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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친구를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남편의 속내

by 일본의 케이 2018. 7. 26.

출근 준비를 하던 깨달음이 속옷을 

훌라당 뒤집어 올려 내게 배를 내밀었다.

[ 뭐야? ]

[ 응, 하루 24시간 차고 있어야 한다고

간호사가 채워졌어..]

[ 언제 갔어? 뭔데? 어디가 안 좋은 거야? ]

[ 응,,어제 퇴근하고, 병원에 들렀어.

심장박동이 며칠전부터 좀 이상하게

뛰어서 검사하러 갔었어..,,]

 [ 다른 말은 없었어? ]

[ 응, 일단 하루동안 체크해 보고 그 결과를 

얘기하자고 그랬어 ]

[ 안 불편해? ]

[전혀,,근데 오늘 샤워하지 말래 ]

[ 샤워가 문제가 아니라,,검사결과는

언제 나오는 거야? ]

[ 다음주..]


[ 언제부터 그랬어? 근데 왜 나한테 말 안했어? ]

[ 별 거 아닌 것 같아서...]

시아버님이 심장이 좀 비대하다는 얘긴 결혼초에

들었다. 특별히 처방을 하시진 않았고

가끔 불편할 때마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그대로 지내셨다고 했다.

[ 혹, 문제가 있을지 모르니까 미리 가 본거야,

걱정하지마,, ]

[ 그래도,,걱정이네..]

양복을 입고 좀 주춤하다가 흘리듯 말을 꺼낸다.

[ 내가 예전부터 말했던 유언장 있잖아,

어디에 있는지 알지? ]

[ 그걸 왜 지금 얘기 해? ]

[ 그냥, 확인차 하는 거야,,]

 [ 보험증서도 같이 넣었어..]

[ 알아,,,]

[ 회사는 00군에게 넘기는 것도 알지? ]

[ 아는데, 왜 지금 그 얘길 하냐고? ]

[ 확인하는 거라고,,,]

[ 뭘 확인 해? ]

[ 그냥,,,무슨 일이든 미리미리 준비하고

알아두는 게 좋잖아 ]

[ 알았으니까 그만해..]


깨달음은 가끔 이렇게 느닷없이 날 놀라게 하고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초딩처럼 까불다가 선생님처럼 바른 소리와 

훈계를 하기도 한다.

결혼을 하고 난 많이 아팠고

지금도 갱년기증상과 호르몬 이상으로 

여러곳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깨달음은 결혼을 해서 지금껏 그렇게 크게 

아프지 않았고 큰 병치레 같은 것도

없었는데 오늘을 덜컥 겁이 났다.

괜찮겠냐는 거듭된 내 질문에 깨달음은

밝은 미소로 아무일 없다며 큰 엉덩이를

요리조리 흔들며 즐겁게 출근을 했다.


저녁 8시가 넘어 깨달음에게서 전화와 함께

 카톡이 계속해서 왔다.

거래처분들이 우리집에 오고 싶어 한다고

한국요리를 먹고 싶어하는데 8월 5일에

집에서 파티를 하면 안 되겠냐는

 갑작스런 내용이였다.

일단 약속을 하지 말고 집에서 얘기하자고

전화를 끝냈는데 10시가 넘어서

 많이 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왔다.  


눈이 반은 감긴채 내게 다시 확인을 하려했다.

[ 8월 5일날 정말 안돼? ]

[ 나한테 미리 얘길 해야지 날을 그렇게

정하면 안돼지..안 그래? ]

[ 다들 그 날이 좋다고 해서..]

[ 다들 좋다고 해도 나는 안돼..]

[ 알았어..그럼 언제가 좋아? ]

[ 아니,,꼭 해야할 이유가 있어? ]

[ 당신 음식이 맛있다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저기 거래처에 소문이 나서

다들 오고 싶다고 하잖아..]

[ 몇 명 쯤 초대할 생각인데? ]

[ 응,,15명,,,]

[ 나 혼자,,15명을 어떻게 해? ]

[ 지난번에도 했잖아,,,]

[ 그러긴 한데..도우미 한명 불러 줘.

그럼 할게.그대신 파티는 9월로 연기해줘 ]

[ 알았어...]


(작년 홈파티 때 준비하는 깨달음)


[ 당신이 제주도에서는 정말 상냥하고 

잘해줬는데 일본에 오니까 또 냉정해..]

[ 갑자기 뭔 소리야? ]

[ 아니..제주도에서 당신이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그립다는 소리야,,]

[ 특별히 잘해 준 거 없는데..]

[ 아니야,,우리 결혼전 연애할 때처럼

너무 부드럽고 좋았어..]

[ 아마, 당신이 한국에서는 외국인이니까 

좀 더 신경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잘해주고 그런 건 없었어..]

[ 나를 대하는 태도, 마인드가 달랐다는 거지..

정말 상냥하고 좋았는데...]

[ ............................. ] 

[ 우리집에 오고 싶다는 사람이 많으니까

당신이 이해를 해 줬으면 좋겠어..]

[ 알아,,근데 스케쥴을 맞춰야지..

그리고 지금 더워죽겠는데 누가 파티를 하냐고 ]

[ 에어콘 틀면 되고,내가 도와주면 되는데..

 오늘 같이 술 먹은 거래처 사장이 주말이면 

한류드라마를 와이프랑 빠지지 않고 본다네..]

[ 원래 일본 아저씨들이 한국사극을

 많이 본다고 예전부터 그랬잖아..]

 [ 그 사장이 간장게장이 먹고 싶대..

와이프는 순두부찌개...]

[ ................................. ]


[ 당신,,내가 힘들거라는 생각은 안해? ]

[ 하지..그래도 사람들이 우리집 와서 

당신 요리 먹으면서 좋아하는 게 보고 싶고,,

자랑하고 싶고,,그래..내 거래처 사람들이

 다 부러워 해~. 내가 말하지 전에

우리집에서 먹고 간 사람들이 소문을 내는 

바람에 다 퍼진거야,그니까 서로 올려고 하지...

내가 도와 줄게..마늘도 까고 김치도 버무리고,,

콩나물도 다듬고,,,누가 뭐라해도

우리 와이프 한국요리가 최고이고 

이것이야말로 진짜 한국요리라는 걸 

모두에게 알리고도 싶어..,,]

점점 눈이 실실 감기길래

눈 뜨고 얘기하라고 했더니 갑자기 

ㅠㅠㅠ를 하면서

[ 부탁합니다, 미안합니다, 

파티 부탁합니다~]라며 

몇 번이고 부탁해요~를 외쳤다 

  결국 9월중에 파티를 하기로 하고

아내를 자랑할 게 그게 뿐이냐고 묻고

 싶었지만 깨달음은 이미 꿈나라에 빠져 있었다.

남편 기 살려주는 길로 생각하고 

9월에 또 홈파티를 열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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