바라보고 있으니까..]

[ 당신은 전생에 일본인이였는지 몰라..]

[ 그런가,,,전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낯설지 않음이 당혹스러울 정도야,,

 당신은 전생이 진짜 있다고 믿어? ]

[ 응, 전생을 있다고 생각해,

나는 양반의 피가 좀 들어가 있지,,]

[ 양반? ]

[ 응,,한국의 양반의 피가 좀 들어가 있어..

분명 내 전생은 양반이였던 한국인이였을 거야 ]

[ ............................. ]


[ 무슨, 양반피, 상놈피가 있어? 

그냥 한국사람이였다는 거잖아,,

[ 있지, 당연히~그냥 한국사람 아니야, 

난 양반이야, 양반!! 난 전생이 절대로 있다고 봐, 

내가 전생에 한국인이였으니까

지금 생에서도 한국인인 당신을 만난 거야,

그렇게 연결되고, 연결되는 게

전생이 있어서라고 난 생각해..

김치도 잘 먹고,한복만 입어도 눈물이 나는 걸

보면 난 분명 한국인이였어,]

(다음에서 퍼 온 사진)


도쿄에 돌아오는 신칸센 안에서도

우린 전생에 관한 얘길 계속했다.

내가 한국에서 공부를 할 무렵, 불교미술을 

전공하신 교수님은 수업중에도

뭔가 느껴진다 싶으면 그냥 스치는 말처럼 

당신이 보이는 것을 툭 던지시곤 했다.

[ 자네는 여자한테 못 된 짓을 많이해서

그 벌로 여자로 태어났구만,,

얼굴이,남자 무사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어..]

또 어느날은 연구실에서 

몇 년생인냐고 물으시며

[ 너무 곧으면 부러져,,대나무처럼 곧지만

유연하면서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

그런 마음 수련을 해보게...

너무 단단하면 금방 부러지네...]

불자가 되고 싶었지만 지은 업이 많아 이렇게

세속에서 선생노릇을 하는 거라고

불교미술로 마음을 다잡으셨던 교수님,

방학이 되면 절에 들어가 몇달씩 칩거를

하셨던 교수님,, 전생 얘기를 할 때마다 

난 그 교수님 말씀이 떠오른다.

(다음에서 퍼 온 사진)


깨달음에게 이 얘길 했더니

무릎을 치면서 격하게 동감을 했다.

[ 그래서 지금도 남자 같은 면이 있구나,,

그 교수님, 나도 좀 만나 볼 수 없을까?

나를 보면 금방 아실 꺼야,

내가 한국의 양반이였다는 걸!

아니면 고급 기생이였을까? 

왕 앞에서 멋지게 부채춤 추는 여자?

아니면 해금이나 판소리를 하는 사람? ]

[ ...................... ]

양반보다는 여자 기생이 훨씬 더 많이 어울린다는

말이 나올 뻔했는데 참았다.

자신의 과거와 자신의 미래가 알고 싶으

현재의 삶을 보라는 석가모니의 말씀이 있다.

 깨달음 말처럼 자신의 전생이 한국인이였기에

현생에서 한국인 아내를 만났다는 

연계성으로 보면 그럴 듯하지만 

정말 전생이 있다면 깨달음에게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드는 날이였다.

자신의 전생을 한국인이라 믿는 깨달음..

아마, 남자가 아닌 여자였을 것이다.

댓글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